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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힌 성장판' 한국경제 미래가 안보인다 [thebell desk]

김용관 금융부장공개 2019-09-16 13:36:08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1일 07: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 2015~2020년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2.5세로, 세계 평균인 72.3세보다 훨씬 높다. 2045년이면 세계에서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가 될 전망이다. 2067년에 이르면 전체 인구 중 절반정도(46.5%)가 노인인 '노인의 나라'가 될 것이라고 한다. 통계청이 최근 공개한 '세계와 한국의 인구 현황 및 전망'에서 이렇게 분석했다.

# 2018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98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1명 미만으로 떨어졌다. 전세계에서 최저 수준이다. 합계출산율은 가임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다. 인구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 합계출산율은 2.1명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은 1.68명이다.

# 1980년대 국민학교를 다녔던 40대들은 한반의 정원이 50~60명 정도였다고 기억한다. 심한 곳은 주간, 야간 2부제 수업을 한 곳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초등학교는 많으면 30명, 적은 반은 20명 남짓한 곳이 태반이다. 전교생이 1000명이 안되는 초등학교가 다수다. 학생들이 적어서 폐교하는 초등학교도 늘어나고 있다.

고3 수험생수의 변화도 눈에 띈다. 1990년 기사를 살펴보면 91학년도 대입 학력고사 수험생 수는 재수생 포함 95만1048명이었다. 지금은 50만명대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2018학년도 대입 응시자는 51만명, 2023년에는 39만명대로 줄어들 것으로 교육부는 보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잠재적인 성장 동력인 미래의 인재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뻔한 이야기지만 젊은 인구가 감소하면 국가는 활력과 역동성을 잃고 미래 성장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일부 연구소에서는 2025년 이후에는 잠재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것이란 우울한 전망도 내놓고 있다.

땅덩어리도 좁고, 천연자원도 없는 대한민국을 떠받치고 있는 자원은 사람 뿐이지만 저출산은 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다. 하지만 구조적으로 고착화되고 있는 저출산 문제를 우리 정부는 해결할 능력이 없어 보인다. 수조원을 출산 대책에 쏟아붓고 있지만 아이 키우는 고통이 더 큰 상황에서 어떠한 해결책도 보이지 않는다.

이 와중에 한달간 대한민국을 휩쓸고 지나간 '조국 태풍'은 한국에서 자식 키우기가 얼마나 힘든지를 낱낱히 까발렸다. 부모 잘만난게 행운이라면 행운이겠지만 그런 행운을 갖고 태어난 아이들이 얼마나 될까. 불평등한 교육 제도 속에서 자식을 키우느니 차라리 외국으로 보내겠다는 부모들도 많다고 한다.

매달 수백만원씩 학원비를 쏟아부어야 하는 교육환경에 지쳐서, 피를 말리는 경쟁이 일상화된 사회 분위기가 싫어서, 지긋지긋한 이념·세대·남녀 간 혐오 갈등이 견디기 힘들어, 우리나라를 떠나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미래를 책임질 인재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한국을 떠나면 우리나라의 성장 동력은 사라질 수 밖에 없다. 과감한 기술 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창의적인 젊은 인재들이 없다면 허구일 뿐이다. 인공지능(AI)도, 바이오도, 4차 산업 어떤 것도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동력이 될 수 없다.

어린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사라진 한국, 성장판이 굳어버린 한국 경제. 미래가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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