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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의 위기와 각오 [thebell desk]

안영훈 산업3부 부장공개 2019-08-12 11:20:00

이 기사는 2019년 08월 09일 07: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상 첫 분기 적자 전망과 국제 신용평가사의 등급 하향 조정. 최근 연이은 악재에 대해 의외로 이마트 내부의 반응은 담담했다. 한 술 더 떠 이마트의 '침몰'은 이미 예상됐던 일이란 말까지 나온다.

온라인 유통이라는 거대 폭풍을 맞이하면서 스스로 침몰이라는 위기감 짙은 단어를 사용할 정도로 패닉에 빠진 것일까. 아니다. 1년 전부터 심심찮게 '침몰'이란 말을 써 온 이마트의 위기감은 다른 한편으로는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업계 1위사의 자신감의 발로로 보인다.

업종은 다르지만 이마트처럼 온라인 이라는 새로운 트랜드의 변화속에서 위기를 맞이했던 기업이 있다. 촌수로 따지면 6촌벌쯤 되는 국내 1위 손해보험 삼성화재가 바로 그곳이다.

삼성화재는 2002년까지만 해도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31%에 육박하는 넘사벽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2003년을 기점으로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은 조금씩 후퇴하기 시작했다.

당시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은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대로의 전환기가 시작되고 있었고, 오프라인 자동차보험 1위 삼성화재는 서서히 무너지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수많은 설계사 채널을 기반으로 1위 사업자의 자리를 지킨 삼성화재는 당장 온라인 자동차보험으로 전환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수많은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영업 중인 이마트가 온라인 유통 시대로의 전환기에 흔들리는 지금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삼성화재는 경쟁사들보다 한참 늦은 2009년에서야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에 뛰어들수 있었다. 1위 사업자의 저력은 무서웠다.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에 뛰어들자마자 두각을 나타내며 무섭게 시장을 휩쓸기 시작하더니 현재 점유율 30%를 돌파하며 또 다시 넘사벽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남들보다 늦었지만 오랜 준비끝에 삼성화재는 위기를 극복하고 변태( 變態)기를 거쳐 오프라인 강자에서 온·오프라인 자동차보험의 절대 강자로 다시 화려하게 비상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화재가 과거 그러했던 이마트는 수많은 오프라인 매장 영업을 당장 그만둘 수 없는 처지다. 하지만 온라인 유통 시대로의 준비는 그 누구보다 오래됐다. 온라인 유통이 일상화가 돼 버린 중국 유통 시장 현장 스터디에 정기적으로 나선지도 오래다.

결국 이마트가 말하는 '침몰'은 오프라인 유통을 빚댄 말이자 온라인 유통 강자로 다시 태어나기 위한 변태기를 준비하는 각오일 것이다. 올해 초 이마트는 SSG닷컴으로 온라인 유통에 본격적인 참여를 선언했다.

이마트의 변태기가 언제 끝날지는 아직은 모른다. 하지만 1위 사업자의 저력을 생각하면 변태가 끝난 이마트의 비상은 그 누구보다 화려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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