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League Table]톱티어 VC, '글로벌 품격' 증명했다IMM '랜드마크 투자'·한투파 '역외펀드 두각'·KB '글로벌 전담펀드 조성'
박창현 기자공개 2020-01-02 07:04:34
이 기사는 2019년 12월 31일 08: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톱티어(Top-tier) 벤처캐피탈들이 2019년 글로벌 투자 부문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냈다. IMM인베스트먼트(이하 IMM)는 다른 VC들은 시도조차 못할 글로벌 랜드마크 거래를 다수 성사시켜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오랜 기간 해외 영토 확장 기반을 다져온 한국투자파트너스(이하 한투파)도 역외펀드 운용자산 규모를 7000억원까지 키웠다. KB인베스트먼트는 모그룹과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전담 펀드를 연이어 결성하고 있다.IMM은 전체 운용자산(AUM) 규모가 3조6000억원에 달하는 메머드급 투자자다. 벤처투자 뿐만 아니라 메자닌과 인프라 등 투자 포트폴리오도 다양하다. 10여 년 넘게 축적한 최고 수준의 트랙레코드도 주요 자산이다. 투자 능력을 검증 받은 IMM의 시선은 밖을 향했다. 가시적인 성과물도 쏟아졌다.
2019년 상반기 베트남 마산그룹 상환전환우선주(RCPS)에 1000억원을 투자하며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마산그룹은 베트남 증시에 상장된 민간기업 중 시가총액이 두번째로 높으며, 식음료 유통과 축산, 광물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두번째 투자도 이어졌다. 이번에는 베트남 최대 기업 '빈그룹'과 손을 잡았다. 앞선 투자와 마찬가지로 전략적 투자자(SI)로 SK그룹이 참여했다. 전체 투자 규모는 3억달러에 달했다. 두 거래 모두 메자닌 투자로 진행됐기 때문에 투자 안전판이 확보됐다. 여기에 베트남 최대 기업들과 연결고리가 생기면서 후속 거래 기회까지 엿볼 수 있다.
화룡점정은 최근 성사된 미국 인프라 기업 'TEP(Texas Express Pipeline)' 투자건이다. IMM은 TPE가 발행한 우선주 35%를 8억3000만달러에 매입했다. TEP는 로키산맥(Rocky Mountains) 등지에서 액화천연가스(LNG)를 운반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IMM이 직접 거래 구조를 세팅하고 이사회 의석까지 확보했다는 점에서 진일보된 투자 기술과 역량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한투파 또한 국내 VC의 한계를 넘어 해외 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찍이 해외 거점을 확보하고 네트워크 구축에 힘써온 한투파는 2019년 '역외펀드 AUM 7000억원 돌파'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2018년과 비교해 역외펀드가 6곳에서 9곳으로 늘었고, AUM도 2000억원 이상 커졌다. 한투파-GEK 기술혁신펀드(340억원)와 한투파-청두 파트너십 펀드(867억원), 한투파-장가항 벤처캐피탈 펀드(850억원)가 일등공신들이다.
2018년부터 대형 펀드를 결성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한투파는 최근 두 해 동안 역외펀드로만 총 4900억원을 모았다. 웬만한 국내 중형 VC보다도 AUM 규모가 더 크다.
실탄이 쌓인 만큼 투자액도 커졌다. 실제 2019년 3분기까지 해외 VC 투자금액이 6600억원을 넘어서면서 부동의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타깃 시장도 중국은 물론 미국, 유럽, 이스라엘, 동남아시아 등 더 다양해지고 있다. 총 수익 또한 65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투자자로 도약하고 있는 셈이다.
KB인베스트먼트는 글로벌 전담 펀드를 연이어 결성하며 투자 역량을 키워나고 있다. 먼저 상반기 중 KB금융 주요 계열사들의 출자를 받아 2200억원 규모의 KB글로벌플랫폼펀드를 결성했다. 주요 투자 대상은 국내는 물론 동남아와 인도 등 이머징 마켓의 혁신 스타트업들이다.
실제 랜드마크딜도 여럿 건 성사시켰다. KB인베스트먼트는 첫 투자로 동남아시아의 '우버'로 불리는 그랩을 선택하며 시장에 확실한 인상을 남겼다. 이어 인도 트럭 물류업계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리비고(Rivigo)'의 시리즈 E 투자에 참여해 아시아 전역으로 투자 대상을 넓혔다. 해당 투자로 리비고는 창업 5년 만에 유니콘 기업으로 우뚝 섰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최대 국영 통신그룹인 텔콤(Telkom)과 공동운용 펀드 '센타우리(Centauri) 펀드'를 결성하기로 했다. 연내 1차 결성을 마무리 짓고 추가 출자자 모집을 통해 최대 1억5000만달러 규모로 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KB인베스트먼트는 텔콤의 사업 자산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협업 방안을 검토해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글로벌 전략을 다양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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