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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주가급락, KCGI 자금 더 꼬였다 KTB 자금만기 3개월 '임시방편', 담보가치 하락…레버리지 축소위한 지분매각 가능성

서정은 기자/ 최필우 기자공개 2019-06-28 13:00:00

이 기사는 2019년 06월 26일 10: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 우호세력 델타항공이 등장하면서 한진칼 주가가 급락, 행동주의 헤지펀드 KCGI의 자금 스케줄이 더 꼬이게 됐다. 보유하고 있던 지분 가치가 하락하면서 평가 손실 가능성이 높아진데다 담보 가치 저하로 향후 만기가 도래하는 자금의 상환 압박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이 주식담보대출에 대한 대주 역할을 꺼려하고 있는데다 최근 PB센터를 통한 개인자금 모집도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버리지를 일으키기 위해 실행한 주식담보대출이 제때 연장되지 못하면 펀드 만기 이전에 보유한 한진칼 지분을 어떻게든 팔아야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진칼 주가는 최근 사흘 연속 하락세를 걸었다. 지난 21일과 24일 각각 15.1%, 9.33% 급락한데 이어 25일에도 2.4% 내렸다. 증권가에서는 한진칼의 경영권 분쟁 종료 가능성이 점쳐지자 주가 조정이 일어났다고 보고 있다.

한진칼 주가 하락으로 KCGI가 투자 손실 임계점에 다다랐다고 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KCGI가 한진칼 지분을 처음 사들였던 지난해 11월 경 주당 평균 매입단가는 2만5000원 수준이었다. 이후에도 추가로 지분을 매입, 지분율을 16%까지 끌어 올리면서 평균 매입단가가 3만원대로 올라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주가가 3만원 안팎임을 고려하면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 분기점을 넘나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때문에 극단적인 상황이 오게 되면 반대매매 상황까지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다만 KCGI와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맺은 증권사들은 대출 시점에 비해 한진칼의 주가 하락 폭이 크지 않고, 담보비율이 높다는 점을 근거로 반대매매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이슈가 되면서 변동성이 커진 주식이어서 담보비율이 200% 수준으로 상당히 높을 가능성이 있다.

평가손실은 둘째 치고 주담대 상환 압박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KCGI는 이달 미래에셋대우와 맺은 주식담보대출 계약이 만료되자 KTB투자증권과 3개월 계약을 맺으며 이를 해결했다. 임시방편을 통해 한 단계 고비를 넘겼지만, 추후 만기가 돌아오는 자금에 대한 스케줄은 현재로서 막막한 상황이 됐다. KCGI가 KTB투자증권과 계약을 맺기 전 여러 증권사에 대출을 요청했으나, 상당수 증권사들이 한진그룹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거절한 건 널리 알려진 얘기다. 여기에 델타항공의 등장으로 KCGI와 한진그룹간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종결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면서 증권사들이 대주로 나설 가능성은 더욱 적어졌다.

오는 3~4분기에도 주식담보계약 만료가 줄줄이 예정돼있다. KCGI는 이달에 이어 내달 22일에도 미래에셋대우에 한진칼 주식 75만1880주를 담보로 받은 대출 200억원을 상환해야한다. 미래에셋대우가 이미 한 차례 주식담보대출 연장을 거부한 것을 고려했을 때, 이번에도 상환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임시방편으로 모은 자금인 KTB투자증권 주식담보대출도 머지 않아 만기가 도래한다. 이달 미래에셋대우가 자금 상환을 요구하자 KCGI가 KTB투자증권으로부터 일으킨 주식담보대출의 만기가 3개월로 짧기 때문이다. 오는 9월 9일이 KTB투자증권과 맺은 3개월 담보대출 계약 만기다.

KTB투자증권은 IB사업 대부분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구성되는 등 한진그룹 비즈니스와 큰 연관이 없어 대출 결정을 내렸다. KTB투자증권은 당시 리스크심의위원회를 소집해 대출 결정을 내리고, 금리를 미래에셋대우와 맺었던 수준으로 확정했다.

그 사이 델타항공의 등장으로 KTB투자증권도 난처해진 상황이 됐다. 한진칼을 둘러싸고 기류가 바뀐 탓에 KTB투자증권이 오는 9월 추가 연장에 동의할지 벌써부터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KTB투자증권 내부에서는 KCGI의 백기사로 거론되는 것에 대한 부담섞인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이밖에 오는 11월 18일 만기가 돌아오는 100억원 규모의 KB증권 주식담보대출 역시 만기 연장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나마 KTB투자증권과 비슷한 시기 진행됐던 더케이저축은행과의 계약기간은 내년 6월까지로 여유가 있는 편이다.

개인 자산가들을 통해 자금조달을 시도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델타항공의 등장이 더욱 더 찬물을 끼얹는 형국이다. KCGI는 대형 PB센터 프라이빗뱅커(PB)와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자금 모집을 도모하고 있지만 녹록치 않은 상황으로 알려졌다. 행동주의 전략에 대한 설명회를 주최하고 자금 모집을 추진했으나 유의미한 금액을 모으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행동주의 전략에 대한 관심이 투자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후문이다.

증권사 PB는 "애초에 강성부펀드 가입 의사를 보인 고객이 많지 않았던 데다 불확실성이 커 추가로 자금이 모이지 않았을 것"이라며 "주식담보대출에 대한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개인투자자는 한진칼 투자를 더욱 꺼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담보대출 상환 압박과 더불어 추가 자금 모집에 실패할 경우 KCGI의 지분 매각이 현실화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지분담보대출을 받은 것은 레버리지를 일으켜 지분율을 더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자금이 모자랄 경우 일으킨 레버리지를 축소 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이달 KCGI가 주식담보대출 계약에 제2금융권까지 동원했다는 점에서 조달 여력이 한계치까지 왔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지분 매각이 가시권에 왔다는 분석도 있다.

KCGI가 지분 매각을 도모하더라도 현실적인 문제는 남아있다. KCGI의 경우 대규모 정리를 위해 블록딜을 선택해야하는데, 주가 하락이 점쳐지는 상황에서 이를 받아줄 투자자를 찾기 쉽지 않다. 주식담보대출로 레버리지 효과를 노렸던 KCGI로서는 난처할 수 밖에 없다. 더 살 수 있는 실탄이 부족한 동시에 철수를 위한 탈출전략도 쉽지 않은 셈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 매입에 가세하면서 KCGI 입장에서는 코너에 몰린 상황"이라며 "주담대 상환 문제가 꼬일 경우 KCGI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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