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 나선 하나금융, 더케이손보 관심 '진심일까' 수익 개선가능성 판단내렸을수도… 그룹 포트폴리오 확장 포석
진현우 기자/ 최은수 기자공개 2019-10-24 10:34:32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3일 10: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그룹이 교직원공제회가 보유한 더케이손해보험 바이아웃(Buyout)을 위한 기업실사(Due Diligence)에 들어간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하나금융은 그간 약점이었던 더케이손해보험의 자동차 보험 의존도를 줄이고 장기보험을 늘린다면 수익성 개선이 가능하다는 내부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더케이손해보험은 지난 2003년 온라인 자동차보험에 특화된 보험사로 출범했다. 2008년 이후 일반보험(화재·운송)과 장기보험(실손) 라이선스를 차례로 확보한 뒤, 2014년 손해보험 전 종목을 취급하는 종합손해보험사로 자리매김했다. 다만 상품 포트폴리오 내역을 살펴보면 원수보험료 기준 자동차보험 비중은 작년 한 해 65%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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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손해보험사는 장기보험 비중이 평균 70%를 상회한다. 장기보험도 종목별로 수익률이 다르겠지만 통상적으로 보험사의 기초체력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더케이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비중은 유독 높은 편이다. 하지만 회사 내 비중에 비해 더케이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은 2018년 기준 1.8%로 미미한 수준이다.
더케이손해보험이 표면상 종합손보 형태를 띠지만 사실상 자동차보험을 제외하곤 경쟁력이 있는지 의문이 드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다. 다만 더케이손해보험의 지난 4년간 상품 포트폴리오 변화 추세를 보면 장기보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대목이다. 2014년 약 500억원(13%)에 불과했던 장기보험은 이듬해 780억원(18%)으로 5%포인트 증가하더니 지난해엔 약 1400억원(30%)까지 늘어났다.
물론 단순히 장기보험이 늘어났다고 더케이손해보험의 기초체력이 튼튼해졌다곤 볼 수 없다. 더케이손해보험의 장기보험은 대부분 보장성보험과 더모아플러스저축보험 등의 저축성보험으로 구성돼 있다. 동종업계 대비 고금리 저축성보험이 많은 탓에 더케이손해보험의 보험료적립금 부담은 더욱 크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IFRS17이 도입되면 저축성보험은 부채로 크게 계상되기 때문에 인수자 입장에선 향후 부담요인이 아닐 수 없다.
더케이손해보험은 장기보험 건전성에 힘을 싣기 위해 착한실손보험으로 불리는 단독실손의료보험을 중심으로 텔레마케터 및 비대면 채널 영역을 강화하고 있다. 단독실손의료보험은 보험료가 저렴하고 보장이 단순해 비대면채널에 특화된 상품이다. 또한 소비자들의 가입 니즈도 높아 실손보험 가입 후 다른 보험을 추가 가입하도록 하는 업셀링을 위한 유인상품으로도 적합하다는 평이다.
사실 실손의료보험은 업계 손해율이 연평균 130%에 육박해 보험사에 영업손실을 야기하는 대표적인 장기보험이었다. 손해율은 수입보험료에서 보험금 지급 등으로 인한 손해액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100%를 넘으면 보험영업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본다.
이에 금융당국은 2017년부터 기존 손해율이 높던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하고 MRI·도수치료·체외충격파 등을 제외하고 기존 대비 30% 이상 저렴하게 가입할 수 있는 단독실손보험을 판매토록 권고했다. 단독실손보험은 초기 시장에서 사장될 것이란 우려를 딛고 보험료 부담이 지나치게 컸던 구 실손보험을 대체하고 있는 분위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감독당국과 동종업계 동향을 살핀 결과 실손의료보험을 비대면 채널(디지털)로 판매하면 어느 정도 수익성 개선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와 동시에 하나금융 내부적으론 그룹 포트폴리오 확장과 계열사 시너지효과에 주안점을 두고 향후 인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하나금융의 가장 큰 고민은 오는 2022년 도입을 앞둔 IFRS17에 대비한 추가 자본확충과 관련 있다. IFRS17의 주요 골자는 보험사의 부채를 시가 평가해 손익에 반영하게끔 유도한다는 것이다. 가령 종신보험을 들면 65세 이후부터 사망 때까지 보험사가 지불해야 하는 부채를 현재가치로 평가해 선제적으로 쌓아둬야 한다.
한편 더케이손해보험의 지난해 매출액과 순손실은 각각 5114억원, 10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상승했지만 보험료가 오르지 않은 점이 수익성 악화의 근본적인 원인이다. 작년 말 지급여력비율(RBC)은 193.7%로 비교적 높은 수준인데, 이는 한국교직원공제회의 약 1400억원 규모 유상증자가 시기적절하게 이뤄진 덕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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