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 고착화, 기로에 선 新건전성규제 [2020 금융 Forum] IFRS17 도입시기 1년 추가 연장 논의…바젤Ⅲ 조기도입 가능성 높아
손현지 기자공개 2020-01-23 08:27:32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2일 16: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금융감독 키워드는 저금리 하에서 건전성 규제 도입으로 압축된다. 금리 변동에 민감한 자산과 부채의 가치 변화로 인한 리스크 확대와 더불어 새로운 건전성 규제 적용이 임박한 상황이다. 은행권의 경우 바젤Ⅲ 규제 최종안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으며 보험권은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이 임박했다. 금융당국도 새로운 변혁기를 맞이하는 금융권에 건전성 관리 강화를 당부하고 있다.더벨은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3저 시대 금융회사 건전성 관리방안'이라는 주제로 '2020 금융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 발표자들은 금융 회사들이 금융감독의 건전성 감독 방안에 맞춰 실질적인 리스크 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임종건 금융감독원 은행리스크업무실 은행리스크총괄팀장은 이날 바젤Ⅲ 개편안이 올해 안으로 완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부 개혁안을 3가지(신용, 시장, 운영) 리스크로 나눠 소개했다.
먼저 바젤Ⅲ가 도입되면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이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무등급에 대한 위험가중치가 원래는 100%로였는데 80%로 낮아진다"며 "무등급 차주는 외국 신용평가로부터 등급을 받지 못하는 대부분 중소기업들이 건전성관리에 유리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석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30여년간 이어져 온 바젤 규제 역사와 관련된 추가 설명도 덧붙였다. 임 팀장은 바젤Ⅲ 는 건전성 뿐 아니라 유동성 측면에서 문제가 됐던 금융위기를 반면교사 삼은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작년 7월 바젤2.5 개정안을 선제적으로 합의해 국내 금융권 유동성 관리에 나선 바 있다.
그는 "바젤Ⅲ 는 G20이 제안한 국제적 수준의 은행 규제 개혁과제의 일환"이라며 "바젤위원회 자체적으로 만든 바젤1, 바젤2 와는 결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신규출현리스크(제3자리스크, 행위리스크, 사이버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 팀장은 "바젤Ⅲ 최종안 중 운영리스크에 해당하는 내용"이라며 "실제로 예상치 못한 리스크로 인해 손실발생시 자기자본비율 하락 가능성이 시사된다"고 말했다.
은행 자체적으로 글로벌 모범 사례를 참고해 자체 리스크 관리 역량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진출에 대한 리스크 관리는 시스템 차원에서 접근하라고 권고했다. 해외 진출 계획하고 있는 은행과 지주사별로 리스트를 만들어서 상담창구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험 세션에서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등 변화하는 금융규제 환경에 따른 선제적 대응을 강조했다. 이에 따른 규제완화 방안으로는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제도(LAT), 지급여력비율(RBC), 내부 자본적정성 평가제도(ORSA), 내부모형 승인제도 등을 제시했다. K-ICS가 적용되면 보험사의 현행 지급여력비율(RBC) 하방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저금리 기조에 따른 보험업계의 건전성관리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금태 금융감독원 보험리스크제도실 보험리스크총괄 팀장은 발표를 통해 저금리에 대응한 국고채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작년 8월에는 국고채 10년 금리가 1.17%까지 하락했는데 이는 대부분 보험사 구조조정을 야기할 수 있는 트리거였다"고 평가했다.
보험사가 금리 위험을 전략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RBC 대신 LAT 제도 활용을 강조했다.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 보다는 낮아지지 않겠지만 IFRS17 도입이 예정된 2022년까지 금리변화에 따른 충격파를 최소화할 수 있는 완충장치가 필요한 셈이다.
김 팀장은 "당국차원에서 LAT 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했다"며 "보험사 마다 금리 리스크에 따른 변동성을 완화하고 안정적인 제도 운영을 할 수 있도록 LAT 할인율 산출방식을 변경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금리 파생상품에 대한 가능성도 제시했다. 특히 2018년 부터 시행한 16개 보험사가 참여하고 있는 ORSA의 평가기준을 개편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김 팀장은 "대형사-소형사 등 회사별로 평가기준을 차등적용해 인센티브를 적용하는 등 디테일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신업계 저금리 기조에 따른 잠재부실에 대한 우려에 대한 대응방안이 논의됐다. 금리 상황이 좋지 않으면 자금 조달때 직격탄을 맞는 업권이기 때문이다. 가계대출에 따른 캐피탈업권의 부실 위험도를 지적했다. 해외 부동산 PF에 대한 부실은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이호진 금융감독원 여신금융감독국 여신금융총괄팀장은 "최근 카드사나 벤사 등 지급결제 시장 내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해서 업계 전체적으로 8000억원 정도 손실이 야기됐다"고 말했다.
일단 저신용자나 다중채무자(3개 이상 금융사에서 대출한 고객) 비중이 높아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잠재부실 가능성이 커진다. 이 팀장은 "여전사를 이용하는 고객 중에는 저신용자나 다중채무자가 많다"며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도록 잠재된 리스크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금리 변동에 따른 한계 차주들의 자금 조달이 원활해진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내실을 다지는 한해가 될 것"이라며 "다중채무자 관련 개선할 사항이 없을 지, 시장상황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른 대응 등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신기술금융사(52개)의 빠른 증가 추이 현상에 대해서도 짚었다. 이 팀장은 "진입문턱이 낮아져서 라이선스 취득 회사가 증가하고 있다"며 "비카드 여전사 중 리스사나 할부금융사의 성장속도를 제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여전업 특성을 반영한 DSR 관리 기준 도입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신고소득 중 CB사 추정소득 인정기준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300만원 이하의 소액 신용대출, 상용차 금융은 DSR산출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마지막 질의응답(Q&A) 세션에서는 은행과 보험업계에 적용되는 신 건전성 규제기준(바젤, K-ICS)의 구체적인 도입시기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었다.
바젤Ⅲ 개편안 조기도입에 대한 질문에 대해 임 팀장은 "물론 국외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하겠지만 계획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자본여력이 생겼다는 점, 금융위원회에서도 지난달 바젤3 조기도입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점을 고려했을 때 충분히 가능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 시기와 관련해 김 팀장은 "IFRS17을 추가로 2023년으로 연기할 것인지에 대한 업계의 궁금증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상황에 맞게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RBC제도와 K-ICS를 병행할 지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며 "큰 틀에서 금리 리스크를 경감할 수 있는 방안으로 고민하고 있는데 다만 IFRS17 도입시기가 연장될 경우 K-ICS도입도 이에 상응토록 늦추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는 금융권 재무 및 리스크 관련 업무 실무자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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