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SNI, 상속·승계·M&A까지 '원스톱' [금융회사 VVIP 비즈니스 분석]②업계 최초 가업승계연구소 신설, 기업 매각후 자산처리까지 지원
서정은 기자공개 2019-10-07 14:21:06
[편집자주]
자산관리 시장 확대에 따라 초고액자산가를 잡기 위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사업 영역도 상품에서 법률, 가업승계, 자녀교육·혼사 등으로 확대된 지 오래다. 일부 거부(巨富)들은 직접 패밀리오피스를 설립하기도 한다. 금융회사들이 초고액자산가들, 일명 'VVIP' 고객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그 현황과 각사별 경쟁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9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증권 SNI가 올해 패밀리오피스 사업에서 가장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가업승계'다. SNI 고객 중에는 기업 오너 비중이 높다보니 상담을 하다보면 자연스레 승계 문제가 따라붙었다. 가업승계에 대한 필요성은 높아지는 반면 패밀리오피스를 지향한다는 금융사마저도 개인 세무상담, 대출 등 제한적인 부분을 해소해주는데 그쳤다.여러 고민 끝에 삼성증권은 지난 4월 SNI본부 내에 가업승계연구소를 설립했다. 일부 회사들이 승계를 지원해 줄 전문가를 보유하고 있지만, 전담 연구소를 만든 건 삼성증권이 처음이다. 그도 그럴것이 보통 자녀들은 부모와 다른 금융사를 활용해 자산관리 솔루션을 받기 원한다. 설령 조직을 갖췄다고 해도 대부분은 고객 기반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는 소리다.
삼성증권은 여러 고민 끝에 차별화된 여건을 갖췄다고 보고 결정을 내렸다. 부모와 자녀 세대가 함께 같은 지점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다가 SNI 대상이 되는 고객들의 가장 큰 고민도 상속이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회사에 30억원 이상 예치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정기컨설팅을 한 결과 증여·상속을 최대고민으로 꼽은 비중이 30%가 넘었다"며 "가업승계 컨설팅을 받은 고객 대부분이 추가상담을 요청하는 경우도 80%에 달해 컨설팅 프로그램을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가업승계연구소 내에는 가업승계, 자산관리 분야 전문가 외에 세무 및 부동산분석 전문인력 등이 소속돼있다. 자산가일수록 승계 방식이 천차만별인데다 큰 자산규모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따라올 수 있어서다. 이밖에 법인영업컨설팅팀, IB 부문, 법무팀, 교육 및 마케팅전문가 등이 태스크포스(TF)나 비상근 인력형태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력 구성이 다양한 만큼 가업승계연구소가 기획한 프로그램도 가업승계 전과정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가업승계 전반에 대한 컨설팅부터 후계자 양성, 상속과 증여, M&A 등 실제 거래가 실행되기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하는 것이 목표다. 국내에서 벤치마킹 대상이 없던 만큼 일본 노무라 자산승계연구소의 승계자를 위한 프로그램이나 일본, 홍콩, 싱가포르, 유럽 등 관련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는 금융사들을 주로 참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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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승계 과정을 보면 초기 컨설팅 보고서를 제공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이후 전문가와 함께 고객들의 상황을 분석하고, 외부기관과 협업해 가업승계플랜을 설계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승계플랜을 보면 자녀가 가업을 이어받을 경우(후계자 선정)와 그렇지 않을 경우(가업매각)를 두 갈래 삼고, 이에 맞춰 기업 승계 역량을 갖도록 지원하는 육성 프로그램을 병행하는 식이다.
가업을 이어받을 경우 가업승계 컨설팅이 진행되는데 세무·부동산·해외세무·연금 등 분야를 나눠 자산에 맞게 절세 방안을 검토한다. 이밖에 가업상속공제나 조세 특례 등 이슈를 검토해 대안을 마련하는 과정도 동반된다. 삼성증권은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세무·회계·법무법인 등 총 10곳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만일 부모의 가업을 자녀가 이어받지 않는다면 가업매각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고객들에게 엑시트(Exit) 전략을 제공하고, 매각자산을 어떻게 처분할지 등에 대한 계획이 안내된다. 매각하려는 기업이 적정한 가격에 매각될 수 있도록 고객 풀을 활용해 M&A 매수자를 직접 찾아주기도 한다.
매수자와 매각자가 모두 삼성증권 고객이기 때문에 기업가치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이 이뤄지고, 매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미스러운 일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해당 기업의 특성에 따라 사내 IB 관련 부서나 회계법인 등이 파트너로 제반 업무도 지원해준다.
육성프로그램은 경영 노하우를 배우고, 경영인 네트워크를 확보할 수 있는데 초점이 맞춰져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중소기업진흥공단, 한국세무학회 등과 협력해 고객별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승계자를 대상으로 하는 NEXT CEO포럼이나 승계실무자에게 제공하는 CEO포럼 외에도 피승계자를 위한 아너스(Honors) 포럼을 계획 중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가업승계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동산 매각, 기업분할 및 합병, 패밀리오피스 설립 등으로 서비스 범위를 넓혀갈 예정"이라며 "전국에 있는 30억원 이상 고객으로 SNI 범위를 확장한만큼 많은 고객들이 가업승계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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