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를 움직이는 사람들]'공채신화' 권순호, 아이파크 최고로 이끈 현장 전문가③건설통 베테랑, 울산·대구 등 현장소장 경험…묵묵한 해결사 역할
신민규 기자공개 2020-01-14 10:00:00
[편집자주]
HDC는 글로벌 리딩 디벨로퍼의 역량을 보유한 국내 보기드문 종합건설그룹이다. 현대그룹과의 계열분리 이후 독보적인 행보를 보였던 HDC는 근래 가장 빠른 변화와 성과를 이뤘다. 지주사 체제로의 빠른 전환과 함께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재계 순위가 단숨에 수직상승했다. 더벨은 난관 속에서도 명실상부 그룹의 모양새를 갖추는데 성공한 HDC의 핵심인물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1월 09일 15: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사장은 30년 넘게 현업에 종사한 건설통 베테랑이다. 1989년 입사해 현장소장 경험을 거쳐 CEO에 오른 공채신화의 상징이다. 현장소장이라면 누구나 겪는 각종 변수들을 묵묵히 해결해왔다. 안전을 강조하는 취지로 'HDC핸드북'을 현장직원에 쥐어주고 준공 이후까지 서비스 정신을 발휘했다. 유별난 세심함으로 명실상부 '아이파크' 브랜드를 최상위 품질로 구현해냈다.권 사장은 1989년 현대산업개발 공채로 입사했다. 현대그룹 시절부터 시작해 계열분리 이후 HDC현대산업개발이 되기까지 모든 역사가 그의 이력과 함께 한다.
건설통으로서 그의 면모는 이력만 봐도 알 수 있다. 사장 자리에 오르기까지 건축부문에서만 한우물을 팠다. 계열사에 잠시 몸담았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2015년 HDC아이서비스 재직 당시 인테리어·조경사업 본부장을 맡아 건설 범주를 떠나지 않았다. 30년간 회사가 크고작은 파고를 넘는 동안 묵묵히 현장을 지켜온 공로로 2018년 정부포상인 동탑산업훈장을 받았다.
회사 독립경영의 상징이었던 아이파크(I'PARK) 브랜드 론칭은 권 사장 입장에선 프랜차이즈가 부여된 것과 같았다. 현장에서 아이파크 브랜드를 최상위 품질로 구현해내는 중책을 맡았다.
실무자 시절 그는 아이파크 브랜드가 성장가도를 밟는 것을 몸소 체험했다. 아이파크 브랜드는 2001년 등장과 동시에 고급 아파트로 입소문을 타면서 강남권 알짜 재건축 단지 시공권을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대형사들이 법정관리에 발목이 잡힌 사이 강남의 노른자위 터가 속속 아이파크로 채워졌다. 2005년까지 개나리아파트(역삼아이파크), 서린아파트(도곡1차아이파크), 현대연립(도곡2차아이파크), 개나리2단지(역삼현대아이파크2차), 도곡주공2차(대치아이파크) 등이 간판을 아이파크로 바꿨다.
이후 정부규제로 아이파크 브랜드의 독주가 한풀 꺾이긴 했지만 존재감 자체는 각인됐다. 그가 2012년부터 현장소장을 맡을 때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권 사장은 2012년 안산 아이파크, 2013년 울산 약사 아이파크, 2014년 대구 월배 아이파크 1차 아파트의 현장소장을 3년 연속으로 맡았다.
현장소장의 위치는 어지간한 중소기업 대표와 같다. 하지만 준공 전까지 한시도 안심하기 힘든 자리다. 현장직원에 하나라도 불상사가 일어나면 사업 자체를 제대로 끌고가기 어렵다. '안전한 현장에서 최고의 상품이 나온다'는 말은 그가 현장을 얼마나 중시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준공까지 작업장을 지키기 위해 특유의 세심함을 발휘했다. 안전보건경영시스템 구축하고 안전관리자의 업무능력 강화를 목적으로 한 교육을 수차례 반복했다. 아파트 품질 향상을 위한 건축공사표준시방서, 자체시공기준, 현장실무 노하우 등이 담긴 HDC 핸드북을 현장직원들에게 쥐어주기도 했다.
수분양자를 배려한 준공 이후 품질도 고려했다. AS관리시스템을 개발해 고객관리기법에서 한단계 더 나아갔다. 결함관리를 신속하게 해내면서 아이파크 브랜드의 품질에 잡음이 생기지 않은 셈이다.
권 사장은 후배에 대한 애정도 아끼지 않았다. 본인이 주력했던 건설사업본부의 저연차 직원을 대상으로 경영진에게 최신 트렌드를 소개하는 '리버스 멘토링'을 실시하기도 했다. 연차로 30년이 넘는 베테랑이 2~3년차의 목소리를 들으며 수평적 소통문화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2020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은 권 사장을 기존 부사장에서 한단계 승진했다. 김대철 부회장이 그룹 전반의 일을 같이 챙긴다고 보면 권 사장이 계열 주축인 HDC현대산업개발의 실질적인 수장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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