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지배구조 개편]승계 전략 미묘한 변화, 연이은 ㈜한화 지분 취득지주사·금산분리 규제 부담…오너3세·에이치솔루션 직접 지분 확보 방식으로 바뀔 듯
최은진 기자공개 2019-10-14 07:20:00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1일 08: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의 승계가 에이치솔루션과 ㈜한화의 합병이 아닌 직접 지분을 취득하는 정공법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3세들이 어떤 방식으로 ㈜한화의 지배력을 확보할 지 관심이 몰린다. 최근 에이치솔루션이 ㈜한화의 지분을 잇따라 매집하고 있어, 이를 통한 ㈜한화의 지배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하지만 한화그룹이 금융계열사를 분리하지 못하는 데 따라 지주사 전환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에이치솔루션 단독으로 ㈜한화의 지배력을 확보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따라서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등 삼형제가 직접 ㈜한화의 지분을 취득해 공동으로 최대주주 입지를 확보하는 차원의 승계가 유력시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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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측은 에이치솔루션의 ㈜한화 지분 매입에 대해 단순 투자목적이라는 입장이지만, 재계서는 ㈜한화의 지배력을 삼형제에게 서서히 넘기는 승계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특히 그간 가장 유력한 승계 시나리오로 꼽혔던 ㈜한화-에이치솔루션의 합병이 사실상 무산된 데 따라 ㈜한화의 지분을 직접 취득하는 정공법 승계의 한 과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화에 대한 지배력이 중장기적으로 에이치솔루션 편제로 넘어가게 되는걸까. 이에 대해 한화그룹은 법 규정상 불가하다고 보고 있다. 우선 금산분리 규제와 지주사법이 발목을 잡는다. 한화그룹은 금융계열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금산분리 규정에 따라 지주사 전환을 피해야 한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자산총액이 5000억원을 넘고, 지주비율(자회사 주식가액합/자산총액)이 50%를 넘으면 지주사 강제 전환 대상이 된다.
한화생명 등 금융계열사가 한화그룹의 중심사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를 매각하거나 오너개인 소유로 지분 정리에 나서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있다. 더욱이 에이치솔루션의 별도기준 자산규모가 7000억원, ㈜한화가 8조3000억원으로 약 10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만큼 ㈜한화의 최대주주 입지에 에이치솔루션이 단독으로 올라서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한화그룹 내부적으로는 오너일가의 승계가 에이치솔루션과 삼형제의 공동 지배력을 통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승계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에이치솔루션이 아닌 김동관 전무를 비롯한 삼형제가 직접 지분 취득에 나서, 지배구조 정점에 올라야 한다는 얘기다. 현재 김동관 전무가 보유한 ㈜한화의 지분율은 4.28%,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와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은 각각 1.28%씩 보유하고 있다.
이들 삼형제의 지분을 합치면 6.84%, 에이치솔루션이 확보한 지분까지 더하면 삼형제의 지배력은 11.18%가 된다. 김 회장이 보유한 ㈜한화의 지분율이 18.84%라는 점을 감안하면 7.66% 이상의 지분만 추가로 확보하면 ㈜한화의 지배력이 삼형제에게 넘어가게 되는 셈이다.
재계서는 한화그룹의 본격적인 승계 작업은 김 회장의 삼형제들이 직접 지분을 취득하면서 추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를 위해 김동관 전무가 최근 자금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얘기가 재계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김동관 전무가 김 회장의 뒤를 이어 총수지위를 단독으로 물려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에이치솔루션이 보유한 ㈜한화의 지분 이상을 취득하면서 지배구조 정점에 오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약 20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마련하기 까지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에이치솔루션이 ㈜한화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는 것엔 상당한 무리가 따르는 만큼 최근 잇딴 지분 매입을 두고 승계라고 보는 것은 맞지 않다"며 "오너일가들이 직접 지분을 취득해야 본격적인 승계라고 볼 수 있는데 자금출혈이 상당한 만큼 당장 급작스럽게 하기 보다는 천천히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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