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일드펀드 폐지 눈앞, BBB급 인기도 시들 [Market Watch]한화건설 등 공모채 미매각…회사채 시장 양극화 우려
심아란 기자공개 2019-09-19 14:38:37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8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 BBB급 발행사의 수요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공모주 하이일드 펀드 제도의 폐지가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BBB급 채권의 투자 수요가 위축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하반기 들어 BBB급 공모채의 미매각 사례가 발생했다. BBB급 회사채의 절대금리 매력까지 떨어진 탓에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재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BBB급 채권 수요예측 부진
9월 BBB급 발행사 가운데 한화건설(등급 스플릿), 폴라리스쉬핑(BBB+, 안정적)이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완판에 실패했다.
지난 10일 한화건설은 800억원 회사채 모집에 520억원의 유효수요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3년물에서 수요가 부족했던 탓에 당초 500억원으로 계획했던 발행량을 450억원으로 줄였다. 조달 금리 역시 2년물과 3년물 모두 개별 민평에 20bp씩 더한 수준에서 정해졌다. 앞서 수요예측을 진행한 폴라리스쉬핑도 공모액(800억원)보다 적은 420억원어치 주문을 받았다.
채권 업계에서는 BBB급 회사채의 투자 수요 약화가 공모주 하이일드 펀드와 연관돼 있다고 진단한다. 공모주 하이일드 펀드는 전체 자산의 45%를 BBB+ 등급 이하의 채권으로 구성하는 상품이다. 이 경우 공모주 수요예측에서 10%의 물량을 우선 배정받을 수 있다.
최근 대내외 변수에 따라 국내 증시가 침체되면서 기업공개(IPO) 시장 열기가 주춤한 상태다. 게다가 하이일드 펀드의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은 2020년 12월 31일 폐지된다. 해당 펀드의 일몰까지 1년 3개월가량 남은 시점에서 비우량 채권에 대한 투자 유인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하이일드 펀드 자체가 많지 않고 상반기에 BBB급 발행량이 많았어서 한도도 찬 상황"이라며 "BBB급의 금리도 매력적이지 않아 수요가 줄어드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운용사 입장에서는 채권 매매차익으로 일정 수준의 기대 수익률을 달성해야 하므로 금리 매력이 없는 BBB급 투자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하이일드 펀드 폐지, 비우량채 입지 약화 우려
2014년 4월에 처음 출시됐던 하이일드 펀드는 비우량 회사채 발행 시장 확대에 일조해왔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2014년에 6986억원이던 BBB급 이하 회사채 발행량이 2015년에 8450억원으로 21% 가량 증가했다. 2016년에는 BBB급 이하 채권의 총 발행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그러다 2017년 말에 하이일드 펀드의 분리과세 혜택이 소멸되면서 BBB급 채권의 발행 물량은 6920억원으로 급감했다. 하이일드 펀드의 세제 혜택은 없어졌지만 공모주 10% 우선 배정 혜택은 남아있었다.
작년에 정부의 코스닥활성화 정책 등으로 공모주 발행 시장이 활기를 띄자 공모주 하이일드 펀드가 재조명 받았다. 현재 운용되고 있는 공모주 하이일드 펀드 41건 가운데 23건이 작년에 운용을 개시했다.
공모주 하이일드 펀드가 활성화 되면서 BBB급 회사채의 수요도 일정 부분 받쳐줬다. 지난해 BBB급 회사채 발행량은 1조64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몸집을 키웠다. 올해는 1월부터 9월 17일까지 BBB급 이하 채권 발행량이 2조1170억원을 나타내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하반기에 공모주 발행이 많지 않고, 절대금리도 낮아지면서 BBB급 채권의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라며 "공모주 하이일드 펀드 혜택이 사라질 경우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로 이어질지 지켜볼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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