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11월 26일 08: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그룹이 경기도 화성에 세상 어디에도 없는 '신세계'를 만들기로 했다. 완전 개장 목표는 2031년, 투자 비용만 4조6000억원에 달한다.신세계그룹이 그리는 테마파크의 모습은 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가상현실(VR) 등이 총망라한 스마트시티다. 완성만 되면 기대되는 경제효과만 70조원. 기대만큼 성과가 발생한다면 화성은 신세계그룹의 황금 광맥이 된다.
화성 테마파크는 신세계그룹의 노다지가 될 수 있을까. 애석하게도 이같은 질문에 선뜻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다. 신세계그룹의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그동안 국내 기업의 테마파크가 뚜렷한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했던 탓이다.
신세계그룹이 '화성 신세계'를 노다지로 만들려면 테마파크에 무엇을 담아야 할까. 디즈니랜드와 유니버설스튜디오 등이 그랬던 것 처럼 '힘 있는 테마'를 보유해야 한다. 디즈니랜드의 미키마우스, 유니버설스튜디오의 스파이더맨과 같은 상징이 존재해야 한다.
디즈니랜드와 유니버설스튜디오는 테마는 분명하다. 만화와 영화에서 탄생한 캐릭터와 스토리를 테마파크 내에 녹여내 명확한 정체성을 확보했다. 반대로 국내 테마파크가 존재감을 내지 못한 것은 힘 있는 테마의 부재 때문으로 평가받는다. 모태 사업이 문화가 아니었던 까닭에 해외 테마파크처럼 영향력 있는 스토리를 갖지 못한 탓이다.
정용진 부회장도 이같은 국내 테마파크의 맹점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었다. 지난해 초 '스토리가 있는 콘텐츠'를 강조하며 일렉트로맨이라는 히어로 영화 제작에 공을 들인 것도 테마파크에 녹일 스토리를 염두에 둔 작업이었을 터다. '테마'가 없는 '테마파크'는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간파한 정 부회장의 혜안을 엿볼 수 있다.
이마트의 일렉트로맨 영화 제작은 그 자체만으로 충분한 의미가 있다. 일렉트로맨은 신세계그룹을 상징하는 스토리 탄생의 초석이기 때문이다. 일렉트로맨에서 탄생한 스토리가 끊임없이 재생산되면 이는 곧 신세계그룹의 콘텐츠가 된다. 일렉트로맨에서 파생한 스토리는 결국 화성 테마파크의 근간이 되는 셈이다.
신세계그룹 화성 테마파크는 1단계 오픈(2026년)까지 7년 이나 남았다. 테마파크에 생동감을 불어 넣어줄 스토리가 탄생할 시간은 충분하다. 고민의 깊이에 따라 일렉트로맨이 신세계의 미키마우스가 될 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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