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9월 25일 08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기업 계열 회사채 이슈어(Issuer)들은 조달 파트너로 십중팔구 대형 IB를 선호한다. 통상 주관 레코드가 풍부하고 기관 세일즈 역량이 확연히 다를 것이란 심리에 기인한다. 부진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발행사 실무진 입장에서는 '대형' 증권사와 했지만 역부족이었다는 일종의 면피가 가능하다. 기업 문화가 보수적일수록 더한 게 현실이다.최근 중소형 IB를 파격적으로 합류시킨 롯데칠성의 결단이 인상적인 것은 이런 내부 관행을 깼기 때문이다. KB증권이야 업계 최상위 하우스인 만큼 놀랄 일은 아니다. 딱히 이상할 게 없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키움증권을 선택한 점은 이변에 가까웠다. 대형사도 아니고 리그테이블 순위로는 다섯 손가락에 들어본 적 없는 낮은 인지도의 하우스였다.
사실 AA급 우량 신용도를 보유한 롯데칠성은 초대형 IB들을 중심으로 치열한 딜 경쟁이 벌어진다. 그간 파트너 역시 모두 초대형 IB였다. 이번에 금기로 여긴 벽을 스스로 깬 셈이다. 롯데칠성의 결단은 스킨십 강화에 공을 들인 IB에 대한 배려 그 이상이다. 파트너 풀(pool) 확대와 경쟁을 통해 조달 경쟁력을 더욱 높이겠다는 복안이 깔렸다.
IB업계 내 불편한 진실 중 하나는 하우스 규모에 따른 주관 역량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이다. 발행사 펀더멘털이나 시장 기류가 더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회사채 시장은 투자자 수가 제한적이다. 하우스 대부분이 회사채 투자 기관과 유대감을 갖고 있다. 롯데칠성 입장에선 기존 틀을 깨고 '특별한' 자극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지점이다.
물론 롯데칠성의 행보는 오랜 역사에 기반해 지주사로부터 일정 부분 독립적 구조였기에 가능했다. 롯데그룹 혹은 계열사와 각종 이해관계로 연결된 대형 IB들을 고려하면 독자적 결단이 아니고는 어려웠다. 동시에 롯데칠성은 A급 딜에서의 조단위 자금 확보, 여건이 안좋은 비우량 이슈어 조달 등에서의 키움증권 역량을 보며 전략적 확신을 가졌다.
롯데칠성이 KB증권과 함께 키움증권을 새로 포섭한 것은 신의 한수가 될 수 있다. 이번 딜에서 제외된 IB들이 향후 더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그림은 수순이다. 당장의 공모만이 아니라 향후 조달에서도 유효한 전략이다. 롯데칠성은 지난 24일 오후 끝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2012년 이래 자체 기준 가장 많은 기관 청약자금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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