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LAT 할인율 산출방식 변경 검토중” [2020 금융 Forum] 김금태 금융감독원 보험리스크제도실 보험리스크총괄팀장
진현우 기자공개 2020-01-23 08:25:58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2일 14: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리 하락 기조 속에서 보험업계 중요한 화두는 자본 관리다. 기준금리가 변화될 때마다 예·적금 이율을 변경하며 적정 수준의 예대마진을 맞춰가는 은행과 달리 보험사는 확정금리를 정해놓고 10년 이상 만기 상품을 내놓는 탓에 기준금리 인하에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다. 작년 8월엔 국고채 10년물이 한은 기준금리를 하회하는 1.17%까지 떨어져 업계 비상 경고음이 울리기도 했다.보험사는 2022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등 변화하는 금융규제 환경에 발맞춰 자본의 양과 질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급격한 변화로 인한 혼란을 막기 위해 금융사들과 사전 공유에 나서며 현장 목소리를 반영한 감독규제 기준 마련에 힘을 쏟겠다는 입장이다.
김금태 금융감독원 보험리스크제도실 보험리스크총괄팀장(사진)은 22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0 더벨 금융포럼’ 발표자로 나서 3저(저금리·저성장·저수익) 시대 보험사들의 건전성 관리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규제완화 방안을 내놓았다. 그는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제도(LAT) △지급여력비율(RBC) △내부 자본적정성 평가제도(ORSA) △내부모형 승인제도의 변화계획을 차례로 발표했다.
김 팀장은 “부채적정성평가제도(LAT)의 컨티전시 플랜을 마련해 금리 급락에 따른 평가액 변동성을 완화하고 LAT 할인율 산출방식 변경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LAT 제도는 보험계약 판매시점의 위험률·금리를 기준으로 한 장부상 책임준비금(원가법)을 현재 시가평가로 계산한 부족분을 미리 확보하도록 하는 제도다.
보험사들은 최근 듀레이션(Duration) 미스매칭에 따른 이차역마진으로 막대한 손해를 호소하고 있다. 일례로 30년 전 12%의 최저보증이율이 적용된 상품을 판매한 뒤 20년 간 비슷한 금리(12%)의 국채로 자산운용을 해온 보험사가 있다고 가정하자. 이때 추가 10년 더 운용을 해야 하지만 금리 인하 여파로 7% 수준에서 자산운용을 한다면 5%의 차이가 생긴다. 이 차이가 자산·부채 간의 듀레이션갭으로, 보험사는 이를 메워야 한다.
LAT제도의 시가평가에선 할인율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할인율을 높게 적용받아 책임준비금 적립비율이 줄어들면 그 차액만큼 보험사 입장에선 국채와 채권, 파생상품 등에 투자해 수익성을 제고할 기회가 많아진다. 김 팀장이 규제완화책으로 LAT 할인율 산출방식 변경을 검토한 것도 앞선 배경에서 기인한다.
김 팀장은 “신지급여력제도(K-ICS)가 적용되면 보험사의 현행 지급여력비율(RBC) 하방압력이 이뤄질 것”이라며 “금리리스크(시장리스크) 경감을 위한 RBC 제도 개선도 내부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K-ICS가 도입되면 보험사들이 준수해야 할 RBC비율은 100%로 기존(150%)보다 타이트해져 추가 자본확충이 불가피해진다.
현행 RBC제도와 신지급여력제도(K-ICS)를 병행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손보·생보사들의 입장도 상이한 만큼, 감독당국은 큰 틀에선 현행 상태를 유지하되 금리리스크를 경감할 수 있는 다양한 대응방안을 고심 중이다. 김 팀장은 원보험사가 보험부채를 재보험사에 이전하며 금리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공동재보험을 구체적인 사례로 제시했다. 실제 공동재보험은 K-ICS에선 위험회피 수단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어 김 팀장은 “2018년부터 시행한 보험사 내부 자본적정성 평가제도(ORSA)는 총 16개 보험사가 참여하고 있는데, 이중 10군데가 우수·보통 평가를 받았다”며 “회사별 도입상황에 맞춰 대형사들은 평가기준을 상향조정하고, 중·소형사들은 현행 평가기준을 적용해 부담을 줄여주는 선에서 제도 정착의 방향성을 가져가야 하는 게 맞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내부모형 승인제도 도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내부모형은 보험회사가 내부 리스크 측정 모형을 지급여력비율 산출에 적용할 수 있도록 감독당국이 모형을 검증 후 승인하는 제도다. 아직까지 내부모형을 위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었지만 국제적 정합성을 고려해 세부절차와 평가 체크리스트를 마련하겠다고 부연했다.
질의응답(Q&A) 세션에선 신지급여력제도(K-ICS)와 현행 지급여력제도(RBC) 제도 병행 여부에 대한 질문이 다시 나왔다. 이에 김 팀장은 “조만간 IFRS17이 2022년에서 2023년으로 1년 더 유예할지 여부가 조만간 결정될 것”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K-ICS 2.0 계량영향평가 결과가 나오면 회사에서 충분히 수용가능한지 여부를 면밀히 검토해 보고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 MNC솔루션 고속성장, 'K-방산' 피어그룹 압도
- [DB금투 밸류업 점검]"PIB로 '투자 플랫폼' 기업 도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