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위기론 허와 실]'첫 적자' 이마트, 시장 실망은 합리적인가①보유 부동산 가치만 '십수조'…수익성·투자여력, 대형마트 '최고'
전효점 기자공개 2019-08-26 07:00:00
[편집자주]
대형마트를 찾는 발길이 끊기고 이커머스 업체들이 우후죽순 부상하는 국내 유통업계의 지각 변동 속에서 할인점 업계 1위 이마트는 시장의 우려를 한몸에 받고 있다. 이마트는 오프라인의 DNA를 유지하면서 온라인 시대 요구 부합에 동시에 나서는 과도기를 겪고 있다. 더벨은 이마트가 보유한 자원과 경쟁력을 돌아보고, 이마트를 둘러싼 부정적 시선에 대해 재평가의 여지는 없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8월 22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마트에 대한 시장의 실망은 합리적일까. 이마트가 2분기를 기점으로 적자 전환하자 이마트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에는 실망감이 짙어졌다. 점포 기반 유통기업들의 수익성이 하락하고 이커머스 기업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질수록, 대형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는 쇠퇴 업종의 대표 주자로 낙인찍혀 투자자와 시장으로부터 외면을 받는 듯 했다.분기 적자 발표를 전후해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은 잇따라 이마트 신용 등급을 하향했다. 이마트 시총은 3조원 선까지 주저앉았다. 시총은 기업이 현재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가치를 의미한다. 불과 1년 전 주당 32만3500원을 기록했던 주가는 2분기 실적 발표 후 10만4500원까지 떨어지면서 3분의 1 토막 났다.
하지만 이마트는 여전히 많은 강점을 갖고 있는 기업이다. 적자결산 기조가 장기화된 동종업계에 비해서는 여전히 우량한 기업체질과 업계 1위로서 혁신에 가장 주도적인 면모를 보인다. 대규모 점포를 기반으로 사업을 하는 만큼 탄탄한 실물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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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부자'…점포 10곳만 매각해도 현 시총 1/3 조달
이마트는 산하에 20여곳 국내 자회사와 10여곳의 해외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사업지주회사다. 자회사들의 업종 면면도 편의점, 할인점과 같은 유통업을 비롯해 호텔업, 식품업, 건설업 등으로 다양하다. 할인점 본업과 신규 사업을 제외하고는 건실한 수익을 내고 있는 기존 사업이 많다.
이마트 별도 기준 재무상태표에 따르면 이마트 본사가 보유한 유형자산 장부가는 반기말 기준 8조8000억원으로 책정된다. 유형자산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전국 157개 할인점 점포와 6곳의 물류센터가 보유한 토지와 건물이다. 이 토지와 건물 중 80%는 이마트 본사가 소유하고 있다. 이마트 자가점포 비중은 50~60%선인 롯데마트나 홈플러스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다.
장부가 8조8000억원은 취득가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시세와 차이가 크다. 이마트가 1995년 이후 자산재평가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형자산의 현재 시장가치는 수배 이상 증가했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최근 이마트가 세일스앤리스백 형태로 유동화한 할인점 자가점포 10여곳의 매각가는 약 1조원, 2017년 말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순차 매각한 양평점·대구점·대전점 등 코스트코 3개점과 부평점, 울산 학성점의 총 매각가는 3000억원 규모다. 10개 점포 매각만으로도 시총의 3분의 1에 해당하는자금이 조달된 것이 확인된다.
이마트가 보유한 타법인지분증권도 이마트에게 상당한 배당수익을 안겨주면서 필요시 매각할 수 있는 자산이 되고 있다. 이마트는 올초 지분을 보유한 회사와 계열사 등으로부터 총 547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올해부터 배당을 시작한 자회사 스타벅스코리아로부터 200억원을 수령했다. 삼성생명보험으로부터 수령하고 있는 배당금 역시 연간 200억~300억원 수준이다.
특히 1조원 규모 삼성생명보험 지분은 이마트 유동성 위험이 지적될 때마다 매각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지적돼왔다. 이마트는 2011년 삼성생명보험 지분 5.9%에 해당하는 1만1763주를 주당 평균 12만원선, 총 1조4335억원에 취득한 이래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다. 1분기 말 기준 장부가액은 9892억원이다. 스타벅스코리아 지분도 매각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가진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50%의 가치는 1조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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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적자전환 원인은 '세금'…수익성·투자여력 여전히 업계 최고
이마트는 올해 2분기를 기점으로 적자 전환했다. 별도 기준 이마트 2분기 매출은 3조4531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역성장했다. 영업손실은 7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과거에 비해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지만 적자 전환까지 이른 결정적 요인은 연 1회 납입하는 보유세가 100억원 정도 증가한 탓이 컸다.
이마트 본사 사업 영역은 주업인 할인점, 트레이더스, 노브랜드 및 일렉트로마트 등 전문점 사업으로 나뉜다. 할인점 사업은 2분기 4.6% 역신장하면서 부진을 이어갔다. 반면 트레이더스와 노브랜드 사업은 빠른 속도로 출점을 확대하고 이익을 개선세를 이어가면서 이마트의 신규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보유세 부담이 없는 3분기 이마트의 분기 이익은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관건은 쇠퇴기에 접어든 할인점 사업의 이익 역성장 추세를 늦추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온라인 및 새로운 형태 오프라인 유통사업을 빠르게 성장시켜 회수기에 진입하느냐다. 특히 올해 3월 분사한 쓱닷컴의 톱라인 성장세를 빠르게 일으키는 것이 당면 과제다.
한 가지 희망적인 점은 온오프라인 유통업계의 경쟁이 격화된 가운데서도 이마트의 수익성은 여전히 업계 최고라는 점이다. 대형마트 업계에서 경쟁사 롯데마트는 적자를 지속한 지 오래이고 최대 정적으로 꼽히는 쿠팡도 조단위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분기 적자가 사상 처음일 만큼 건실하게 본업에서의 경쟁력을 이어온 편이다.
올해를 기점으로 신용등급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재무 건전성이나 자금 조달 여력은 동종업계 대비 우수한 편이다. 이마트 부채비율은 2분기 말 기준 78.6%로 작년 말 71.8%에서 다소 상승하기는 했지만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실물 자산은 이마트가 외부 투자나 차입에 의존하지 않고도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면서 혁신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 경쟁력이다. 실제로 이마트는 이번 10곳 점포 유동화를 통해 부채 비율을 7~8% 추가로 떨어뜨릴 계획이다.
이마트는 이같은 영업활동과 실물 자산을 기반으로 다양한 구조조정과 혁신을 감행하면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대형마트업계 한 관계자는 "이마트 자가점포의 전체 시장가치만 해도 십수조원이 넘을 것"이라며 "쿠팡의 이미지에 밀려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지만, 탄탄한 실물 자산을 기반으로 광범위한 투자를 집행하면서 혁신을 선도하고 있는 강력한 경쟁사"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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