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손보, ‘지방 거점 손보사' 약점 극복 고심 [보험경영분석] 화재·정책보험 손해율 대중없어 관리 난항…혁신금융서비스 호평 긍정적
최은수 기자공개 2019-08-02 13:41:00
이 기사는 2019년 07월 31일 08: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방 거점 손해보험사 역할을 담당하는 농협손해보험이 올들어 수익성 개선을 위해 주력했다. 다만 올초부터 연이어 대형 화재 사고가 발생하면서 손해율이 치솟아 고민의 골은 깊다. 상반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70% 가량 감소한 것도 이 영향이 크다. 농협손보는 소형 손보사임에도 화재보험과 정책성 보험 점유율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농협손보는 손해율을 빌미로 지역 사회안전망 구축 역할을 포기하는 대신 2분기 수익성 개선과 다각화를 위한 자구책 마련에 힘썼다. 농협손보는 2분기 화재보험과 장기인보험 인수기준(언더라이팅)을 강화해 경쟁보다 계약건전성 제고를 택했다. 혁신금융서비스로 선정돼 6월 중순 판매에 돌입한 온-오프 여행자보험은 출시 한 달여 만에 2만 건 가까운 판매고를 올리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31일 농협금융지주 실적발표에 따르면 NH농협손해보험의 상반기 당기순익은 59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205억원) 대비 71% 줄었다. 지난 4월 강원도 고성 및 강릉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이 인접 지역으로까지 번지면서 화재보험금 지급 이슈가 발생한 여파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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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까지 강원도 고성 및 강릉 산불과 관련 접수된 보험금 청구 건수는 459건이다. 농협손보는 직전 3년 간 원수보험료 기준 화재보험 점유율은 약 24%로 업계 중 가장 높다. 올해 강릉 산불 사태와 관련해 농협손보에 접수된 보험사고 또한 140건 이상으로 손보업계 가운데 가장 많았다.
농협손보는 올 1분기엔 정책성보험인 가축재해보험에서 대규모 보험금 지급요인이 발생하기도 했다. 농협손보는 시판하는 정책성보험의 97%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씨돼지를 100여두 이상 사육해 정책성보험에 가입했던 기업형 축사 등에서 소방당국 추산 100억원대에 달하는 화재사고가 발생한 탓이다. 농협손보가 지방 거점 손보사의 역할과 사회안전망 구축에 힘쓴 것과는 별개로 수익 악화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농협손보 관계자는 이와 관련 "화재보험을 비롯해 정책성보험을 많이 다루는데 최근 화재와 관련한 보험금 지급 규모가 증가함에 따라 2분기 일시적 이익 감소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농협손보는 잇단 화재 피해로 수익성이 감소함에 따라 2분기 관련 대책 마련하기 위해 분주했다. 농협손보는 2분기 장기보험의 언더라이팅 변화를 시도했다. 먼저 화재보험에서 손해율을 높이는 업종은 신규 가입을 포함해 갱신·변경 등을 제한했다. 이어 장기 인보험인 NH계속지켜주는 암보험의 계약전 알릴의무사항을 강화해 표준 및 우량 가입자들의 비중을 높였다.
장기보험은 손보사들이 규모를 가릴 것 없이 사업비 지출을 늘리며 출혈경쟁을 벌이는 영역이다. 농협손보의 언더라이팅 지침 변경은 수익성 감소에 대비하기 위해 이같은 경쟁가도를 지양하고 내실경영을 위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농협손보는 상반기 말 선보인 온-오프 여행자보험이 출시 1개월 만에 2만 건에 가까운 판매고를 올리면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그간 보험소비자가 보험상품에 가입하려면 보험업법 규정 탓에 같은 보험에 다시 가입할 때도 매번 상품을 안내받고, 전자서명을 해야 했다. 온-오프 여행자보험은 농협손보가 금융위원회로부터 이같은 규제에 대한 특례를 적용받아 업계 최초로 선보인 혁신금융서비스의 일환이다.
지난 6월 12일 출시한 온-오프 여행자보험은 출시와 함께 시장의 호평을 받았다. 7월 28일까지 총 1만7400여건 이상이 판매됐다. 여행자보험은 비록 소액보험으로 분류되지만 농협손보의 규모와 여행자보험 점유율을 감안하면 2만건에 육박하는 판매고는 괄목할 만한 성과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농협손보의 특성상 타 손보사들이 커버하기 어려운 지방 및 거점까지 영업력이 미친다"며 "정책성보험을 주로 다루면서 지방 거점의 사회안전망 역할을 수행하다보니 수익에 큰 낙폭이 있을 수 있는 점을 감안해 혁신사업과 인슈어테크로 수익다각화를 위해 주력하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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