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업계, 서울대발전기금 OCIO 선정 '총력' 조달청 선정 위탁에 모든 업체에 PT 기회…패시브 운용 경쟁력 결과 좌우할 듯
정유현 기자공개 2019-11-21 08:28:24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9일 07: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0억원 규모 서울대 발전기금의 위탁 운용기관(OCIO) 선정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자산운용업계가 막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11일 설명회를 통해 가이드라인을 확보한 후 정성적 평가 항목인 프레젠테이션(PT) 준비에 사활을 걸고 있다. 운용 보수는 크지 않지만 국립대 기금이라는 상징성과 최초 도전이라는 점에서 운용업계의 큰 관심사 중 하나다.서울대가 발전기금 운용 선정 작업을 조달청에 위탁해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모든 업체에 PT 기회는 주어진다. 대형 자산운용사 뿐 아니라 중소 투자자문사에게까지 기회는 열려있지만 정량적 평가에서 역량이 미흡할 경우 정성적 평가에서 결과를 뒤집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대학교 발전기금은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해 지난 4일 금융자산 외부위탁운용기관(OCIO) 선정을 위해 제안 요청서를 공고하고 11일 제안요청 설명회를 진행했다. 입찰서는 오는 22일부터 26일 오전 10시까지 진행되며 이번에 선정되는 기관은 2020년 1월 1일부터 2025년 12월 31일까지 6년간 기금을 맡아 운용하게 된다.
서울대 발전기금 OCIO의 경우 규모는 크지 않지만 공고가 나기 전부터 업계의 관심사 중 하나였다. 운용 보수가 6베이시스포인트(bp)인 점은 아쉬움으로 꼽히지만 신규 사업자들에게는 역량을 테스트해볼 수 있는 기회다. 또 기존 대형 업체들에게는 공익 재단 최초의 자금을 굴린다는 상징성을 지렛대 삼아 OCIO 사업을 확장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각 운용사별 OCIO 담당부서는 입찰서 제출 시기에 맞춰 서류 준비 뿐 아니라 프레젠테이션을 꼼꼼하게 준비하고 있다. 가장 좋은 결과물을 도출하기 위해 예상 질문지 등을 뽑아 리허설을 진행하는 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모든 업체에게 PT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OCIO 관련 트랙 레코드가 많지 않은 업체들도 정성적 평가에 힘을 쏟고 있다.
다만 정성적 평가를 통해 반전의 결과가 나오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모두에게 PT 기회를 준 것이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한 조치가 아니기 때문이다. 평가점수는 기술점수와 가격점수를 각각 90점과 10점씩 합산하며 기술점수에는 정량평가와 정성평가가 포함된다. 정량평가의 경우 △운용자산 △인적자원 △운용성과 등이 주 평가대상이다. 이밖에 정성평가에서는 △기금에 대한 이해 △조직 및 시스템 △운용전략 △기금서비스 △운용보수금 적정성 등을 평가 기준으로 내세웠다.
서울대발전기금 관계자는 "조달청에 위탁하면서 관련 조건에 따라 모든 업체에게 PT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라며 "조달청 점수 체계 자체가 국가 계약법에 의해 논의되기 때문에 정성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고 해서 정량점수까지 뒤집을 만한 점수 체계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평가 체계에 따라 살펴보면 기존에 트랙 레코드를 쌓아왔던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유력한 후보군으로 꼽힌다. NH투자증권,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뿐 아니라 공적연기금과 민간연기금의 투자풀에 모두 참여하는 유일한 자산운용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 등이다.
특히 지난 11일 진행된 설명회에서 패시브한 운용 방식을 지향한다고 한 만큼 관련 운용 레코드가 있는 업체들이 정량·정성 평가에서 경쟁력을 내세운다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대발전기금 측은 운용 보수를 낮게 내세운만큼 경제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패시브한 방향으로 전략을 세웠다.
위 관계자는 "예산을 많이 줄 수 없는 조직이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운용을 하기 위해 액티브보다 패시브 전략을 지향한다고 설명했다"며 "설명회에서 발표자가 ETF를 예를 들긴 했지만 운용 방식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학교발전기금은 서울대학교의 교육 및 연구활동, 장학사업 등 대학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크게 기본재산과 보통재산으로 구분된다. 이번에 선정되는 금융사는 보통재산을 운용 및 관리하고, 전체 재산에 대한 포괄적 자문서비스를 수행하게 된다. 올해 6월 말 기준 보통재산 규모는 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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