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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프로젠, 우회상장 앞두고 지배력 강화 행보 계열사간 지분거래 주목…김재섭 회장 그룹 장악력 ↑

서은내 기자공개 2019-12-30 09:13:38

이 기사는 2019년 12월 27일 18:1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이프로젠이 에이프로젠KIC(이하 KIC)와 역합병을 위한 준비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에이프로젠 그룹은 최대주주의 에이프로젠 지분율을 높임과 동시에 KIC에 대한 그룹사의 안정적인 지분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합병을 안정적으로 성사시키고 합병 후 김재섭 에이프로젠 그룹 회장의 실질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에이프로젠은 약 700억원 가량을 투입해 계열사 에이프로젠KIC의 지분율을 처음으로 13%가량 취득했다. 또 상반기에 에이프로젠 최대주주 지베이스는 1300억원 규모의 에이프로젠 주식을 취득하며 지분율을 20%에서 31%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프로젠은 현재 상장 계열사인 KIC와의 합병을 통해 상장을 꾀하고 있다. 지난 5월 에이프로젠은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로부터 전환사채 발행 방식으로 200억원으로 조달하면서 2년 내 상장 조건을 내걸기도 했다. 지난해 말부터 합병 절차 개시 시기, 방법, 형식에 대해 논의를 시작하는 한편 올초 주관사로 선정해 합병을 본격화한 상황이다.

에이프로젠은 2016년에도 상장을 시도했으나 회계처리 문제로 인해 한차례 좌절을 겪었다. 다음으로 KIC와의 합병방식을 택했다. KIC는 에이프로젠그룹 지주사인 지베이스가 2017년 나라KIC의 지분 63%를 3자배정 유증 참여를 통해 인수한 후 사명을 바꾼 업체다.

에이프로젠이 린드먼아시아로부터 투자 유치 당시 평가받은 기업가치는 1조2100억원이다. KIC는 현재 시가총액이 약 4100억원이다. 김재섭 회장을 비롯해 지베이스, 특수관계자 등 최대주주의 에이프로젠에 대한 지분율은 66.5%다. 최대주주 측의 에이프로젠KIC 지분율은 지베이스 20.48%, 에이프로젠 13.29%로 총 33.7% 정도다.

앞으로 상장은 '역합병' 구조로 전개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형식적으로 볼때 과거 셀트리온의 사례와 비슷하다. 셀트리온은 2008년 상장사인 전자업체 오알켐의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에 오른 뒤, 오알켐에 흡수합병됐으며 결과적으로 우회상장에 성공했다.

에이프로젠과 KIC의 합병 후 상장이 유지되려면 상장사인 KIC가 존속하고 비상장사 에이프로젠이 소멸하는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 형식은 에이프로젠KIC가 에이프로젠을 흡수합병하는 형태다. 다만 양사 기업가치나 최대주주 지분율을 볼 때 실질상으로는 에이프로젠이 KIC를 합병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최근 지베이스가 에이프로젠 지분율을 10%p 이상 끌어올린 배경은 두 가지로 해석된다. 일차적으로는 합병 이후 합병법인의 주가가 오를 것을 예상해, 미리 지분율을 높여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향후 김재섭 회장의 합병 후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합병후 존속회사인 KIC는 소멸하는 에이프로젠 주주들에게 합병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KIC의 덩치로볼 때 기업가치 1조원이 넘는 에이프로젠의 합병대가를 현금으로 지급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에이프로젠 주주들에게 KIC 신주를 발행해 줄 가능성이 크다.

결과적으로 현재 지베이스와 김재섭 회장이 보유한 에이프로젠 주식이 KIC 주식으로 대체된다. 김 회장의 에이프로젠 지분율을 올려둘수록 더 많은 KIC 주식을 받게 되고, 합병법인에 대한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또 에이프로젠이 KIC의 지분율을 13%까지 높인 이유는 합병을 통과시키기 위한 제반 요건을 맞추기 위해서인 것으로 관측된다. 합병은 주총 특별결의 사항이므로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이상의 수와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이상의 수의 동의를 함께 충족시켜야 한다. 안정적으로 합병 승인을 얻으려면 33% 이상 지분이 필요하므로 KIC에 대한 최대주주 지분율을 33% 이상으로 맞춰둔 것이다.

물론 올해 초까지 지베이스의 KIC 지분율은 33%였다. BW 채권자들이 KIC에 대한 인수권을 행사하게 된다면 지분율이 20%로 내려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에이프로젠이 해당 BW를 인수하고 신주인수권을 행사하는 과정을 거쳐 KIC 지분 13%를 보유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지베이스의 지분율은 희석돼 20%로 내려갔다. 결과적으로 지베이스와 에이프로젠이 에이프로젠KIC 지분 33%를 보유하게 된 셈이다.

반대로 올해 KIC도 에이프로젠 주식을 추가로 취득했다. 올초 대비 지분율을 1%p 높였다. 이 역시 실질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KIC가 보유하는 에이프로젠 주식은 합병 후 KIC가 보유한 자기주식으로 바뀐다. 그만큼 합병과정에서 의결권이 없는 자기주식을 제외한 실질 지배력을 증가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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