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 경쟁사 주식 보유…수익은 '반토막' 현대백화점·현대그린푸드 주식 보유…동향파악·주총참여 목적
최은진 기자공개 2020-01-30 08:45:19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8일 15: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지주가 경쟁사인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의 주식을 매입했지만, 마이너스(-) 수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전 매입한 현대백화점 주식은 거의 반토막이 났고, 현대그린푸드 주식도 손실구간인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지주가 경쟁사 주식을 왜 매입했는지도 의문이지만, 손실까지 보면서도 보유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롯데지주는 경쟁사 주총 등에 참여하기 위한 단순투자라고 설명했다분기보고서 등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현대백화점, 현대그린푸드의 주식을 금융상품 및 매도가능증권으로 보유하고 있다. 지주사 출범하면서 대홍기획, 롯데로지스틱스 등이 보유하고 있던 종목들을 이관받았다. 매입 시점은 2018년 4월이다. 이 외 제일기획 주식도 보유 중이다.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는 롯데그룹과 경쟁관계에 놓여있는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라는 데 주목된다.
롯데지주가 보유한 현대백화점 주식은 총 9만4160주로 지분율로 따지면 0.4% 정도다. 매입당시 취득원가는 109억원이었다. 주당 가치로 따지면 11만5700원 수준, 당시 시세를 감안하면 거의 최고가에 매입한 것으로 추산된다.
롯데지주는 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해당 주식을 기존 수량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현대백화점 주식은 롯데지주가 산 이후 하락일로를 걸었다. 현재 주가는 7만8000원 수준, 평가금액으로 따지면 약 70억원 수준이다. 매입시점 대비 약 33% 손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현대그린푸드는 13만3800주(0.14%)를 보유 중이다. 매입규모는 총 19억원, 주당 약 1만4000원 수준에서 거래했다. 이 역시 매입 이후 주가는 계속 떨어졌다. 현재 거래되는 가격은 1만400원선, 26%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된다.
롯데지주가 보유한 이들 주식의 수량은 크지 않기 때문에 손실 규모는 충분히 감내 가능한 수준이다. 다만 왜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의 주식을 샀는지, 손실을 보면서도 보유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롯데지주 측은 경쟁사 동향파악을 위한 소규모 투자라는 입장이다. 주가추이는 물론 주주총회 등에 참석하기 위해 소규모로라도 주식을 보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단 얘기다. 투자손실 역시 소규모인 만큼 재무적으로 부담스럽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롯데지주가 신세계그룹 등 다른 유통 대그룹 주식은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감안할 때 왜 굳이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주식만 사들였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특히 현대그린푸드 주식매입 시점이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이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잇따라 매입한 시점과 일치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오너일가가 현대백화점그룹의 오너일가와 돈독한 연을 맺고 있다는 배경을 고려하면 현재 진행 중인 계열분리나 지배구조 개편 등을 적극적으로 들여다보고 검토하기 위한 조치였을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주총 참석 등 경쟁사 동향 파악 차원에서 소규모로 투자한 것"이라며 "주가가 다소 떨어지긴 했으나 작은 규모인 만큼 크게 우려할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보유전략을 펼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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