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SCM 점검]방산업체 한화디펜스 공급망 살펴보니보안상 원재료 출처 비공개…방탄강, 포스코 의존 수급
김성진 기자공개 2019-07-24 08:35:12
[편집자주]
우리 경제가 일본의 일부 품목 무역 제한 조치로 갑작스러운 비상 상황에 들어가게 됐다. 정부와 삼성전자는 물론 아직 일본의 수출규제 범위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대기업마저도 파장 확산에 촉각을 세운다. 정치적 갈등이 이유가 됐지만 대외의존형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 경제구조의 취약함도 근본 원인으로 거론된다. 수십 년간 누적돼온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더벨이 부품·소재·장비 산업 대외의존도가 높은 업종·기업을 꼽아 공급망관리(SCM) 현황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23일 14: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디펜스는 한화그룹 방산계열사 중 화력무기를 주로 만드는 업체다. 자주포, 장갑차, 대공화기를 생산해 판매한다. 특히 K9자주포의 경우 해외 다양한 나라에 수출될 만큼 해외 시장에서도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다.화력무기를 만드는 데는 부품을 포함해 다양한 원재료가 활용된다. 한화디펜스는 자주포의 포신, 장갑차의 기관총, 엔진, 변속기 등을 다른 업체로부터 사들여와 조립하고 전산시스템 등을 적용해 판매한다.
그러나 한화디펜스가 사업보고서를 통해 공개하는 원재료와 매입처에 대한 정보는 상당히 제한적이다. 방산업체들은 주로 정부 당국의 주문을 받아 상품을 제작하기 때문에 제품에 대한 정보가 국가 군사정보와 직결되는 탓이다. 이에 따라 국내 방산업체들은 원재료 및 원재료 수급처를 밝히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주요 매출처 또한 비공개를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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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디펜스가 공개하는 원재료는 철강 제품인 방탄강이 유일하다. 방탄강은 말 그대로 방탄과 방호가 가능한 고장력강이다. 후판 제품의 일종으로 장갑차·전차·자주포 장비의 외측판 및 군함에 주로 사용된다. 방탄강은 전장에서 사용되는 제품이라 방폭, 방진, 방음 기능이 중요시된다.
국내서는 포스코가 유일하게 방탄강을 생산·판매한다. 방탄강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데다,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탓에 포스코가 자연스레 독점 공급자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방탄강이 속하는 후판을 제작하는 업체가 국내서는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에 불과하다. 또 쇳물 단계부터 성분을 조절해 후판을 제작하는 업체는 포스코와 현대제철뿐이다. 동국제강은 포스코 및 다른 해외업체로부터 반제품을 받아와 압연해 후판을 생산한다. 후판은 일반적으로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강판을 일컫는다.
한화디펜스 입장에서는 해외 업체 중에서도 방탄강 제작업체를 찾기가 쉽지 않다. 해외 철강사 중에서는 유럽 철강사인 아르셀로미탈, 티센크루프 등이 방탄강을 제작하지만 국내 시장에 방탄강을 만들어 납품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방탄강 시장 규모가 작고 정부 당국의 까다로운 기준에 맞춰 제품을 생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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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나 선박 및 건축에 들어가는 철강과 비교하면 국내 방탄강 시장은 큰 규모가 아니다"며 "해외 철강사들이 방탄강을 만들어 국내 납품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한화디펜스가 매입하는 방탄강의 ㎏당 가격은 지난 3년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2016년 4065원이었던 방탄강 가격은 2017년 4151원으로 2.1% 증가했고, 2018년에는 4238원으로 한 차례 더 2.1% 늘었다. 방탄강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원재료인 철광석과 니켈의 가격이 지난 몇 년 간 꾸준히 상승한 탓이다.
한화디펜스 관계자는 "K9자주포와 장갑차에 사용되는 원재료인 방탄강은 모두 포스코로부터 공급받고 있다"며 "포스코 제품 품질이 타사와 비교해 뛰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취급하는 절대적인 양이 아주 많지는 않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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