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온, 이전상장 추진…독성검증 해결 과제 2017년 임상부진으로 이전 무산…미승인 사유 해소했지만 상장 후 오버행 우려도
조영갑 기자공개 2019-11-28 07:50:00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7일 14: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넥스 상장 신약개발업체인 에이비온이 코스닥 이전상장을 결정했다. 에이비온은 지난 2017년 스팩합병을 통해 코스닥 입성을 두드렸지만, 주력 파이프라인(ABN401)의 임상 부진으로 한국거래소로부터 미승인을 받은 바 있다. 미승인 사유는 해소됐지만 독성검증과 오버행 우려 등은 극복할 과제다.에이비온은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고 올 12월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에이비온은 당초 11월 중 예심 청구할 예정이었으나 바이오 투심의 냉각으로 시기를 조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2일 SK바이오팜이 독자개발한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가 FDA 품목허가를 승인 받으면서 한껏 상승한 시장의 기대감이 영향을 미쳤다.
에이비온이 3년 전 거래소로부터 미승인을 받은 것은 임상개발의 진척도 때문이었다. 에이비온의 핵심 파이프라인인 ABN401은 이른바 동반진단 기반 표적항암제(Precision Oncology)를 표방하는 후보물질이다. 폐암, 간암, 위암 등 고형암 타깃이다. 2016년 말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지만, 거래소 측은 전임상 단계에 진입하지 못해 시장성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2017년 초 미승인을 통보했다.
2년이 지난 현재 에이비온 측은 자신 있다는 입장이다. 에이비온이 2007년 설립 당시부터 플랫폼으로 개발해 온 동반진단 기술이 반석에 올라왔고, 이를 통한 환자 맞춤형 신약개발이 어느정도 성과를 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에이비온의 ABN401은 현재 호주와 한국임상 1/2a을 진행하고 있으며 1상을 완료한 이후 본격적으로 글로벌 빅파마를 대상으로 기술수출을 타진한다는 계획이다.
에이비온의 플랫폼 기술인 ddPCR(Droplet digital PCR)은 혈액 내 극소량의 DNA를 증폭해 유전자 변이를 검출하는 기술이다. 이 진단을 바탕으로 약물의 치료효과와 암의 재발 여부를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게 업체의 설명이다. 현재 개발하고 있는 ABN401 역시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고형암에서 과발현하는 c-Met을 타겟팅해 폐암, 위암, 간암 등 고형암을 사멸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른바 c-Met 저해제의 독성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 전문가는 "c-Met 저해제는 강한 신장독성으로 인해 많은 개발업체가 개발을 포기한 약물 중 하나"라면서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면 신약시장에서 어필하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릴리, 화이자, 존슨앤존슨이 c-Met 저해제를 개발하다가 1상에서 실패했고, Incyte나 Arqule 역시 2상에서 유효성 검증에 실패해 개발을 접었다.
업체 측은 "약물 설계 단계에서 신장독성을 배제하는 디자인을 적용해 동물실험에서도 우수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했다"면서 "현재 c-Met 변이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미충족수요가 매우 높은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지배구조 문제도 여전히 남은 숙제다. 에이비온은 올해 5월까지 최대주주가 케이피엠테크(45.66%)였다. 케이피엠테크는 에스티-스타셋헬스케어조합 제1호 펀드에 263만5823주를 145억원에 양도하면서 지분이 8.90%로 줄었다. 대신 에스티-스타셋이 25.95%로 최대주주가 됐다.
창업주인 신영기 대표의 지분은 약 16% 수준으로 파악된다. 1년의 보호예수 기간이 설정돼 있지만 IPO 이후 조합이 지분을 매도하면 오버행 우려도 있다. 에이비온 측은 "최대주주의 변동이 있지만 여전히 경영권이 안정돼 있기 때문에 상장 이후에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에이비온은 2007년 설립된 동반진단 기반 신약개발 업체다. 대표인 신영기 서울대 약대 교수는 서울대 융합기술대학원 교수, 항암제 동반진단 사업단 단장 등을 지낸 동반진단 전문가다. 최준영 연구개발총괄 부사장 역시 서울대 약학박사 출신이며 펩타이드 신약 업체 케어진젠의 연구팀장을 지냈다. 2018년 8억원의 매출액과 7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코넥스 시가총액은 887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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