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8월 12일 07시3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건설사들이 한 해 동안 가장 긴장하는 시기가 7월 말이다. 국토교통부에서 시공능력평가(시평)를 발표하기 때문이다. 현재 시평이 국내 건설업계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순위표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제도가 시행되는 과정에서 미비한 부분은 없었는지, 살피지 못한 사각지대는 없었는지도 생각해볼 만한 문제다.시평을 보면 해외에서 거둔 성과가 잘 드러나지 않는 아쉬움이 있다. 시평 집계의 위탁·운영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른다. 국토부는 법에 근거해 대한건설협회, 대한전문건설협회,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대한시설물유지관리협회에 위탁·운영한다고 밝히고 있는데 해외건설협회는 포함되지 않는다.
그런데 건설업계에 따르면 해외 발주처에서도 국내 시평 자료를 참고한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자신들을 '제대로' 홍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가장 대표적인 건설사가 쌍용건설이다. 쌍용건설은 해외 수주에서는 국내 최상위권이다. 외화를 버는 데 앞장서고 있지만 국내 시평에서는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해외건설협회에서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공사실적을 집계는 하고 있지만, 시평과 같은 체계적인 차트(chart)를 만들지는 않았다. 이에 따라 해외건설협회의 자료만 가지고는 한눈에 볼 수 있게 설명하기가 애매한 측면이 있다.
국토부에서 미국의 건설 전문지 ENR에서 발표하는 'Top 250 International·Global Contractors'를 참고하면 어떨까 싶다. ENR은 매년 전년도 건설사들의 국내외 매출액에 근거해 250대 건설사를 선정해 발표한다. 그중 '인터내셔널(International)' 부문은 건설사의 해외 매출만을 집계해 순위를 내기 때문에 글로벌 건설시장에서의 위상을 보여준다.
ENR보다 더 나은 수준의 지표를 목표로 할 수도 있다. 국내 시평은 고도의 산식을 동원해 구한 것으로 세계 어디에 내놔도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동안의 노하우를 살려 해외건설에 관해서도 훨씬 선진적인 평가 체계를 마련하는 것도 불가능은 아니다.
현재 대형·중견을 가리지 않고 국내 건설사들은 주택시장에만 집중하고 있다. 최상위권 종합건설사들도 아파트를 짓는 데만 에너지를 쏟는 것은 국가적으로 기술과 고급인력의 낭비라는 평가도 나온다. 건설사들이 해외시장에 관심을 갖도록 하고, 도움을 주려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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