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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제약사 오너십 점검]조동훈 하나제약 부사장, 내년 CEO 데뷔하나④'글로벌 사업 총괄' 조예림 이사, 올해 등기임원 선임…남매경영 주목

조영갑 기자공개 2019-12-18 08:12:12

[편집자주]

중소 제약사 오너십이 전환기를 맞고 있다. 수십 년간 경영을 책임진 1세대, 2세대 오너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후계자에게 지휘봉을 넘기고 있다. 전면에 나선 일부 경영자들은 기존의 틀을 벗어나기 위해 혁신을 주도하기도 하지만, 일부는 관행을 답습하기도 한다. 중소 제약사 오너십의 전환 양상을 점검해보고, 회사의 미래상을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6일 17:3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제약은 마취제와 마약성 진통제 분야의 최강자다. 중증도 진통제 하나구연산펜타닐주는 56%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흡입마취제인 세보플루란 역시 50% 넘는 시장점유율로 후발 그룹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다. 외에도 순환기, 소화기, 진통제 부문에서 다양한 제품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매출액은 2018년 1528억원으로 업계 30위권 수준이지만 영업이익률은 22%로 최고 수준(336억원)이다.

진통제, 마취제 명가를 일군 주역은 조경일 전 회장이다. 1978년 우천제약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회사는 1996년 하나제약을 인수하면서 상호를 현재의 하나제약주식회사로 변경했다. 이때 진통제, 마취제 명가의 주춧돌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마약성 진통제, 마취제의 경우 보험급여 및 인허가의 벽이 높기 때문에 진입이 힘든 독과점 시장으로 분류된다. 높은 영업이익률의 비결은 이 때문이다.

현재 하나제약을 이끄는 주역은 조 전 회장의 세 자녀다. 정확히 말하면 두 자녀다. 조동훈 부사장과 그의 누나인 조혜림, 조예림 씨가 경영, 재무, 개발 파트에서 활약하다가 첫째인 조혜림 전 이사가 회사를 떠나고 동훈, 예림 씨만 남았다. 혜림, 예림 씨는 쌍둥이로 2003년 3월 미국 유학을 마치고 회사에 합류해 17년 가까이 커리어를 쌓았다. 조 부사장은 13년 동안 근무하며 현재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현재 하나제약의 승계 작업은 지분구조 상 완료된 모양새다. 조경일 전 회장은 3남매에게 지분을 모두 증여하고 현재 본인은 3.24% 정도(52만5466주)만 보유하고 있다. 아들 조 부사장이 25.23%로 개인주주로서는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으며, 조예림 이사가 11.40%, 조혜림 전 이사가 10.98%, 배우자 임영자 씨가 4.28%를 보유하고 있다. 매형 및 조카의 친족지분을 모두 합하면 58.30%다.

지분이나 직위 상 사실상 승계는 조 부사장에게 완료된 셈이다. 지난해 8월 유가증권 시장 입성을 위해 전문경영인으로 영입한 이윤하 대표가 경영을 이끌고 있지만, 여전히 회사에 영향력을 끼치는 조 전 회장과 최대주주 조 부사장의 존재감을 따졌을 때 전문경영인 체제가 오래가지 않으리라는 게 업계 전반의 중론이다. 임기만료인 내년 3월을 전후해 조 부사장이 경영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하나제약의 탈세혐의로 인해 조 전 회장이 2016년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경영 일선에서 활약하던 3남매의 기류에는 변화가 감지된다. 당시 하나제약은 조세포탈혐의로 조 전 회장을 비롯해 전영실, 허인구 대표 등이 실형을 받은 바 있다. 추징세액은 245억원에 달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조경일 회장이 경영에 물러나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했지만 여전히 책임소재에 대한 논란이 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당시 재무파트에서 근무하던 장녀 조혜림 이사가 올해 6월 경 돌연 회사를 떠나면서 업계에서는 이에 대한 책임을 조 이사가 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하나제약 측은 “개인적인 사유(학업)로 인해 회사를 관두게 됐다”고만 밝혔다. 조혜림 이사는 2005년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대학을 졸업하고 이듬해 하나제약 경리부에 입사해 10년 이상 하나제약의 자금을 담당했다. 1979년 생으로 올해 만 40세다.

대신 쌍둥이 동생인 조예림 이사대우가 등기 이사로 선임됐다. 조 이사는 언니와 마찬가지로 어바인대학 출신이지만 3남매 중 회사에 가장 빨리 입사했다. 2002년 마케팅부로 출발해 개발부(2006~2018), 글로벌사업팀 등을 거쳐 현재 하나제약의 글로벌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차세대 마취제로 꼽히는 레미마졸람을 2013년 독일 파이온사에서 도입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글로벌팀은 글로벌BD팀으로 재편돼 조 이사가 이 사업개발을 이끌고 있다.

레미마졸람은 진정효과와 회복시간이 빠른 장점을 두루 갖춘 약물로, 기술을 도입해 올해 2월 국내임상 3상을 완료하고 내년 하반기 품목허가 승인을 앞두고 있다. 국내 시장규모는 약 1000억원으로 추산된다. 글로벌 시장은 약 5조원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파이온사가 갖고 있다. 하나제약은 파이온과 협의해 동남아 시장 역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지난 6월 ‘쌍둥이 자매’ 인사는 내년으로 예상되는 조 부사장의 대표이사 데뷔에 맞춰져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제약유통업계의 한 전문가는 “하나제약의 아킬레스건인 자금문제를 정리하면서 글로벌 사업을 총괄한 조예림 이사를 조 부사장과 함께 키우는 게 회사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자금관리를 총괄하던 조 전 이사의 빈자리는 2014년부터 경영본부 총괄팀장을 맡다가 지난해 CFO로 승진한 윤홍주 이사가 대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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