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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180조 투자 뒤로 미뤄지나 상반기 시설비용 10.7조 '3년내 최저'…업황 부진·일본 분쟁 여파

김장환 기자공개 2019-08-19 08:14:29

이 기사는 2019년 08월 16일 18:0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문 시설투자가 크게 위축된 양상이다. 올 상반기 해당 시설 투자 규모는 지난 3년새 최저 수준을 보였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등의 업황 부진 속에서 일본과 무역 마찰까지 불거져 불안한 경영 환경이 조성된 여파로 풀이된다. 특히 오는 2021년까지 18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삼성 측의 지난해 발표와는 '역주행'으로 가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16일 삼성전자의 2019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DP) 등에 투입한 시설투자비는 10조7114억원 가량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반도체 공장과 설비 등에 투입한 자금은 8조8246억원, 디스플레이에 쓴 자금은 8029억원 가량이다. 이외 기타 시설의 신설 및 증설, 보완 등 투자비로 1조839억원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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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인 2017년 상반기 투자비와 비교해보면 위축된 흐름이 확연히 보인다. 삼성전자는 2017년 상반기 22조4931억원에 달하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시설투자비를 집행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양쪽 사업 모두 올 상반기와 비교해보면 투자비가 엄청난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당시 반도체에 12조4816억원, 디스플레이에는 8조6394억원대 시설투자비를 집행했다. 나머지 1조3721억원은 기타 투자비다.

삼성전자가 2017년 상반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에 대규모 시설 투자비를 집행한 건 그만큼 당시 해당 분야의 실적 흐름과 향후 사업 전망이 밝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당시 D램 공정전환을 위한 투자와 V낸드 수요 증가 대응 목적으로 평택 1라인 증설에 나섰다. 플렉서블 OLED 패널 고객 수요 대응을 위한 목적으로 디스플레이 생산라인 증설 투자도 단행했다.

이에 따라 2017년 한 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시설투자 규모는 '역대 최대' 규모에 버금가는 수준을 기록했다. 그 해 반도체에는 27조3456억원, 디스플레이에는 13조5456억원 등 총 43조4170억원 규모 시설투자비를 집행했다. 전년도 총 투자비 25조4944억원 대비 70% 넘게 늘어난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시설투자를 2017년 어느 정도 마무리 짓고 지난해부터 투자비 조절에 나섰다. 하지만 올해는 그 규모가 과도한 수준으로 보인다는 해석도 있다. 2018년 상반기 관련 투자비 16조6478억원 대비 35.7% 넘게 줄어든 탓이다. 기존 시설의 일반적인 투자비보다는 많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지만 지난 몇 년 동안 삼성전자가 보여줬던 흐름에 견줘보면 크게 줄어든 상태다.

삼성전자의 올 상반기 투자비 축소가 특히 관심을 끄는 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 같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오는 2021년까지 향후 3년 동안 인공지능(AI)·5G·바이오·전장부품 등에 18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올해는 해당 투자가 본격 시작돼야 할 시점임에도, 관련 시설투자는 실질적으로 찾아볼 수 없는 상태다.

삼성전자의 올 상반기 시설투자 위축 이유는 간단하게 찾아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반도체 업황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크게 약화된 영향이다. 영업이익(2018년 약 44조원)의 80% 가량을 반도체로부터 벌어들이고 있던 상황에서 지난해 4분기 D램 등 가격이 예상보다도 더 부정적인 방향으로 흘렀다. D램 가격이 크게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자 미국과 중국 등 주요 IT 업체들은 서버 구축을 위한 메모리반도체 매입 시기를 조절하고 자체 재고자산을 활용해 사업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투자비 축소가 불가피했다.

문제는 올 하반기 경영 환경도 그리 우호적이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일본과 무역 마찰이 단기간에 끝날 이벤트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은 반도체 핵심 소재 포토레지스트(감광액),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을 개별수출허가 품목으로 삼은 데 이어 이달 28일부터는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우대국)에서 제외하는 법령 개정안을 발효하기로 했다.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반발해 한국이 1등을 점유하고 있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을 겨냥한 보복성 조치란 해석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삼성전자의 180조원 투자 계획도 이에 따라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투자비 중 25조원 가량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반도체 부문에 투입하기로 한 상황에서 반도체 업황이 과연 언제쯤 제자리로 다시 돌아갈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이 지나치게 커졌다. 그렇다고 반도체 외 분야로 투자금을 돌리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다. 삼성전자 측은 "투자와 관련된 계획은 말해줄 수 있는 부분이 없다"는 입장만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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