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실적 합격점…차입부담 해소 '아직' [Earnings & Credit]2Q 실적 선방, 수익지표 등급상향 수준…자산매각 한계
양정우 기자공개 2019-08-05 14:09:57
이 기사는 2019년 08월 01일 18: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삼성SDI(AA0, 안정적)가 올해 2분기 준수한 실적을 거뒀다. 수익성 지표가 등급상향 요건을 충족한 만큼 일단 실적은 합격점을 받았다는 평가다. 다만 공격적인 전기차 전지 투자로 차입 부담이 가중되는 것은 크레딧 리스크로 남아있다.삼성SDI가 신용등급을 올리려면 차입 확대 기조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외부 조달이 아닌 내부 현금 창출로 자본적지출(CAPEX)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대대적 투자를 벌인 전지 사업에서 하루빨리 성과를 거둬 현금흐름을 뒷받침해야 하는 셈이다.
◇2분기 실적 준수, 신용도 개선 여력…중대형전지 악재, 타 사업 '선방'
삼성SDI는 올해 2분기 매출액 2조4045억원, 영업이익 157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7.0%, 영업이익은 2.9% 증가했다. 지난해 실적이 연간 최대 규모였던 것을 감안하면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는 평가다.
올 들어 'ESS(에너지저장장치) 화재'로 국내 중대형 전지 판매에 차질을 빚었지만 소형전지와 전자재료 사업에서 실적을 만회하는 데 성공했다. 소형전지와 전자재료 사업부는 전방 산업 악화에도 견조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폴리머(스마트폰용)는 삼성전자 중저가 스마트폰에 공급 물량을 늘렸고 원통형의 경우 고출력 제품이 수익에 한몫을 했다. 편광필름도 대형 LCD TV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삼성SDI는 과거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로 최악의 부진을 겪은 뒤 자체 신용도에 걸맞는 실적을 서서히 회복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에비타(EBITDA)마진은 15.2% 수준으로 추산된다. 수익성 지표로서 등급상향 트리거(EBITDA/매출액 15% 이상)를 충족하는 수준이다. 물론 상당 기간 이런 수익성이 유지돼야 조정 압박이 가해지겠지만 일단 EBITDA마진 15% 수준의 실적은 등급 상향의 가능성을 드러내고 있다.
|
◇수년 째 공격적 투자, 전기차 전지 초점…현금흐름 추가 창출 '필요'
문제는 삼성SDI의 공격적인 투자 행보다. 벌써 수년 째 연간 CAPEX가 EBITDA 규모를 초과하면서 차입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재무안정성 자체(지난해 말 부채비율 58.3%)는 우수한 수준이 유지되고 있지만 순차입금이 증가하는 속도가 매섭다.
지난 2016년 마이너스(-) 9370억원이었던 순차입금이 지난해 말 1조6419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순차입금 규모는 2조1852억원으로 더욱 늘어났다. 2분기 말 기준 순차입금도 2조1500억원 안팎이 유지되고 있다. 현재 삼성SDI의 안정성 지표는 등급상향 요건(순차입금 마이너스)과 거리감이 상당하다. 오히려 등급하향 요건(순차입금/EBITDA 2.5배 초과)에 근접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등급을 높이려면 무엇보다 차입금 감축이 최우선 과제다.
잉여현금흐름(FCF)도 지난 2016년부터 마이너스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 지난해 마이너스 2조원 가까이로 적자의 폭이 확대됐다. 역시 외부 조달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 수밖에 없는 수준이다. FCF는 영업활동현금흐름(OCF)에 CAPEX를 차감한 뒤 운전자본 부담과 배당금 지급까지 감안한 지표다.
이 때문에 삼성SDI는 최근 보유 유가증권을 매각해 유동성을 한차례 확충했다. 지난달 말 롯데첨단소재 주식 100만주를 매각하면서 2795억원을 확보했다. 유동성 여력에 보탬이 됐지만 2조원이 넘는 순차입금을 감안할 때 신용도에 영향을 주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간 삼성SDI는 전기차 전지 생산과 소형전지, 전자재료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왔다. 앞으로 차입 부담을 낮추려면 투자 속도를 조절하거나 현금흐름이 추가로 확대돼야 한다. 하지만 삼성SDI의 투자 계획을 살펴보면 당분간 자금 투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투자가 단행된 사업에서 하루빨리 가시적 성과가 나오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가 집행된 전기차 전지 사업이 내년부터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부터 적자의 폭이 대폭 줄어든 뒤 이르면 4분기부터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전망"이라고 긍정적 코멘트를 내놨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양정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 MNC솔루션 고속성장, 'K-방산' 피어그룹 압도
- [IPO 모니터]'자진 철회' 에이스엔지니어링, 상장 행선지 바꾸나
- [IB 풍향계]위기설 '해프닝' 롯데, 조달 전선 영향은
- [IB 풍향계]발해인프라 IPO 속행...KB증권 해외 세일즈 파워 '입증'
- [IPO 모니터]'위성 스타트업' 텔레픽스, '미래에셋'으로 주관사 교체
- [토스 IPO]'미국행' 본격 시동, 외국계 주관사 선정 착수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한국증권, 지분매각 잭팟…증권사 잔치 속 진짜 승자
- 미래에셋 전문경영인 1.0 시대, 조직개편 키워드 '성과 중심'
- [IB 풍향계]미래에셋 달라진 접근법…뎁은 'no' 에쿼티는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