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솔루션, 경영권 방어 목적 지분 '54%→26%' 희석 [지배구조 분석]②'박찬·박용관' 의결권 협의체 구성, 특수관계인 줄퇴사 지배력 약화
강철 기자공개 2019-10-17 08:11:53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6일 14: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이솔루션은 2003년 8월 설립된 광트랜시버(Transceiver) 제조사다. 광주광역시와 경기도 안양에 거점을 운영하며 다양한 종류의 광통신용 모듈을 양산해 판매한다. 국내 1위의 시장 점유율을 기반으로 연 평균 800억원 안팎의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다.오이솔루션을 이끄는 핵심 경영진은 박용관 대표, 박찬 부회장, 박환 부사장이다. 물리학 박사인 박 대표는 오이솔루션의 창업자다. 회사 설립 후 16년 넘게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2007년 합류한 박 부회장은 영업을 총괄한다. 박 부회장의 동생인 박 부사장은 재무와 기획을 담당한다.
이들 중역 3인은 오이솔루션 지분 2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오이솔루션이 2003년과 2004년에 걸쳐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수 차례 실시한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요 지분을 확보했다. 당시 취득한 지분은 설립 초기 경영 기반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자양분이 됐다.
굳건했던 경영권은 성신양회가 개입한 2007년 말 변화를 맞았다. 2005년 60억원을 들여 오이솔루션 전환사채(CB)를 매입한 성신양회는 2007년 12월 CB 일부를 보통주로 전환해 지분 30%%를 확보했다. 그 결과 중역 3인을 제치고 오이솔루션 최대주주에 올랐다.
경영권 변동 리스크는 이후 산은캐피탈, KB인베스트먼트 등 재무적 투자자(FI)들이 가세하면서 더 커졌다. 3년 넘게 오이솔루션의 최대주주로 있던 성신양회는 2011년 6월 보유 지분 30%를 전량 처분했다. 이 과정에서 두 FI와 여러 옵션이 포함된 투자 계약을 맺었다. 계약서에는 옵션 행사에 따라 FI가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위기에 처한 중역 3인은 함께 경영권을 지킬 구성원을 모집했다. 추안구 전 오이솔루션 대표, 성기호 전 경영지원 이사, 권창순 관리·제조 전무, 유준상 연구개발 상무, 박문수 전 연구소장 등이 경영권 방어에 동참했다. 박 부회장의 아내인 배차순 씨도 힘을 보탰다.
이들 특수 관계인은 십시일반 모은 지분 54.3%를 토대로 '오이솔루션 의결권 공동행사 및 처분에 관한 약정'을 맺었다. 그 결과 옵션을 행사해도 경영권을 지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성신양회와 두 FI는 오이솔루션이 코스닥에 상장한 2014년 모든 지분과 옵션을 정리했다.
|
경영권 방어 지분 54.3%는 오이솔루션이 2014년 2월 증시에 입성하는 과정에서 46.2%로 희석됐다. 박 부회장을 비롯한 특수 관계인은 지배력 약화를 만회하기 위해 2015년 8월부터 꾸준하게 장내에서 주식을 매입했다. 이 기간 박 부회장의 아들인 박준태 씨도 사재를 출연해 오이솔루션 소수 지분을 취득했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분율은 계속 하락했다. 2015년 말 기준 45.6%였던 특수 관계인의 지분율은 3년 6개월이 지난 올해 6월 말 29.5%까지 떨어졌다. 오이솔루션 지배 주주의 지분율이 30% 밑으로 하락한 것은 2003년 설립 이래 처음이다.
추안구 전 대표, 성기호 전 이사, 박문수 전 연구소장 등 상당량의 지분을 보유 중이던 임원들이 잇달아 회사를 떠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오이솔루션이 2017년 7월 주주들을 대상으로 단행한 145억원의 유·무상증자도 지분율 하락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수 관계인의 지분율은 오는 12월 이뤄질 예정인 302억원의 유·무상증자가 완료될 시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이솔루션은 특수 관계인에게 발행 물량의 29.5%인 21만2876주를 배정할 예정이다. 세부적으로 박 부회장이 14만2529주, 박 대표가 5만9039주, 박 부사장이 7537주를 각각 청약할 수 있다.
박 부회장은 부여받은 14만2529주를 전량 청약할 계획이다. 박 부회장과 달리 박 대표는 5만9039주의 절반 수준인 2만9520주만 매입할 방침이다. 다만 두 임원을 포함한 특수 관계인의 청약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전량 실권이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특수 관계인이 청약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지분율은 29.5%에서 26.1%까지 떨어진다. 증자 과정에서 발행 물량이 변동되는데 따른 추가 지분율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6.1%는 '의결권 공동행사 및 처분에 관한 약정'을 맺을 당시 모은 54.3%의 절반 수준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