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 쇼크’ 롯데 유통 계열사, ‘인사 쇼크’ 성장 정체·수익성 악화, 사업부 대표 '전면교체' 강수…신임 대표진 '역량 검증' 과제
박상희 기자공개 2019-12-19 09:48:24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8일 11: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 유통BU(사업부문) 핵심인 롯데쇼핑이 고강도 인적쇄신에 나섰다. 롯데마트를 제외한 백화점·슈퍼·e커머스·롭스 대표 등 주요 사업부문 대표를 전면 물갈이한다. 신상필벌 인사 원칙에 맞춰 롯데쇼핑 내 주요 사업부 대표를 교체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쇼핑은 매출이 지난해 대비 감소하면서 성장이 정체된데다 영업이익은 '어닝 쇼크' 수준으로 감소했다.신임 대표진은 1965년생 전후가 주축이다. 젊은 인사를 앞세워 롯데쇼핑에 변화와 혁신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유통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가운데 디지털 전환을 강조해왔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유통BU장에 강희태 롯데백화점 사장(사진)이 내정됐다. 유통BU장은 백화점 마트 슈퍼 하이마트 홈쇼핑 편의점 등 14개 계열사를 총괄한다. 강 사장은 BU장으로 승격하지만 기존처럼 롯데쇼핑 대표이사 직을 그대로 수행한다. 롯데그룹은 19일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 및 임원 인사를 확정한다.
롯데쇼핑은 사업부 별 대표를 두고 있다. △백화점 △마트 △슈퍼 △e커머스 △롭스 등이다. 이번 인사에서는 문영표 롯데마트 대표(부사장)를 제외한 나머지 사업부 대표가 모두 물갈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강 사장 후임인 롯데백화점 대표엔 황범석 롯데홈쇼핑 상품본부장(전무)이 내정됐다. 백화점에 전무급 대표가 선임된건 파격이란 평가다. 줄곧 사장급 대표이사가 백화점을 총괄했다. 황 전무는 1965년 생이다.
롯데슈퍼 대표는 남창희 롯데마트 전무가, 롯데e커머스 대표에는 조영제 롯제지주 전무가, H&B스토어인 롯데롭스 대표에는 홍성호 롯데백화점 전무(영남지역장)가 내정됐다. 남 전무와 조 전무는 1966년 생이다. 홍 전무는 1962년 생이다.
마트를 제외한 주요 사업부 대표가 물갈이 된건 부진한 실적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3분기 누적 기준 롯데쇼핑 매출액(연결기준)은 13조308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기간 13조4224억원 대비 1000억원 넘게 감소했다. 성장이 정체된 셈이다.
수익성 악화는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3분기 누적 5067억원을 기록한 영업이익은 올해 3844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25% 넘게 감소했다.
슈퍼부문은 지난해(3분기 누적기준) 396억원에서 올해 611억원으로 적자가 심화됐다. 지난해 롯데닷컴을 흡수합병하면서 출범한 e커머스부문은 M&A(인수합병) 등을 동원한 규모 확장 및 온·오프라인 전환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백화점부문은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 다만 현대백화점과 ㈜신세계 등 경쟁사가 최근 대표이사를 모두 젊은 세대로 교체한 것을 의식해 젊은 피를 수혈한 것으로 풀이된다.
눈에 띄는 건 대표가 바뀌지 않은 롯데마트다. 할인점부문은 올 3분기까지 33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여전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지난해 같은기간 누적적자가 3237억원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대형 할인점포를 늘려가며 중국 사드 사태 후폭풍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대표 교체는 철저히 실적과 성과에 근거해 신상필벌식 인사를 한 것으로 해석된다. 더불어 젊은 세대를 전면에 배치하면서 신동빈 회장이 강조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힘을 실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유통BU장의 권한이 확대되면서 각 사업부문 대표가 얼마나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기존 이원준 유통BU장도 롯데쇼핑 대표이사를 겸직했지만 당시는 강희태 롯데쇼핑 사장과 공동 대표이사 체제였다. 강 사장이 유통BU장으로 승진하면서 롯데쇼핑은 단독 대표체제로 전환한다. 강 사장이 각 사업부에 대해 인사권과 예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전에 사업부 대표를 맡아본 적이 없는 신임이 대거 중용됐다는 점에서 역량 검증 문제도 제기된다. 백화점·슈퍼·e커머스·롭스 대표 모두 전무급으로 사업부 대표는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실적 부진에 사실상 롯데쇼핑 주요 사업부 수장을 모두 물갈이하는 고강도 인사혁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면서 "전무급 젊은 대표들이 신 회장이 기대하는 변화와 혁신의 바람을 일으킬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