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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포트→라임 '이중 재간접투자' 논란 전말은 [라임운용 사태의 진실]⑥라임 "사모사채펀드 투자, 메자닌펀드 펀딩 '원샷' 해결"…당국 "위법여부 살필 것"

최필우 기자공개 2019-10-24 13:48:00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2일 10: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라임자산운용 사모사채 모펀드가 포트코리아자산운용 펀드에 재간접투자하고, 이 펀드가 라임자산운용의 메자닌 모펀드에 다시 재간접투자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러한 투자 과정에서 수익률 돌려막기 혹은 주문자제조(OEM)펀드 설정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라임자산운용과 포트코리아자산운용은 국내에 익숙하지 않은 구조일 뿐 투자 과정에서 위법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라임 "사모사채펀드 투자, 메자닌펀드 자금 모집 위한 구조"

논란이 된 펀드는 포트코리아자산운용이 설정한 '포트코리아 런앤히트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5호'다. 이 펀드는 '수익차등형' 구조를 취하고 있다. 펀드의 권종이 1종과 2종으로 구분되고, 1종 수익자는 5~8% 수준의 고정금리를 기대할 수 있다. 1종 수익자에게 배정되고 남은 나머지 수익 또는 손실은 2종 수익자에게 돌아간다. 투자 자산에서 수익이 발생하면 1종 수익자가 선순위 수취 권한을 갖고 손실이 나면 2종 수익자가 이를 부담하는 식이다.

감독 당국은 이 펀드의 수익자와 투자 대상 모두 라임자산운용의 펀드라는 점을 문제 삼았다. 라임자산운용의 사모사채 모펀드인 '플루토'가 런앤히트 5호의 1종 수익자다. 2종 수익자는 사모사채와 메자닌에 혼합 투자하는 '새턴' 펀드다. 런앤히트 5호 펀드는 두 펀드로부터 자금을 받아 상당 부분을 라임자산운용의 메자닌 모펀드인 '테티스'에 투자하고, 나머지 자산을 시중 메자닌 투자에 활용했다. 이 과정에서 수익률 조작을 위한 편법 거래가 있었을 수 있다는 게 당국이 제기한 의혹이다.

라임포트코리아
*권종형펀드 : 1종 수익자는 약속된 고정금리를 수취하고 2종 수익자가 나머지 수익 또는 손실을 떠안는 구조

라임자산운용은 플루토 모펀드 편입 자산을 늘리는 차원에서 런앤히트 5호에 투자했다고 주장한다. 플루토 모펀드는 사모사채를 비롯해 고정금리를 기대할 수 있는 자산에 분산 투자하고 있다. 플루토 모펀드가 권종형펀드 1종에 투자하면 고정금리를 확보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은행이 플루토 모펀드의 자펀드를 대대적으로 판매하면서 모인 자금을 소진할 투자처를 확보하는 효과도 있었다. 새턴 시리즈의 경우 플루토 모펀드에 비해 위험 추구 성향이 강해 2종에 투자했다.

또 라임자산운용은 이같은 구조를 활용해 테티스 모펀드의 외형을 확대할 수 있었다. 런앤히트 5호가 시중 메자닌을 편입하는 동시에 테티스 모펀드에 재간접투자하면서 자금이 유입됐다. 이 재간접투자로 플루토 모펀드의 투자처를 확보하는 동시에 테티스 모펀드의 덩치를 키우는 게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테티스 모펀드 자금모집 속도가 플루토 모펀드에 비해 느렸던 상황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라임자산운용이 감독 당국의 감사를 받으면서 스왑뱅크가 총수익스와프(TRS·Total Return Swap) 계약 한도를 낮추고 담보 비율을 높인 것도 포트코리아자산운용의 펀드를 활용해야 했던 요인으로 꼽힌다. 라임자산운용과 TRS 계약을 맺은 증권사는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레버리지 추가 제공에 난색을 표하고 증거금 상향을 요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라임자산운용은 포트코리아자산운용 펀드에 재간접투자해 레버리지 효과를 유지했다. 결과적으로 라임자산운용이 상향된 담보 비율을 지키면서 레버리지 효과를 누릴 수 있게된 셈이다.

라임자산운용은 이같은 거래 과정에서 위법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라임자산운용 모펀드와 포트코리아자산운용 런앤히트 5호 펀드가 수요에 따라 투자처를 선택해 자금이 이동했을 뿐 특정 자산을 주고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라임자산운용과 포트코리아자산운용이 투자한 전환사채(CB) 종목이 다수 겹친 것에 대해서는 양사가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소싱한 딜을 공유했기 때문이라는 해명을 내놓았다.

라임자산운용 관계자는 "국내에는 권종형펀드가 익숙하지 않지만 자산운용사가 마음만 먹으면 설정 가능한 합법적 구조"라며 "사모사채 모펀드의 투자처를 찾고 메자닌 모펀드 투자금을 마련하는 동시에 레버리지 효과를 유지하기 위한 거래였을 뿐 수익률 조작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포트코리아 "수익자 몰랐고 메자닌 분산투자가 주목적"

마찬가지로 감독 당국의 감사를 받은 포트코리아자산운용은 수익률 조작 의도가 없었다고 항변하고 있다. 감독 당국이 라임자산운용의 플루토 모펀드와 새턴 펀드가 런앤히트 5호의 수익자라는 것을 알려주기 전까지는 수익자 정보가 전무했다는 입장이다. 판매사가 정보보호 차원에서 당사에 수익자를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펀드 설정액은 2000억원 안팎이고 증권사 창구를 통해 판매됐다.

포트코리아자산운용은 라임자산운용 테티스 모펀드에 투자한 건 분산투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라고 해명했다. 라임자산운용처럼 모자형 구조를 활용하지 않기 때문에 재간접투자로 투자 종목을 늘리는 효과가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TRS를 활용한 메자닌 투자로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라임자산운용과 유사했던 만큼 운용 철학에도 부합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포트코리아자산운용은 라임자산운용과 거래하는 증권사 델타원 데스크의 권유를 받고 재간접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트코리아자산운용 관계자는 "애초에 수익자가 라임자산운용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던 만큼 수익률 조작에 가담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TRS 계약으로 레버리지를 활용하면서 분산투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이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라임자산운용의 요구대로 포트코리아자산운용이 설정과 운용을 맡은 OEM펀드가 아니냐는 의혹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포트코리아자산운용이 펀드 설정과 투자 자산 선정을 라임자산운용이 아닌 증권사와 논의한 데다 수익자를 몰랐다고 주장하는 만큼 OEM펀드 해석은 과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포트코리아자산운용이 재간접투자 펀드를 선정하기 전부터 런앤히트 5호 펀드 수익자를 알았는지가 OEM펀드 설정 여부를 가르는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라임자산운용과 포트코리아자산운용 현장 감사를 마쳤을 뿐 위법 여부는 구체적으로 따져보지 않았다"며 "환매 중단 사태 파악에 집중하고 있고 관련 내용이 어느정도 정리되면 두 운용사의 거래를 면밀히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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