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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격에 나선 3상업체, 버팀목은 개인주주 에이치엘비 3조 몸값 회복 '저력'…신라젠·헬릭스미스도 안정세

민경문 기자공개 2019-10-07 09:30:00

[편집자주]

시가총액이 반드시 기업가치를 대변하는 건 아니다. 신약개발에 도전하는 바이오업체일수록 더욱 그렇다. 하지만 시가총액은 제약바이오산업의 상황을 보여주는 좋은 잣대가 되기도 한다. 임상 결과나 기술이전(라이선스아웃) 등이 빠르게 반영되고 시장 상황도 고스란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코스닥에 상장된 상위 20개 제약바이오 회사의 시가총액 추이를 통해 제약바이오 산업의 이슈와 자본시장의 흐름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0월 07일 08: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임상 3상업체들의 반란(?)이다. 지난달까지 하락세가 이어갔던 이들의 주가가 꿈틀대고 있다. 에이치엘비, 신라젠 등은 새로운 임상 결과를 선보이며 '재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기관들의 '손절' 이후 개인들을 중심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반등의 주인공은 단연 에이치엘비다. 지난 6월만 하더라도 위암치료제 '리보세라닙' 임상 3상 톱라인 공개 결과는 실패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OS(전체 생존기간), PFS(무진행 생존율)의 구체적인 수치가 첫 공개됐고 전세는 급변했다.

2만원 대까지 추락한 주가는 단숨에 8만원 대로 회복했다. 6일 연속 상승하며 지난주에만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시가총액은 어느새 3조 3000억원을 넘어서며 코스닥 제약바이오 기업 랭킹 2위로 뛰어올랐다. 순위만 보면 임상 3상 톱라인 발표 이전보다도 높다.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의 주가도 모회사와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지난주까지 랭킹 44위였던 곳이지만 주가가 급등하며 17위로 뛰어올랐다. 주식가치는 600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물론 학회에서의 데이터 발표를 두고 회사 측이 '임상 성공'으로 자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미국 FDA 최종 승인이 나올때까지 '속단은 금물'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신라젠의 순위 상승도 눈에 띈다. 1500억원 가까이 몸값을 불리며 15위에서 11위로 점프했다. 역시 ESMO에서의 임상 결과가 주효했다. 펙사벡 선행요법으로 사용한 임상1상 결과 간전이성 대장암 환자에서 종양이 완전히 소멸됐다고 밝혔다. 기존 간암과 달리 아직 1상에 그치고 있다는 점에서 안심하기는 일러 보인다.

약물 혼용 논란으로 임상 3상 결과를 연기한 헬릭스미스의 주가도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9월 말 6만63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10월 들어 반등하며 7만원대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김선영 대표의 증여 취소 가능성이 불거진 가운데 향후 주가 흐름에 관심이 쏠린다. 두 달 전 이뤄진 장남에 대한 500억 규모의 주식 증여는 주가 측면에서 분명한 호재였다.

임상3상 업체 가운데 올해 결과를 기다리는 마지막 주자는 메지온이다. 내달 희귀 심장병 치료제 유데나필의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잇따른 3상업체들의 임상 실패로 미래에셋대우와 대신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이 메지온에 대한 신규 신용거래를 중단하긴 했지만 투자자들이 거는 기대감은 여전하다. 시가총액은 전주 대비 2000억원 오른 1조2000억원을 상회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자산운용사 등 기관들의 경우 에이치엘비, 신라젠 등의 주가 하락 이후 투자 손실이 극심한 상황"이라며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신규 매수가 불가능한 상황인 만큼 최근 임상 3상 업체들의 주가 개선은 대부분 개인들이 끌어올린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20위권 밖 기업으로는 알테오젠의 시총 상승이 관전포인트다. 일주일만에 4736억원에서 약 5200억원까지 올랐다. 정맥주사(IV)를 피하주사(SC)제형으로 변환하는 원천기술 ALT-B4의 사업성이 주목을 받는 업체로 바이오시밀러도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정부 소유의 바이오 생산시설 'KBCC'(한국생산기술연구원 생물산업기술실용화센터)의 위탁 경영권 입찰에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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