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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 해외수주 위해 '불문율'도 깼다 최초 '관' 출신 외부인사…한수원 출신 조석 사장, 현대일렉트릭 CEO 기용

구태우 기자공개 2019-12-27 07:14:14

이 기사는 2019년 12월 26일 14: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사상 처음으로 '관 출신' 외부인사를 계열사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조석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전 사장을 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로 내정한 데는 해외 수주를 염두했다는 분석이다. 조 전 사장의 한수원의 해외 원전 수주 경험이 현대일렉트릭에서 통할지 관심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6일 현대일렉트릭 신임 사장으로 조석 한수원 전 사장(사진)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조 신임 사장은 실적 악화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정명림 전 사장의 후임으로 기용됐다.

조 사장은 현대중공업그룹 최초의 외부 인사다. 흑자 전환을 위해 그룹의 '불문율'을 깼다는 평이다.

1957년생인 그는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했다. 1981년 행정고시 24회에 합격해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원전산업기획단장과 산업경제 및 에너지 정책관,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등 주로 공직 생활의 대부분을 에너지 분야에서 보냈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을 역임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해외 수주를 강화하기 위해 한수원 CEO를 데려왔다는 분석이다. 공기업인 한수원은 세계 2위 원자력 발전회사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계약을 체결한 이후 해외 수주에 주력하고 있다. 조 사장은 당시 한수원 사장으로서 해외 원전 수주에 총력을 기울인 경험을 갖고 있다.

조 사장은 30년의 공직 생활과 3년의 한수원 CEO 기간 동안 해외 에너지 분야에 다양한 에너지 네트워크를 쌓았다는 평이다. 조 사장의 해외 수주 활동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대일렉트릭의 해외 영업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 등 신흥시장일수록 인적 네트워크 구축이 필수라는 해석이다.

신규 원전을 건설하거나 기존 설비를 보수할 때 현대일렉트릭 제품이 탑재되는 효과도 기대된다. 현대일렉트릭의 변압기와 배전반은 원전 플랜트에 들어가는 핵심 기자재다.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변압기와 배전반이 차지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약 70여기의 신규 원전이 발주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카자흐스탄, 불가리아, 체코 등 5개국에 원전 수출을 타진하고 있다.

현대일렉트릭은 한수원 출신인 조 사장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수주가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일렉트릭은 현대중공업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2017년 현대중공업에서 분사됐다. 분사 첫 해 흑자를 냈지만, 2년 째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789억원의 순손실을 낸 데 이어 올해 3분기까지 순손실 규모는 1097억원에 달한다.

주력 제품인 변압기와 배전반의 매출도 줄어드는 추세다. 전기전자 분야의 매출은 지난해 3분기 대비 56.6% 감소했다. 전기전자 분야는 해외 비중이 65%에 달해 흑자 전환을 위해선 해외 시장의 매출이 늘어야 한다.

내부 인사만 대표이사로 기용한다는 그룹의 '불문율'을 깨고, 관 출신을 영입한 것도 흑자 전환에 대한 절박함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20년에는 새로운 경영진을 중심으로 흑자 달성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조 사장은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를 반드시 정상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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