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4명까지 줄어든 부회장단 한상범·조성진 잇단 이별, 신임 부회장 '無'…쇄신에 방점
김장환 기자공개 2019-11-29 07:00:00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8일 17: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이 부회장단 규모를 줄이는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 스타성이 컸던 조성진 부회장이 LG전자를 떠났다. 앞서 지난 10월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도 LG그룹과 이별했다. 하지만 LG그룹은 부회장 신규 선임을 하지 않았다. 부회장단은 이에 따라 4명까지 줄었다. 새롭게 꾸려진 구광모 회장 '2기' 체제는 그만큼 보다 '젊어졌다'고 말할 수 있어 보인다.LG그룹 지주사 ㈜LG와 주요 계열사들은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관련 인사는 기존 예상대로 그가 떠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신임 부회장은 임명되지 않았다. LG그룹 부회장단에는 권영수·하현회·차석용·신학철 4명만 남았다. 각각 지주사·LG유플러스·LG생활건강·LG화학을 이끌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조 부회장의 퇴진이다. 조 부회장이 LG전자에서 갖는 상징성은 상당히 컸다. 1956년생으로 만 63세 나이인 조 부회장은 용산공고 졸업 후 LG전자(당시 금성사)에 엔지니어로 입사해 지금의 위치까지 올랐다. 그의 가장 큰 업적은 LG전자의 가장 뛰어난 특허기술 중 하나인 세탁기 '모터'를 개발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 부회장은 남들이 다 퇴근하고서도 공장 한켠에서 혼자 밤을 새우며 세탁기 모터를 연구 개발했던 사람"이라며 "LG전자에서는 입지전적인 인물이자 샐러리맨의 신화로 여겨지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조 부회장의 스타성을 다소 부담스러워하는 내부 눈초리가 있었다는 말도 있다. 고령의 나이에 잦은 출장으로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은퇴를 결정한 것이란 말도 들린다. 다만 LG 측에서는 "건강이 좋으시니 출장을 자주 다니셨던 것"이라며 이 같은 설을 일축했다.
조 부회장 뒤는 권봉석 MC/HE사업본부장이 이어받았다. 권 CEO는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LG전자에 입사해 모니터사업부장, MC상품기획그룹장, ㈜LG 시너지팀장 등을 역임했다. 기술과 마케팅 역량을 비롯해 현장 경험까지 풍부한 인재다. 다만 LG그룹의 가장 핵심 계열사인 LG전자 수장 자리에 부회장이 아닌 사장급 인사를 올렸다는 점이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하현회 부회장이 자리를 지켰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하 부회장 경우 지난해 인사를 앞두고 지속해 퇴임설이 있었다. 지주사를 지켰던 하 부회장은 구광모 회장이 지난해 6월 부임한 후 얼마 되지 않아 LG유플러스로 자리를 옮겼다. 하 부회장과 교체돼 지주사로 오면서 구 회장의 최측근 인사로 자리잡은 게 권영수 부회장이다. 올해 인사를 앞두고도 하 부회장이 LG유플러스를 떠날 것이란 말이 지속해 있었지만 결과는 달랐다.
자리보전 배경으로는 하 부회장의 LG유플러스 경영 성적표가 상당히 좋았다는 점이 꼽힌다. 그의 손으로 CJ헬로 인수를 성사시켰다는 게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한 일로 여겨진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 인수가 완료되면 당장 내년부터 LG유플러스의 이익 규모도 크게 오를 전망이다.
하 부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자리를 지킨 덕분에 임기를 채울 수 있을 전망이다. 하 부회장 임기 만료일은 오는 2021년 3월 31일이다.
LG그룹 부회장단 중 가장 고령인 차석용 부회장 역시 이번에도 자리를 지켰다. 차 부회장은 1953년생(만 66세)으로 15년 동안이나 LG생활건강 CEO를 맡았다. 외부 인사로 지난해 LG화학 CEO로 영입된 신학철 3M 부회장도 변동은 없었다. 차 부회장과 신 부회장의 임기는 오는 2022년 3월까지로 잡혀 있다.
한편 LG그룹 계열사 전반의 신규임원 선임 폭은 적었다. 이번 인사에서 신규 선임된 LG그룹 주요 계열사 임원 수는 106명에 그쳤다. 신규 임원 선임 규모가 크지 않았던 지난해(134명) 보다도 적다. 반면 '젊은 피'들의 발탁 인사가 대거 이뤄졌다. LG생활건강에서는 1985년생(만 34세) 최연소 여성 임원이 탄생했고 LG전자에서도 39세 임원이 선임됐다. 1978년생 구광모 회장이 LG를 맡으면서 달라진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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