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BIDV 인수 매듭… ‘활용도’ 관건 11일 BIDV 파트너십 체결 기념식, 김정태 회장 등 참석
진현우 기자공개 2019-11-12 09:15:04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1일 10: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그룹이 지난 2년 6개월간 공들여 온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 소수지분(Minority) 인수 작업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동안 하노이와 호치민에 지점 한 개씩을 두고 한국계 기업금융 위주로 영업 전략을 펼쳐왔던 KEB하나은행이 BIDV를 통해 베트남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BIDV 인수를 위한 잔금납입을 이행했다. 앞서 이달초 베트남 감독당국은 하나금융의 BIDV 지분 취득과 관련해 인허가를 승인했다. 하나금융은 이날 하노이에서 BIDV와 파트너십 체결을 기념하는 자리를 그룹 연례행사인 하나데이(11월 11일)와 병행해 개최한다. 행사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과 지성규 은행장, 베트남 중앙은행 총재 등 정부 부처와 금융권 고위관계자 약 300여명이 참석한다.
하나은행은 하노이와 호치민에 지점 한 개씩을 두고 있다. 외국계은행들은 베트남에서 최대 2개까지 지점 설립이 가능하다. 반면 법인 라이선스를 확보하면 매년 5개 전후로 자유롭게 지점을 설립해 영업망을 확장할 수 있다. 외국계은행들이 법인 전환에 사활을 걸었던 이유도 지점 2개로는 소매금융을 영위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부분 외국계은행들은 초기엔 자국 회사들을 중심으로 기업금융에 주력하는 게 일반적이다. 다만 현지화를 통해 시장에 연착륙하기 위해선 베트남 국민들을 대상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에 공통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더욱이 기업금융은 소매금융보다 순이자마진(NIM)을 산정하는 영업 마진율도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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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도 법인 라이선스를 확보하기 위해 감독당국과 끊임없이 의견을 주고받으며 관계 형성에 주력했다. 다만 베트남 정부에선 46개에 달하는 은행들을 구조조정해야 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부실은행 인수합병(M&A)을 권유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가 바젤Ⅱ 도입을 결정한 배경도 표면적 이유는 글로벌 규제기준에 다가서기 위함이지만 이면엔 자본 확충을 혼자 힘으로 하지 못하는 은행들이 M&A 시장에 매물로 나올 수 있도록 하는 목적도 내재돼 있다.
하나은행이 BIDV를 전략적 파트너로 구축할 수 있었던 것도 앞선 배경이 한몫했다. 2년 전 베트남에서 자산 규모가 가장 컸던 BIDV도 국영은행이었지만 한층 강화된 규제 수준을 맞추기 위해 구주 매각에 나섰다. 이때 일본계 은행들이 BIDV에 전략적 파트너 참여를 선제적으로 제안하며 눈독을 들였다.
베트남 감독당국은 4대 메이저 은행 중 세 곳의 전략적 투자자로 일본계 은행을 맞는 것에 일정 부분 우려감을 갖고 있었다. 이에 국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그간 꾸준히 우호관계를 유지해 왔던 한국으로 눈을 돌렸다. 베트남 4대 은행에서 특수한 성격인 아그리뱅크와 BIDV를 제외하면 비엣콤 은행(Vietcom Bank)과 비에틴 은행(Vietin Bank) 모두 일본계 은행이 지분 15% 이상 주주다. 당시 적극적으로 사전 조사부터 구조화 작업, 밸류에이션 협상에 나선 게 하나은행이었다.
하나은행 입장에선 향후 부실기업을 인수해 법인 라이선스를 확보하더라도, 지점이 수백 개에 달하는 대형 로컬은행들을 빠른 시일 내에 따라잡는 건 쉽지 않다는 일종의 전략적 판단을 내린 셈이다. 이에 전국에 1000개 이상의 지점망과 영업 네트워크를 갖춘 BIDV를 즉시 전력으로 활용한다면 하나금융의 베트남 진출 전략에 다양한 시나리오를 접목시킬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추후 지분가치(Equity Value) 상승에 따른 캐피털 게인은 물론 안정적인 배당수익도 인수 기대효과로 꼽힌다.
BIDV 측은 여신 포트폴리오가 기업금융에 치우쳐 있었기에 소매금융과 리스크관리 측면에서 하나금융의 선진화된 경영·운영상의 기법을 배운다는 기대감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금융권에선 하나은행이 1조 빅딜에 마침표를 찍었지만, 앞으로 BIDV와 효과적으로 교감하고 협력적 관계를 구축해 나갈지가 베트남 해외진출 성과를 좌우할 결정적 요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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