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곡점 맞은 자동차부품사]준비 마친 넥센타이어, 유럽 판매 확대 시동R&D센터 확충·체코공장 가동…강호찬 부회장 '생산·영업' 직접관리
유수진 기자공개 2019-12-23 07:28:28
[편집자주]
도약하느냐, 아니면 도태되느냐. 국내 자동차부품사들은 변곡점에 서있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내연기관차에서 전동화·자율주행·커넥티비티로 대표되는 미래차로 이동하고 있다. 부품사들에도 이에 걸맞는 변화와 혁신이 요구된다. 부품사들은 선제적 연구개발(R&D)과 새로운 투자, 사업구조 개편 등을 단행하며 다가올 새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더벨은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자동차부품사들의 현황과 미래차 부품 개발 성과를 집중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20일 1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넥센타이어가 유럽시장 공략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치면서 판매량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지난해 독일에 유럽 R&D센터를 신축한데 이어 올 9월 두 번째 해외 생산기지인 체코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시동을 건 상태다.특히 최근 강호찬 부회장이 직접 유럽지역을 챙기기로 하면서 넥센타이어가 유럽을 기반으로 '제2의 도약'을 할 거란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유럽 현지 생산 및 판매가 가능해진 만큼 유연한 대응으로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넥센타이어는 지난 16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업구조 개편을 단행하며 유럽지역 대표와 아시아·태평양지역 대표직을 신설했다. 회사 전체를 총괄하는 강 부회장과 재무 전문가인 이현종 사장이 유럽과 아태지역을 각각 맡아 전보다 세부적으로 생산과 영업 등을 관리하기로 했다.
강 부회장이 직접 유럽대표 자리에 앉은 건 유럽시장 공략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해석 가능하다. R&D센터 확충과 공장 가동에 이은 유럽시장 대응 전략의 마지막 단계로도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올 하반기 가동에 들어간 체코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을 기반으로 유럽 내 영향력 확대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의미로 풀이한다.
앞서 넥센타이어는 올 8월 말 유럽 첫 생산기지인 체코공장을 준공하고 본격적으로 가동에 돌입했다. 지난 2014년 6월 글로벌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신공장을 건설하기로 한지 5년여 만이었다. 당시 넥센타이어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유럽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현지 공장 설립을 결정, 지역으로 체코를 낙점했다. 유럽의 기존 고객사들에 안정적으로 타이어를 공급하고 신규 공급처도 확대하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동유럽 체코 우스티주 자테츠시의 약 65만㎡(20만평) 부지에 세워진 해당 공장은 반경 400㎞ 이내에 약 30여개의 완성차 제조사가 위치해 있다. 신차용 타이어(OE) 공급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또한 유럽 최대 시장인 독일과 프랑스, 영국 등과도 접근이 용이해 고객사 확보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체코공장 준공식에는 강병중 회장과 강 부회장이 함께 참석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강 부회장은 "주요 자동차 메이커의 본고장인 유럽에 생산거점을 확보함으로써 향후 프리미엄 OE 공급과 후속하는 교체용 타이어(RE) 시장의 판매 확대를 통해 유럽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넥센타이어의 타이어 매출 중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5% 가량이다. 올 3분기 누적 기준 전체 타이어 매출 1조5347억원 가운데 3767억원을 유럽에서 벌어들였다. 이는 북미(4055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그 뒤를 내수(3386억원), 아시아(1678억원), 중동(1631억원) 등이 잇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유럽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조만간 유럽이 가장 크게 매출에 기여하는 시장으로 떠오르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체코공장은 연간 약 300만개의 타이어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회사 측은 단계적으로 생산라인을 증설해 오는 2022년 연산 1100만개 수준까지 캐파를 확대하겠단 계획이다. 이 경우 넥센타이어의 글로벌 생산능력이 연 5000만개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 생산능력은 4200만개 가량이었고, 그 중 4004만개를 실제 생산했다.
특히 유럽 현지 생산 자체만으로 수익성 개선 효과도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그동안 넥센타이어는 국내 양산과 창녕, 중국 청도 등 세 곳에서 타이어를 생산해 국내와 중국, 미주, 유럽, 중동 등 글로벌 시장에 판매해왔다. 이 과정에서 매년 운송 등에 들어가는 물류 비용이 증가하며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넥센타이어의 지난해 물류비는 1372억원으로 전년 동기 1093억원보다 25.5% 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영업이익 1824억원의 3분의 2를 넘는 금액이다. 따라서 체코공장 생산 물량이 유럽과 북미 등의 수요를 담당하게 되면 추후 물류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수익성 개선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체코공장은 유럽시장의 수요 증가에 따른 판매 확대와 현재 공급 중인 포르쉐, 폭스바겐, 르노 등 유수의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로의 안정적인 타이어 공급을 위해 건설됐다"며 "이번 사업구조 개편으로 강 부회장이 유럽의 영업과 생산을 보면서 최종적으로 전체를 다 총괄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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