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11월 14일 08: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초 한 신문에 '오프라인 공룡이라고?…온라인 세상에선 하룻강아지'란 제목으로 기재된 한편의 칼럼은 국내 유통가에 충격을 선사했다. 딱 짚어 어디라고 적어놓지는 않았지만 눈치 빠른 이들은 온라인 세상의 하룻강아지로 국내 유통가의 빅3인 이마트, 롯데쇼핑, 홈플러스 등을 떠올렸다.아무리 세상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국내 유통가의 큰 손들을 한 순간 하룻강아지로 만들어 버리다니. 내용을 떠나 제목만으로도 충격적이었던 칼럼은 당시 베인앤드컴퍼니 강지철 파트너와 강희석 파트너의 공동 작품이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국내 유통 맏형격인 이마트가 창사 이래 첫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소비심리 축소, 재산세 부담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근본적 적자의 원인은 온라인 쇼핑으로의 소비 트렌드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탓이 컸다. 온라인 세상에서 하룻강아지란 말을 딱히 부인하기 힘들 정도였다.
충격의 이마트는 지난달 인적 쇄신을 키워드로 대대적인 임원 인사에 나섰다. 신세계그룹의 정기 인사보다 한달여 앞당길 정도로 내부에서조차 변화의 계기가 절실했다. 그 절실함은 칼럼의 주인공인 강희석이라는 첫 외부인사 영입으로 이어졌다.
불과 8개월 전에 이마트를 온라인 세상의 하룻강아지라고 날선 지적을 했던 강 대표를 온라인 세상의 공룡으로 거듭나게 해 줄 적임자로 본 것이다.
강 대표는 이마트를 온라인 세상의 공룡으로 만들어 줄 것이라는 기대에 보답할 수 있을까.
그는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 시절 미래 유통의 키워드로 '디지털·융복합·효율화'을 강조해 왔다. 이제 그는 과거처럼 단순 처방전(컨설팅)만 내놓는 것이 아닌 본인이 직접 메스를 들고 이마트를 새롭게 변화시켜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이제 일주일 후면 강 대표는 이마트 신임 대표 선임 한달을 맞는다.
시장은 강 대표가 대표 선임 한달을 기점으로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빠른 조직개편과 운영 전략 수정으로 2020년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강 대표의 청사진부터 나와야 한다.
한달이라는 시간은 비록 짧지만 강 대표는 오랜 이마트 컨설팅 경험으로 '외부에서 왔지만 내부 출신보다 이마트를 더 잘 아는 사람'으로 불린다. 시장에서 그의 취임 한달을 청사진 발표 시기로 보는 이유다.
강 대표의 도전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그의 머리 속 전략이 현실에서 통할지, 대한민국 유통가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낼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흥미진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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