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페이코 종료… '배민페이' 키우기 본격화? "단순한 서비스 변경 일환"…고객 편의 높이겠다는 설명과는 상충
서하나 기자공개 2020-01-08 07:36:27
이 기사는 2020년 01월 07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앱 '배달의민족'이 자체 간편결제 시스템을 키우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배달의민족은 최근 자체 간편결제 시스템인 '배민페이' 서비스를 대폭 개선했는데 이후 한달 만에 NHN의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 지원을 종료했다. 이는 급성장하는 간편결제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려는 것이라는 해석이다.배달의민족은 페이코 지원 종료가 배민페이를 키우는 것과는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고객 편의와 직결되는 B2C 서비스에서 간편결제 서비스를 종료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 반면 NHN은 이번 제휴 종료가 배달의민족 측 전략적 결정으로 이뤄진 측면이 크다고 설명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11월 19일부터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인 '배민페이' 결제방식을 '원터치' 방식으로 개선했다. 원터치 방식은 터치 한 번으로 모든 결제 과정을 단축한 시스템이다. 기존에 쿠팡이 자체 개발해 서비스 중인 '원터치결제' 방식과 유사하다.
이 방식을 이용하면 배달앱에서 주문을 할 때 화면 이동이나 비밀번호 입력 없이 주문과 동시에 결제가 이뤄진다. 기존의 배민페이는 미리 계좌 또는 카드를 등록한 뒤 비밀번호 6자리를 입력하는 방식이었다. 본인 인증은 최초 1회 해놓으면 되고 결제용 계좌와 카드는 여러 장을 등록할 수 있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배민페이를 사용하면 배달앱 바깥에서 실행해야 하는 별도의 간편결제 앱을 거칠 필요가 없어져 더욱더 빠르고 편리하게 결제를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며 "모바일 결제 과정을 최소화해 이용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12월 31일 밤 11시를 마지막으로 배달앱에서 지원하던 NHN의 간편결제 페이코 지원을 종료했다. 배민페이를 대폭 개선한 지 약 한 달여 만이다. 고객 편의를 높이기 위해 배민페이 방식을 대폭 개선했다는 설명과는 상충하는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만 명 고객이 이용하는 서비스에서 고객 편의를 높이기 위해서라면 지원하는 간편결제 서비스를 늘리는 것이 일반적이다"고 말했다.
NHN 관계자는 "배달의민족 측에서 서비스 종료를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보통 간편결제 제휴와 관련한 전략적 판단은 가맹사 쪽에서 내릴 여지가 더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배달의민족이 장기적으로 커지는 간편결제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온라인 간편결제 시장은 네이버파이낸셜(네이버페이), 카카오(카카오페이), NHN(페이코),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이 장악하고 있다. 일평균 간편결제 이용 금액은 연간 2배 가까이 증가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2018 전자 지급 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일평균 간편결제 이용 금액은 2018년 1260억원으로 2017년의 677억원보다 약 2배 이상 늘었다. 일 평균 간편송금 이용 금액 역시 10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4% 증가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배민페이를 키우기 위해 페이코와 제휴를 없앤 것은 아니다"며 "제휴사 간 계약 내용을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단순한 서비스 변경의 한 과정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배달의민족은 현재 자체 간편결제 시스템인 배민페이를 비롯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등 간편결제와 신용카드, 휴대폰 결제를 지원하고 있다.
한편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12월 13일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지분 87%를 매각하는 협약을 체결하고 현재 기업결합(합병)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딜리버리히어로는 국내 배달앱 '요기요'를 운영하는 회사로, 합병이 이뤄질 경우 두 회사의 국내 배달시장 점유율은 약 95%에 이를 전망이다. 배달의민족은 2017년 2월 7일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 '배민페이'를 처음으로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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