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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션, 제자리 걸음하는 '국내 매출' 국내 매출총이익 4년 전 수준 감소…수익성도 악화

김성진 기자공개 2019-08-21 10:22:40

이 기사는 2019년 08월 19일 17: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 광고 계열사 이노션의 올 상반기 국내 매출총이익이 지난 2015년 상장 당시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노션이 상장과 함께 해외 자회사 설립과 인수 등을 통해 해외 매출 비중을 꾸준히 늘려온 것과 대비된다. 계열사인 현대·기아자동차 부진과 맞물려 해외 시장에 집중한 데 따른 결과라는 평가다.

19일 이노션이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이노션은 올 상반기 해외서 1844억원의 매출총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6.8% 증가한 수준으로, 전체 매출총이익의 77%를 담당했다. 반면 국내서 올린 매출총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한 536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전체 매출총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9%에서 23%로 6% 포인트 떨어졌다. 광고업계에서 상장사의 경우 전체 매출액에서 용역비 등을 제외한 매출총이익이 외형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이노션은 지난 2005년 설립된 광고대행사로 과거 현대그룹의 광고기획을 위해 1982년 설립된 금강기획의 후신으로 볼 수 있다. 이노션은 설립 이후 현대차그룹의 안정적인 물량을 바탕으로 꾸준한 외형 성장을 이뤘으며, 설립 10주년을 맞은 지난 2015년 기업공개(IPO)를 통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상장 이후 이노션은 매해 성장을 거듭했다. 상장 첫 해 3177억원 수준이던 매출총이익은 3년 뒤인 2018년 4719억원으로 48.5%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29억원에서 1182억원으로 27.2% 늘어났다. 그러면서 부채비율은 50% 수준을 유지하고 순차입금은 줄곧 마이너스(-) 4000억~4800억원대를 기록해 재무건전성도 준수한 상태를 이어갔다.

이노션의 성장은 해외 자회사들이 이끌었다. 지난해 이노션이 해외서 벌어들인 매출총이익은 3315억원으로 2015년 1851억원과 비교해 79.1%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11억원에서 799억원으로 56.3% 늘었다. 특히 2017년 말 미국의 광고대행사 D&G(David&Goliath)를 인수한 것도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에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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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이노션 반기보고서

반면 국내 실적은 상장 이후 좀체 개선되지 않고 있다. 매출총이익은 2015년 1325억원에서 2018년 1404억원으로 3년 동안 6%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고, 영업이익은 418억원에서 382억원으로 오히려 8.6% 감소했다. 국내 경기 침체가 지속된 데다 계열사인 현대·기아차 부진에 따른 영향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올해 상반기로 기간을 좁혀보면 국내 실적 악화가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매출총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하는 동안, 영업이익은 159억원에서 36억원으로 77.4%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이노션이 올 상반기 올린 전체 영업이익 중 국내 비중도 6.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노션 관계자는 "지난해 러시아월드컵 역기저효과와 현대·기아차 신차가 하반기에 집중된 탓"이라고 말했다.

국내 광고시장은 지상파TV, 라디오, 신문, 잡지 등 이른바 4대매체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성장 가능성은 충분한 것으로 관측된다. 모바일과 인터넷 등 디지털광고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노션은 반기보고서에서 "올 상반기 국내 광고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9%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국내와 해외 실적 차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노션이 해외 시장 확장에 집중하는 탓이다. 이노션은 지난 7월 1836억원을 들여 호주 광고대행사 웰컴그룹(Wellcome Groupe Limited)을 인수키로 결정했다. 이는 D&G에 이은 두 번째 해외 광고대행사 인수다. 이노션은 이번 인수를 통해 전사 매출총이익 18% 영업이익 12% 증가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이노션에게 있어 국내 시장은 매출총이익 기준으로 미주 시장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이라며 "절대 소홀히 할 수 없는 시장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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