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M&A]'2대주주' 금호석화, '11%→3%' 지분희석 위기감2차 유증도 제3자배정 가능성
박상희 기자공개 2020-01-21 09:16:49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0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에 제3자배정으로 참여하면서 기존 2대주주(11.22%)였던 금호석유화학(이하 금호석화)의 입지가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1차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금호석화 지분율은 4.76%로, 주요주주 위치를 잃게 된다. 2차 유상증자까지 제3자 배정 형태로 이뤄질 경우 금호석화 지분율은 3.74%까지 낮아질 전망이다.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의 2차 유상증자 시기와 방법 등을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20일 "2차 유상증자에 관한 사항은 아시아나항공 정기 주주총회 이후에 이사회에서 확정할 것"이라면서 "3월 말이나 4월 초에 2차 유상증자 계획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말 제3자 배정 형태의 1차 유상증자 계획을 공시했다. 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아시아나항공 M&A는 구주 매매와 신주인수계약 등 투 트랙으로 이뤄진다. 이번 유상증자는 신주인수계약 이행을 위한 것이다. 신주 발행규모는 2억9329만7400주, 1조4664억8700만원이다. 대상자는 HDC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대우다. 유상증자 납입일은 4월 7일이다.
유상증자 이전 아시아나항공의 총 발행주식 수는 2억2323만5294주다. 기존 총 발행주식 수를 뛰어넘는 대규모 유상증자로 인해 기존 주주 지분 희석은 불가피하다. 1대주주인 금호산업은 주주매매계약을 통해 보유 지분을 현대산업개발에 넘기기로 했다. 관심이 가는 대목은 2대주주인 금호석유화학의 지분율 희석이다.
금호석유화학은 2015년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 12.61%를 보유했다. 이후 여러 차례 단행된 주주배정 형태 유상증자에 불참하면서 지난해 9월 말 기준 지분율은 11.12%로 줄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2대 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다만 이번 대규모 유상증자로 인해 지분율은 4.76%로 줄어든다. 지분율이 5% 이내로 줄어들면서 주요주주 지위를 잃게 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3월 정기 주주총회 이후 7100억원 규모의 2차 유상증자를 실시할 예정이다. 발행가액이 1차(5000원)와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된다고 가정할 경우 신주 발행규모는 1억4000만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차 유상증자도 제3자 배정 형태로 진행될 경우 금호석화 지분율은 3.74%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주주배정 형태로 거래가 이뤄지고, 금호석화가 유상증자에 참여할 경우 4.76%의 지분율을 유지할 수 있다. 금호석유화학이 추가적인 지분 희석을 막고자 한다면 약 340억원 규모의 자금을 유상증자에 투입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2차 유증 방법이나 시기에 따라 우리가 참여할 수 있는 룸이 생길지 여부에 대해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면서 "주주배정 형태로 거래가 이뤄진다면 참여의사를 숙고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업계는 2차 유상증자도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제3자배정 형태로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주주배정 증자가 이뤄질 경우 제3자배정 형태 거래 대비 HDC 측에서 투입해야 하는 자금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제3자배정 형태는 HDC와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71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모두 투입해야 하는 반면 주주배정은 지분율 만큼의 자금만 투입하면 되기 때문이다.
다만 주주배정 형태나 주주배정 이후 실권주 일반공모 형태로 증자가 이뤄질 경우 거래 완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이 단점이다. 현대산업개발은 4월 이내 딜 클로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측에서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추가로 인수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풀이된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유상증자 이후 현대산업개발 측의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지분율이 70%에 달하기 때문에 굳이 우리 지분까지 인수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 역시 이와 관련 "현재 전혀 논의되는 바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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