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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3.0] "런던은 KB금융그룹 '글로벌 IB' 전초기지"[thebell interview] 전채옥 KB국민은행 런던지점장

런던(영국)=이장준 기자/ 원충희 기자공개 2019-10-10 10:3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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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해외진출은 단순한 본점지원 성격의 1.0과 현지화에 집중하는 2.0 단계를 거쳐 3.0 시대에 접어들었다. 금융회사들은 이머징마켓과 선진시장으로 투트랙을 전개하며 신남방과 IB영토 확장에 매진하는 중이다.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는 글로벌 금융한류.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직접 영국 런던, 미국 뉴욕,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둘러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0월 04일 11: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미아(EMEA,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 채널이 그룹 전체에서 런던 밖에 없다 보니 증권 및 자산운용 계열사와 유기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전채옥 KB국민은행 런던지점장(사진)은 런던지점을 단순 해외점포가 아닌 그룹의 글로벌 투자은행(IB) 거점이라고 설명했다. KB금융그룹 차원에서도 공조를 강화해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다. 전 지점장은 "KB가 '원펌'을 강조하는 만큼 계열사와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며 "자산운용사가 주선하면 보험사에서 투자자를 유치하고, 은행에서 부족한 티켓을 채우는 등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월 런던 땅을 밟았다. 통상 해외발령을 받으면 2~3개월 가량 준비할 시간이 주어지지만, 그는 런던법인장에 선임되자마자 짐을 싸서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했다. 전 지점장에겐 두 가지 주요 미션이 떨어졌는데 하나는 하나는 지점 전환, 다른 하나가 자산 확대였다. 그는 "법인을 지점으로 전환하고 후속작업을 할 게 많다보니 속도를 내서 진행할 필요가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전채옥 국민은행 런던지점장

사실 그의 백그라운드는 글로벌사업보다 투자은행(IB)이다. 국민은행 투자금융부 설립 멤버로, 2000년부터 약 18년간 IB분야에 몸을 담았다가 글로벌사업본부로 이동했다. 미국 발전소를 비롯해 강릉석탄발전소 프로젝트파이낸스(PF) 주선, 동두천 LNG 복합 화력발전소 PF 주선 등 국내 손꼽히는 주요 딜이 전 지점장의 손을 거쳤다. KB금융그룹은 물론 국내 PF업계에서도 인프라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그런 그를 런던지점장으로 낙점한 국민은행의 전략은 명확하다. 런던의 글로벌 IB사업 거점으로 삼겠다는 의미다. 실제 전 지점장을 필두로 런던지점의 핵심인력인 지인성 런던 IB유닛장, 우세현 런던지점 팀장도 과거 투자금융부를 거친 인물들이다. 런던에 IB유닛을 만들고 이미아 지역에 진출하는데 그만한 인물도 드물었다.

전 지점장은 "런던법인을 지점으로 전환하면서 크게 세 가지 이점을 얻을 수 있었는데 우선 거액여신 취급이 가능해졌다"며 "해외법인은 동일인 대출한도가 자기자본의 25%로 제한되지만, 지점은 국민은행 본사의 자기자본 25%까지 대출한도를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법인은 자체 신용도를 갖고 있어야 하는데 지점은 본점의 신용도를 공유하기 때문에 차입여건도 개선됐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파장을 피할 수 있다. 전 지점장은 "법인은 영국에 속해있는 만큼 브렉시트가 발생할 경우 유럽연합(EU)과 거래하는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지만, 지점은 그런 면에서 자유로웠다"며 "만약 법인형태로 잔류했다면 브렉시트의 악영향을 그대로 받았을 것"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는 런던지점의 자산이 올 연말이면 전환 직전의 2배 가량 될 것으로 예상한다. 전 지점장은 "법인시절이 사실상 '동면' 상태였다면 이제 막 깨어나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수준"이라며 "아직은 다른 은행에 비해 규모가 작지만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점 전환을 하면서 영국 내 한국계 은행들의 위상도 깨달았다. 그는 "바로 옆에 중국은행(Bank of China)이 있는데, 인력이나 딜에 참여하는 티켓 사이즈가 확연히 달랐다"며 "중국계 은행에는 특별히 트랜치(tranche)를 줘서 은행당 1억달러씩 투자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말했다. 일본계 은행도 런던에 자리를 편지 100년이나 됐다고 한다. 그는 "가장 늦게 진출했지만 기회는 많다"며 "국내의 풍부한 자금을 해외로 돌려 선진시장에 투자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눈앞의 수익성도 신경써야 하지만 지금은 볼륨을 키울 때라고 강조했다. 전 지점장은 "유럽은 금리도 낮고 클럽딜에 잘 끼워주지도 않아 한국계 은행들의 무덤이라 불렸다"며 "네트워크를 확보하면서 최근에서야 본격적으로 딜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2008년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 투자 실패 이후 한동안 해외진출을 중단했다. 하지만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허인 국민은행장의 해외진출 의지가 강력해 전 그룹 차원에서 자원을 집중하는 등 기류가 달라졌다는 전언이다. 허 행장이 전화했을 때 임원들은 비행기 안에서 받는다는 일화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전 지점장은 "KB금융그룹은 '공룡'인 만큼 서서히 바뀌지만, 방향성이 확실하고 내부 제도개선도 이뤄지고 있다"며 "한 번 방향을 틀었으니 다시 바꿀 수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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