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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코스메슈티컬 점검]소화제로 만든 화장품 '활명'…"미국에서 먼저 떴다"②동화약품 오너 4세 윤현경 상무가 진두지휘…세포라 통해 국내 진출도

강인효 기자공개 2019-12-16 08:12:57

[편집자주]

화장품이 제약사들의 새로운 캐시카우가 되고 있다. 제약사들은 의약품 성분이 함유된 화장품으로 기존 화장품과 차별에 나서고 있다. 의학적으로 검증된 성분을 함유한 기능성 화장품을 일컫는 '코스메슈티컬(cosmeceutical)'이란 신조어까지 생겼다. 코스메슈티컬 시장은 5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며 매년 두자릿수 성장률을 보인다. 코슈메슈티컬 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2일 10: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활명수 성분이 들어간 화장품이라니?"

화장품 브랜드 '활명'은 활명수 성분으로 만들어졌다. 소화제로 유명한 동화약품 부채표 까스활명수가 화장품으로 변신했다. 소화제 성분의 화장품이라니 의아스럽다. 게다가 '활명'이란 브랜드로 미국 시장을 먼저 노크했으니 마케팅 포인트도 파격이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소화가 잘 안되면 피부도 좋지 않다는 속설이 화장품으로 연결됐다. 황제의 궁중 비방에서 비롯된 화장품이란 스토리텔링도 먹혔다. 미국에서 성공을 바탕으로 한국에 다시 진출까지 했다. 지난 10월에는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세계 최대 화장품 편집숍인 '세포라(SEPHORA)' 한국 매장에 국내 코스메슈티컬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입점했다.

동화약품은 다른 제약사보다는 후발주자로 코스메슈티컬(기능성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가장 두각을 보이는 곳 중 하나다. 더욱이 오너 4세인 윤현경 상무가 직접 진두지휘하며 사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글로벌 시장 선 공략 먹혔다

동화약품은 지난 2017년 코스메슈티컬 브랜드 '활명(WHALMYUNG)'을 론칭했다. 첫 화장품은 토너, 미스트, 세럼, 오일이 한 병이 들어있어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올인원(All-in-One) 제품인 '활명 스킨 엘릭서'였다.

동화약품은 활명 스킨 엘릭서를 국내가 아닌 미국 시장에 먼저 선보였다. 미국 고급 백화점인 노드스트롬(Nordstrom)에서 주관하는 'K-뷰티' 팝업스토어를 통해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2017년 2월부터 3월 말까지 진행된 팝업스토어에서 활명은 일주일 만에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모두 품절되면서 백화점으로부터 추가 생산을 의뢰받았을 정도였다.

동화약품의 화장품 개발 역사는 꽤 오래됐다. '인트린직', '레다' 등 병의원 판매 전용 화장품을 출시해 판매하고 있었지만, 본격적인 코스메슈티컬 개발은 2016년부터다. 동화약품은 그해 2월 기존 화장품사업부를 더마톨로지사업부로 개편하면서 제품 개발에도 속도를 냈다.

그 결과 1년 만에 2017년 2월 자체 연구 개발 끝에 '활명수'의 11가지 생약 성분 중 육계, 건강, 정향, 진피, 육두구 등 5가지 생약 성분을 선별해 만든 화장품인 활명 스킨 엘릭서를 출시했다. 액상 소화제 활명수는 동화약품의 대표적인 의약품이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활명 스킨 엘릭서는 활명수에 담긴 생약 성분을 활용해 만든 화장품"이라면서 "제품 출시 직전에 직원들에게 미리 써보라고 했는데 반응이 무척 좋았고, 이를 토대로 미국에서 제품을 먼저 선보인 결과 제품의 성공 가능성을 봤고 이를 토대로 본격적으로 화장품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게 됐다"고 덧붙였다.

현재 동화약품의 코스메슈티컬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인물은 오너 4세인 윤현경 더마톨로지사업부 상무다. 윤 상무는 동화약품 윤도준 회장의 장녀로, 2017년부터 더마톨로지사업부를 맡아 활명 브랜드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 4세인 윤 상무를 더마톨로지사업부 책임자에 앉힌 것은 그만큼 동화약품이 화장품 사업에 비중을 두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이번 세포라 입점을 앞두고 직접 활명 콘셉트와 디자인 등을 꼼꼼히 챙긴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동화약품의 첫 기능성 화장품 '활명 스킨 엘릭서'. /사진=동화약품

◇차별화된 시장 공략법과 스토리텔링 담긴 마케팅

동화약품이 코스메슈티컬 시장 후발 주자였지만, 두각을 보인 데에는 다른 제약사와는 달리 차별화된 전략을 택했기 때문이다. 먼저 활명수 성분을 활용해 탄생한 활명 스킨 엘릭서는 단일 제품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바로 화장품으로 출시할 수가 없었다. 국내에선 제도적으로 단일 제품으로는 화장품을 출시하지 못하기 때문에 라인업을 구성해야만 한다.

동화약품은 자체 개발 화장품인 활명 스킨 엘릭서의 가능성을 엿보기 위해 미국 시장을 먼저 공략했다. 그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윤 상무는 과거 기자와 만나 "황제의 궁중 비방에서 출발했다는 활명수의 스토리텔링이 미국에서도 통했다"며 "세럼, 클렌징, 크림 등도 활명 브랜드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동화약품은 실제로 활명 스킨 엘릭서 선보인 지 1년 4개월 만에 '활명 스킨케어 라인'을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안티 옥시던트 리쥬베네이팅 세럼', '이너글로우 모이스쳐라이징 세럼', '리바이탈라이징 크림', '하이드레이팅 크림', '활명 클렌징 밤' 등 총 5종으로 구성됐다.

현재 활명 브랜드는 미국 노드스트롬 백화점과 아마존(Amazon.com), 중국 알리바바, 싱가포르 대표 헬스앤뷰티(H&B) 스토어 가디언(Guardian), 멕시코 팔라시오(Palacio de Hierro) 백화점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국내에선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과 롭스에 입점하며 첫선을 보였고, 지난주에는 삼청동에 활명 플래그십 스토어도 열었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활명 브랜드는 해외에서 먼저 활발히 진출하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받았다"며 "국내의 경우 이번 세포라 입점을 통해 본격적으로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화약품은 2017년 코스메슈티컬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해외 시장을 주로 공략해왔지만, 올들어 국내 시장 공략에도 나서면서 향후 성장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회사 측은 "아직은 사업 초기 단계라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할 순 없지만, 코스메슈티컬 사업을 향후 신사업 성장동력으로 삼아 캐시카우로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세포라 한국 매장에 입점한 '활명 스킨케어 라인' 제품. / 사진=동화약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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