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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2020 점검]SM면세점, 하나투어 ‘밑 빠진 독’되나②관광사업과 시너지 노렸으나 ‘적자경영’…힘 빠진 ‘시내점’

김선호 기자공개 2019-12-31 08:57:57

[편집자주]

내수 기반으로 성장해온 유통업계와 식음료업계는 2010년대 들어 변화를 시도한다. 해외로 눈을 돌려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섰고, 사업 다각화에 힘을 실었다. 2020년을 목표로 장기 비전을 발표한 곳도 많았다. 2020년까지 매출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목표로 삼았던 2020년 경자년(庚子年)이 코앞이다. 2020 비전을 제시했던 기업들을 대상으로 그간의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성장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27일 07: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천공항점과 시내점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주요 거점국가에도 면세점 사업에 진출해 연평균 28% 성장세를 이어나가 2020년 2조원을 달성하도록 하겠다”

2015년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를 획득한 하나투어의 자회사 SM면세점은 2020년을 향한 당찬 포부를 밝혔다. 당시 권희석 SM면세점 대표는 "'2020년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2016년 인천공항점에서 790억원, 시내면세점에서 35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당시만 해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알려진 면세점을 품에 안은 하나투어는 실적 향상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비전과는 달리 적자경영이 지속된 SM면세점은 최근 모기업 하나투어의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SM면세점의 출혈 주범인 시내면세점을 대폭적으로 축소하고 공항점 사업을 확대했으나 여전히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다.

◇독이 든 성배 ‘면세점 특허’…시내점 ‘출혈’ 봉합

2013년 중소·중견기업 활성화를 위해 관세법이 개정됨에 따라 하나투어가 면세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이전만 해도 동화면세점을 제외하면 대규모 자본을 바탕으로 한 대기업이 면세사업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하나투어는 자회사 SM면세점을 설립해 2015년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면세점 중소·중견 제한경쟁 입찰과 서울 지역 시내면세점 특허경쟁에 뛰어들었다. SM면세점의 모기업 하나투어는 국내 여행업계 1위 업체인 만큼 여행객을 주 소비자로 하는 면세업을 추가할 시 그 시너지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했다. SM면세점은 두 면세점 특허경쟁에서 모두 승기를 잡았다.
자료: 관세청

SM면세점의 공항점 운영은 순항을 했으나 시내면세점에서 차질이 빚어졌다. 대기업에 비해 MD역량이 현저히 뒤처짐에 따라 시내면세점 매장을 채울 수 있는 ‘킬러’ 브랜드 유치가 순조롭지 못했다. SM면세점은 당초 2015년 말경에 시내면세점 오픈을 계획했으나 일정을 연기해 그 다음 해인 2016년 초 매장을 오픈할 수 있었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SM면세점 시내면세점은 2016년 563억원, 2017년 626억원, 지난해 585억원 매출(거래액)을 올렸다. SM면세점이 특허를 획득하기 위해 제출한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2016년 3536억원, 2017년 4343억원, 지난해 5616억원을 기록했어야 했다. 당초 계획된 매출 목표에 비하면 턱 없이 부족한 실적을 보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SM면세점이 중소·중견 사업자가 지닌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며 “MD와 영업부문에서 성과를 올리지 못함에 따라 시내면세점에서 출혈이 커진 가운데 2017년 터진 중국발 악재 ‘사드보복’의 직격타를 맞았다”고 전했다.

SM면세점은 시내면세점 출혈을 최소화하기 위해 2017년부터 매장 면적을 축소하기 시작했다. 2016년 오픈 당시만 해도 총 6개층에 이르던 매장을 2017년 4개층, 지난해 3개층으로 줄였다. 올해 초에는 2개층으로 축소하며 사실상 시내면세점 운영에 힘이 빠진 상태다. 만약 시내면세점 운영을 포기할 시 인터넷면세점을 운영할 수 없기 때문에 최소한의 면적만 매장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출구 전략 ‘공항 입국장’…안개에 덮힌 '사업 지속성'

SM면세점은 시내면세점을 축소했으나 공항점 사업은 확장해나갔다. SM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점에 이어 지난해 초 제2여객터미널점을 개점했다. 올 5월 말부터는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하며 수익성 강화에 나섰다.

시내면세점 사업이 축소됨에 따라 SM면세점의 영업손실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영업손실은 2017년 276억원, 2018년 13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 영업손실은 26억원으로 전년동기(115억원)대비 342% 감소했다. 시내면세점 출혈은 최소화됐으나 인천공항점 임대료 부담으로 인해 끝내 흑자전환에는 실패한 것으로 분석된다.


SM면세점은 올해 입국장 면세점을 통한 수익성 강화에 나섰다. 입국장 면세점의 경우 기존 국내에 없던 면세점 형태로서 해외 여행을 마친 내국인 입국객이 마지막으로 면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SM면세점도 이를 노리고 인천공항 입국장 면세점 사업자 선정 입찰에 뛰어들어 특허를 획득했다. SM면세점 입국장 면세점은 5월 말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그러나 입국장 면세점도 SM면세점의 수익성 강화에 보탬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인천공항이 제시한 입국장 면세점 연매출은 1062억원이다. 월평균 88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야 하는 수치다.

SM면세점 입국장 면세점 매출은 기대 이하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으며 전월대비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SM면세점 올해 6월 매출은 38억원, 7월 32억원을 기록했다. 제2여객터미널에서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엔타스듀티프리의 매출과 합산할 시 6월 53억원, 7월 41억원을 기록했다. 월평균 88억원 매출 기대치에 못 미치는 성과다.

업계 관계자는 “입국장 면세점이 ‘오픈 효과’로 매출이 오르게 되지만 현재 추이로 볼 때 급속히 소비자 관심이 얼어붙고 있는 상황”이라며 “일반적으로 개점 이후 입점 브랜드 상품이 완비되면서 매출이 점진적 상승세를 보이나 입국장 면세점은 이와 반대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입국장 ‘인도장’이 개설될 경우 입국장 면세점 매출은 더욱 감소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입국장 인도장은 해외 여행객이 시내면세점이나 인터넷면세점에서 구매한 면세품을 입국할 때 받을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다. 입국객이 면세품을 구매하기 위해 입국장 면세점을 굳이 찾아갈 필요가 없어지는 셈이다.

SM면세점은 곧 다가오는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사업자 선정 입찰에서 반드시 승기를 잡아야만 한다. SM면세점이 운영 중인 매장은 현재 시내점, 인천공항 제1·2여객터미널점과 입국장 면세점이다. 그 중 제1여객터미널점 수익으로 추가 실적 하락을 방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점 면세점 입찰에서 고배를 마실 경우 사업 지속 여부를 검토해야 되는 위기까지 찾아올 수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SM면세점은 고객 편의 증진 및 내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다양한 브랜드 소싱 및 국내외 중소기업 제품의 판로 확대를 지원하고 있다”며 “모기업 하나투어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방한 외래관광객 유치에 힘쓰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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