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실패' BAT코리아, 제조법인 수출 확대 '승부수' BATK제조, 신공장 증설 후 아시아 생산기지 '재탄생'…BATK 실적 부진 메워
사천(경남)=전효점 기자공개 2019-07-01 11:50:18
이 기사는 2019년 06월 27일 13: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AT(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그룹이 한국에서 일반 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양쪽에서 입지가 축소되면서 사면초가에 빠졌다. 한국BAT는 판매법인(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코리아㈜, 이하 BATK)의 부진한 실적을 제조법인(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코리아제조㈜, 이하 BATK제조)을 통한 수출 증대로 만회하고자 애쓰고 있다.BATK와 BATK제조는 BAT그룹에 속한 두 한국 법인이지만 지분관계는 없다. BATK는 Brown & Williamson Holdings가 지분 100%를, BATK제조는 BAT Investment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양사는 직상위 지배회사가 다르지만 매튜 주에리 BATK대표가 BATK제조 대표직을 겸임하는 등 의사결정 구조가 통일돼 있다.
BATK는 국내 시장에서 일반 담배 및 궐련형 전자담배를 판매하는 유통법인이다. BATK제조는 경남 사천에 공장을 둔 제조법인으로, 생산량의 75%를 해외로 수출해 매출을 거두고 있다. 나머지 생산량 25%는 계열사 RFE B.V. KBO를 통해 국내로 재수입, 판매법인 BATK를 통해 내수 소비된다.
◇BAT코리아, 국내서 수년째 역성장…일반담배 소비 축소·전자담배 시장 선점 실패
최근 수년간 BATK와 BATK제조는 엇갈린 실적을 보이고 있다. 외형성장세를 보면 5년 전만 해도 BATK 매출은 BATK제조 매출의 2배에 이르렀지만 2017년 매출을 역전당한 후 작년에는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다.
BATK 매출은 2014년까지 4000억원대에서 버텼지만 결국 무너져 지난해 3682억원으로 축소됐다. 사실상 역대 최저치다.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판매법인의 부진은 기존 일반담배 시장에서 입지를 잃는 동시에 전자담배 신시장에서도 KT&G나 필립모리스에 밀려 시장 선점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내수실적 부진은 올해 들어서도 지속되는 모양새다. 1분기 말 기준 국내 전자담배 시장에서 BATK '글로'의 점유율은 5% 수준에 머물렀다. 전년 동기 7~8%에 비해서도 입지가 축소됐다. 설상가상으로 업계는 글로가 액상형 전자담배 '쥴'에게도 연내 점유율을 따라잡힐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적이 악화되면서 재무 건전성을 무너지고 있다. 자산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부채 총계는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경우 1278%에 이른다. 재고자산 규모도 증가하고 있다. 2016년 5억원이었던 재고자산은 2017년 20억원, 지난해 50억원으로 증가했다. 판매를 위해 매입했지만 팔리지 못한 담배가 쌓이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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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T코리아제조, 2000억 투자 2·3공장 증설
판매법인과 대조적으로 BATK제조 실적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매출은 2014년 2554억원에서 지난해 4934억원으로 5년 만에 2배 가까이 외형을 불렸다. 영업이익률은 평균 9%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BATK제조 생산량은 연간 340억 개비로, BAT그룹 전체 생산량 7000억 개비의 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BAT그룹이 전세계에 보유한 55개 생산공장 가운데 7번째로 생산 볼륨이 크다.
BATK제조 매출의 대부분은 해외 시장에서 발생한다. 사천공장에서 생산되는 담배의 75%는 일본을 비롯해 대만, 싱가포르 등 15개 국가로 수출된다. 특히 일본에서 소비되는 담배의 90%가 사천공장에서 생산될 정도로 아시아 생산기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생산물량의 나머지 25%는 국내에서 소비된다.
국내 소비는 줄어들고 있지만 해외용 제품 생산량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수출 물량을 감당하기 위해 BATK제조는 2016년과 2017년 약 200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해 기존 공장부지 옆에 제2공장과 제3공장을 증설했다.
수출 물량 증가분의 상당 부분은 일본향 전자담배 스틱 '네오'가 차지하고 있다. 2017년 신공장 증설 후 당해 1억4000만갑, 지난해 3억10000만갑의 네오스틱이 사천공장에서 생산됐다. 생산 물량은 일본, 우크라이나, 말레이시아, 한국 시장에서 소비된다. 전세계 1위 규모 일본 전자담배 시장에서 소비되는 네오스틱 물량의 95%를 BATK제조가 담당하고 있다.
BAT코리아 관계자는 "양 법인은 지분관계는 없지만 같은 BAT코리아로 봐야한다"며 "국내 판매량은 줄어들고 있지만 제조 법인이 성장하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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