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제약바이오 시총분석]잇따른 임상3상 실패…신약업체 몸값 지각변동신라젠·HLB 등 순위 하락…헬릭스미스·메지온 등 선방 평가
민경문 기자공개 2019-08-09 08:18:49
[편집자주]
시가총액이 반드시 기업가치를 대변하는 건 아니다. 신약개발에 도전하는 바이오업체일수록 더욱 그렇다. 하지만 시가총액은 제약바이오산업의 상황을 보여주는 좋은 잣대가 되기도 한다. 임상 결과나 기술이전(라이선스아웃) 등이 빠르게 반영되고 시장 상황도 고스란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코스닥에 상장된 상위 20개 제약바이오 회사의 시가총액 추이를 통해 제약바이오 산업의 이슈와 자본시장의 흐름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8월 08일 14: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본 수출 규제와 미국과 중국간의 환율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코스닥에 상장된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몸값도 요동치고 있다. 특히 에이치엘비, 신라젠 등의 임상 결과가 시장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서 신약업체 전반에 불똥이 튀는 분위기다. 헬릭스미스와 메지온 등 여타 임상 3상업체들의 결과 발표에도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더벨은 지난 6일 코스닥 시가총액 기준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의료기기 헬스케어 등 포함) 가운데 상위 20개 회사를 추렸다. 이를 두 달전 데이타(6월 3일 기준)와 비교한 결과 상당수 업체들의 시총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1위 업체인 셀트리온헬스케어만 해도 2조 2000억원 이상 몸값이 쪼그라들었다.
일본 수출 규제 등으로 일부 반도체 소재와 IT업체들의 기업가치가 부각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증시가 짓눌리는 상황에서 변동성이 큰 바이오업종이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받는 모습이다. 특히 에이치엘비, 신라젠 등의 임상 3상이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 못하면서 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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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엘비의 경우 지난 6월 27일 탑라인 발표가 직격탄이었다. 위암 치료제 '리보세라닙'의 1차 유효성 지표가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다. 전체생존기간(OS)은 기존에 허가받은 약물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시총은 1조원을 밑돌았고 순위 역시 두달 전 4위에서 7위까지 떨어졌다.
이달 초 발표된 신라젠의 무용성 평가 결과는 '엎친데 덮친 격'이었다. 간암 신약인 펙사벡은 아예 임상시험 중단을 권고받았다. 사실상 임상 3상을 종료하고 기술이전으로의 전략 선회 입장을 밝혔지만 투심을 되돌리기는 당분간 쉽지 않아 보인다. 바이오업계 'No.2'는 그렇게 'No. 5'로 추락했고 시총은 1/4 토막이 났다.
임상3상 '형님'들의 부진은 후발주자들의 몸값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두달전 시총이 1조 5000억원에 달했던 에이비엘바이오의 시총은 절반 가까이 줄면서 Top10을 지키지 못했다. 코미팜(10위→15위), 차바이오텍(13위→18위) 등도 순위 하락에 직면해야 했다. 앞서 Top20안에 들었던 에이치엘비생명과학과 유틸렉스의 경우 아예 20위 권 밖으로 이탈됐다.
임상 3상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헬릭스미스와 메지온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는 10월 당뇨병성 신경병증에 대한 유전자치료제의 탑라인 발표가 예상되는 헬릭스미스는 시총은 줄었지만 순위는 오히려 한계단 올라선 2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초 공개된 헬릭스미스에 대한 골드만삭스 리포트가 주가 지지에 한몫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지온은 6월 에이치엘비의 탑라인 발표 당시 하한가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다시 회복하며 시총과 순위 모두 소폭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선천성심장질환 치료후보물질인 ‘유데나필'의 임상 3상 결과를 오는 11월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제넥신은 9위에서 8위로 순위가 오르긴 했지만 타 바이오업체들의 몸값 하락에 따른 '어부지리' 효과로 풀이된다. 툴젠과의 합병을 위한 주주총회 안건이 통과되긴 했지만 주식매수청구권이라는 최종 허들이 관건이다. 제넥신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 금액이 1300억원을 넘을 경우 합병은 무산될 수 있다.
순위 상승 기업 중에는 건강기능식품 업체인 콜마비앤에이치(19위 → 13위), 뷰티 관련 전문 의료기기업체 클래시스(17위 → 11위) 등이 눈에 띈다. 임플란트 업체 디오와 동국제약, 혁신 신약업체 크리스탈 등은 Top20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메디톡스와 휴젤 등 보톡스·필러업체들의 투심은 상대적으로 굳건하게 유지되는 모습이다. 메디톡스의 경우 대웅제약과의 계속된 분쟁으로 시총이 9000억원 정도 떨어졌지만 순위는 오히려 5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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