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풍제약, '피라맥스' 아프리카 공적시장 진출 눈앞 WHO STG 등재후 아프리카 지역 국가치료제로 확장·USAID·UNICEF 입찰 가능성↑
강인효 기자공개 2019-10-29 08:07:44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8일 15: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풍제약이 말라리아 치료 신약 '피라맥스(정제와 과립제)'로 아프리카 공공 조달 시장 진출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신풍제약은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피라맥스가 말라리아 '표준 치료 지침(STG·Standard Treatment Guideline)' 약물로 등재될 것임을 통보받은 바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신풍제약의 피라맥스가 빠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WHO의 STG에 등재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2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WHO는 지난 23일 피라맥스를 STG 등재 후보 리스트에 올리고 이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의약품이 WHO의 STG 등재 후보 리스트에 오르면 사실상 STG가 확정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WHO는 개별 국가에서 품목 허가를 받은 의약품 중에서 선별해 주요 목록에 등재한다. 주요 목록에 등재된 의약품을 대상으로 사전 적격성 심사(PQ)를 진행한 뒤 통과하면 이를 필수의약품 모델 목록(Model List of Essential Medicines·EML)에 올린다. WHO는 EML에 오른 의약품 중에서 STG를 선정한다.
피라맥스(정제)는 신풍제약이 WHO 및 말라리아퇴치의약품벤처(MMV·Medicines for Malaria Venture)와 공동으로 연구개발(R&D)한 차세대 말라리아 치료제다. 이는 글로벌 신약으로 열대열 말라리아 및 삼일열 말라리아를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 세계 최초로 허가받은 아르테미시닌 복합 제제(ACT·Artemisinin Combination Therapy)다.
피라맥스는 지난 2011년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신약 허가를 받아 국산 16호 신약에 이름을 올렸다. 2012년 2월에는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도 신약 허가를 획득했다.
신풍제약은 소아 말라리아 환자도 복용할 수 있도록 '과립형' 제제로 피라맥스를 개발하는데도 성공했다. 피라맥스 과립제는 2015년 EMA에서 허가를 받았고, 이듬해 국내에서도 허가를 받았다. 피라맥스 정제와 과립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도 지정받았다.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피라맥스는 현재까지 EMA를 포함해 전 세계 26개 국가에서 품목 허가를 받았다. 이 중 아프리카 국가가 21개, 아시아 국가가 5개다.
신풍제약은 올 하반기 우간다 제약사 에스코트와 피라맥스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2년간 147만달러(약 17억원) 규모의 피라맥스를 공급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신풍제약은 에스코트와의 공급 계약을 포함해 지금까지 총 5개 아프리카 제약사와 총 150억원에 달하는 피라맥스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아프리카 12개 국가의 사적 시장에서 피라맥스를 판매 중이다.
아프리카 국가의 경우 말라리아 환자 중 70%에 대해서는 공적 시장에서 조달되는 의약품을 사용한다. 30%는 국제기구나 정부의 재정 보조 없이 약제비를 본인이 부담하는 구조다.
피라맥스가 WHO에 STG로 올라가는 것이 확정되면 여러 아프리카 국가에서 말라리아에 대한 '국가 치료 지침(NTG·National Treatment Guideline)' 약물(1차 치료제)로 등재될 가능성도 더욱 높아진다. 아프리카 개별 국가에서 NTG로 등재되면 미국 대외원조기관인 국제개발처(USAID) 및 국제연합(UN) 산하기관인 유엔아동기금(UNICEF) 등의 의약품 조달 공공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필수 조건을 충족하게 되는 셈이다. 특히 피라맥스는 코트디부아르, 콩고공화국, 니제르, 카메룬 등 아프리카 4개 국가에서는 이미 NTG로 등재된 바 있다.
신풍제약 관계자는 "피라맥스가 STG에 등재되면 다른 아프리카 국가에서도 NTG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말라리아 치료제 공적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게 된다"며 "올들어 USAID 및 UNICEF와 피라맥스에 대한 장기 공급 협약도 맺은 만큼 아프리카 공적 시장 진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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