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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중심' 라임운용 이종필 부사장 '해임' 부문대표 보직해임, 잠적 상태…로펌 선임해 환매계획 새판짠다

최필우 기자공개 2019-11-21 08:27:36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9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종필부사장 라임자산운용을 둘러싼 각종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이종필 운용부문대표(부사장·사진)가 사실상 회사를 떠났다. 현재는 검찰의 영장실질심사에 불응한 채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다. 라임자산운용은 이 부사장을 보직 해임했고, 그가 복귀 의사를 표한다 해도 신뢰 관계를 이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가 된 펀드 설정은 물론 환매 일정을 세우는 데도 핵심 역할을 했던 이 부사장이 이탈하면서 라임자산운용 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리서치 '준재'에서 '금융스캔들' 주인공으로

이 부사장은 펀드매니저가 되기에 앞서 애널리스트로 이름을 알렸던 인물이다. 2007년 대신증권에 입사해 퀀트 애널리스트로 활약했다. 이후 LIG투자자문, IBK투자증권을 거쳐 HSBC증권 글로벌리서치센터 한국 투자전략 담당 및 퀀트 애널리스트를 역임했다. 2014년 아시아머니가 선정한 아시아 베스트 퀀트 애널리스트 부문과 아시아 베스트 스트레티지스트 부문에서 각각 2위, 4위로 선정되며 애널리스트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다.

그는 2015년 라임투자자문이 자산운용사 전환을 준비할 때 회사에 합류했다. 직접 자산운용사를 설립하려 했으나 창업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고 마침 사세를 키우고 있었던 라임자산운용이 손을 내밀었다. 매니저와 애널리스트 관계로 합을 맞춰본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 입장에서도 똑똑하고 일 잘하는 애널리스트로 정평이 나 있던 이 부사장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이 부사장이 합류한 후 라임자산운용은 성장가도를 달린다. 펀드 설정액은 2016년말 2466억원에서 2017년말 1조4542억원으로 늘었고, 2018년말 3조6437억원까지 증가하며 일약 선두권 헤지펀드 운용사가 됐다. 이 과정에서 이 부사장의 역할이 가장 컸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모자형 구조를 취해 펀드 외형을 키우고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어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전략도 그가 주도했다. 이 부사장 중심의 대체투자 비즈니스로 사세가 커지면서 원 대표는 경영에 집중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부사장의 영향력이 확대된 건 지배구조에도 드러난다. 지난해 4월 이 부사장이 라임자산운용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지분율이 25.81%까지 늘었다. 이는 당시 원 대표와 동일한 지분율이었다. 공모펀드 운용사 전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외국인 지분율이 5%를 넘으면 안된다는 규정을 확인해 캐나다 국적인 이 부사장의 보통주 지분율이 재차 낮아지긴 했지만 우선주를 취득하는 방식으로 원 대표와 동일한 주식수를 유지했다. 이 부사장의 영향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 부사장의 전성기는 오래 가지 않았다. 그가 투자한 메자닌에서 잇따라 문제가 불거지면서다. 피투자사 파티게임즈가 지난해 초 상장 폐지 기로에 섰던 게 대표적이다. 또 파티게임즈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다른 기관에 넘기는 과정이 석연치 않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바이오빌, 지투하이소닉 등 투자했던 기업들이 거래 정지 상태가 된 경우도 다수다.

법적 시비도 끊이지 않았다. 바이오빌의 손자회사인 솔라파크코리아가 이 부사장을 수재 혐의로 고소했고, 지투하이소닉 소액주주는 라임자산운용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며 고발장을 냈다. 금융감독원은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감사 후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이 부사장도 결백을 주장하며 줄곧 펀드 환매를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왔다. 하지만 그가 코스닥 상장사 리드에서 벌어진 800억원 규모 횡령 사건에도 연루되자 경영과 운용 동력을 잃었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추측하고 있다.

라임자산운용 관계자는 "펀드 환매와 관련해 판매사에 공문을 보낼 때 이종필 부사장의 운용총괄대표 직함을 기재해 왔는데 현재 잠적 상태인 임원을 공문에 기재할 수 없어 보직 해임한 것"이라며 "복귀한다 해도 도의적, 법률적 문제로 회사 경영과 환매 작업을 함께 하긴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종필표' 펀드 환매 어쩌나…로펌 선임 착수

문제는 환매가 중단된 펀드를 모두 이 부사장이 이끄는 대체투자운용본부에서 운용해 왔다는 점이다. 주로 사모사채를 담는 플루토 모펀드, 메자닌에 투자하는 테티스 모펀드, 그리고 무역금융펀드까지 모두 이 부사장이 주도해 설정하고 운용한 펀드들이다. 환매 중단을 선언한 후 환매 일정 수립하는 것 역시 이 부사장이 주축이 됐다. 특히 무역금융펀드는 이 부사장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펀드 지분을 넘기고 만기 연체 이자를 받기로 한 상황이라 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품이다.

라임자산운용은 사모사채와 메자닌 처분을 위해 로펌을 선임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4~5개 로펌을 후보군에 포함시켰고 이번주 중 1곳을 선임하기로 했다. 선임되는 로펌이 주축이 돼 펀드가 편입하고 있는 사모사채, 메자닌을 처분할 예정이다. 라임자산운용의 대체투자운용본부와 대체투자전략본부는 대체자산관리본부로 통합, 로펌의 자산 매각 작업을 지원한다.

무역금융펀드의 경우 설정 단계부터 합작한 신한금융투자 PBS본부와 협업이 필요하다. 현재 신한금융투자는 금융감독원의 종합 감사를 받고 있다. 라임자산운용은 신한금융투자에 대한 감사가 마무리되면 당초 계획한 대로 무역금융펀드 연체 이자를 받고 만기가 지켜질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종필 부사장의 이탈이 악재가 될 수도 있지만 제 3자인 로펌에 위탁해 편입 자산을 정리하면 오히려 환매 속도에 탄력이 붙을 수도 있다"며 "모든 자산을 이 부사장이 관리했던 게 아니기 때문에 당초 발표한 환매 일정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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