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바이오시스, 공모수량 5% 최소화…IPO성사 '방점' 상장사 지위 획득 인지도 제고…'유증' 통해 추가 공모 가능
전경진 기자공개 2020-02-03 09:50:22
이 기사는 2020년 01월 31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ED(발광 다이오드)칩 제조 기업 서울바이오시스가 전체 주식의 5%수준으로 공모규모를 확정해 IPO에 나선다. 일반 IPO 기업들이 전체 주식의 20%안팎까지 공모 물량을 확대해 청약에 나서는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시장에서는 자금 모집보다는 코스닥 입성 자체에 방점이 찍힌 IPO라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 매출처 확대를 노리고 있는 만큼 상장사 지위를 확보해 대외 인지도를 제고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공모 규모가 적은 만큼 청약 완판과 IPO 성사 가능성은 훨씬 높아졌다.
향후 대규모 자금 조달이 필요할 경우 상장사 지위를 십분 활용해 유상증자를 단행할 전망이다. 유상증자 비용이 IPO의 절반 이하로 적다는 점에서 전략적 선택이라는 평가다.
◇공모주 수량 최소화, 전체 주식의 5%…'상장사 지위' 확보 최우선
서울바이오시스는 2월 공모주 청약 절차에 돌입한다. 기관투자가들과 일반투자자들에 배정한 공모주 물량은 총 200만주다. 현재 주식 총수가 3616만3653주(1월 28일 기준)인 점을 감안하면 공모비율은 전체 5.5% 수준이다.
서울바이오시스의 공모 규모는 일반 IPO기업들과 비교해 4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일반 기업들이 공모 물량을 최대한 키워 IPO에 나서려는 것과 극명히 대비되는 행보다.
통상 기업들은 최대주주 지분율에 부담이 되지 않는 수준까지 공모 규모를 키우려는 바람이 크다. IPO가 일종의 '무이자' 자금 조달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주식과 돈을 맞바꾸는 식이다. IPO가 기업 '일생일대'에 한 번뿐인 딜인 점도 대규모 공모를 기획케하는 배경이다.
실제 제이앤티씨의 경우 공모물량을 전체 21.2% (1100만주)로 확정해 청약을 진행한다. 제이앤티씨는 IPO 한번에 최대 1155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이자비용' 없이 거머쥐게 됐다.
시장에서는 서울바이오시스의 IPO 목적이 공모자금 보다는 상장 자체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상장사 지위를 확보하려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서울바이오시스는 마이크로LED칩을 세계 최초로 양산해 성공해내면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삼성전자 등 대형 전자제품 제조 기업들은 미래 TV 디스플레이 소재로 마이크로LED를 낙점하는 등 뚜렷한 수요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혁신 신제품 출시와 본격적인 양산에 맞물려 대외 인지도 제고를 본격적으로 노리는 셈이다.
이미 서울바이오시스의 LED칩은 해외 시장을 겨냥해 제조되고 있기도 하다. 기존 사업 강화를 위해서도 인지도 제고는 필요하다는 평가다.
서울바이오시의 LED칩은 모회사인 서울반도체 등에 주로 납품된다. 계열 의존도가 63%(2019년 9월말 기준)수준이다. 그런데 서울반도체는 LED칩을 납품받아 이를 해외로 주로 수출하고 있다. 해외 매출 비중이 80%에 이를 정도다. 사실상 서울바이오시의 최종 매출처는 해외 관련 기업들인 셈이다.
시장 관계자는 "IPO 과정에서 적은 수량의 공모주 청약을 진행하는 만큼 무난한 상장이 예상된다"며 "공모 규모를 볼 때 대내외 변수로 공모주 미매각 등의 사태가 벌어지는 일은 사실상 없을 것"고 설명했다.
◇대규모 자금 수요 발생시 '유증' 추진 전망, '선 상장 후 공모' 전략
일각에서는 서울바이오시스가 대규모 자금은 상장 이후 유상증자 등의 형태로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선 상장사 지위를 확보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이후 또한번 공모에 나서는 셈이다.
'선 상장, 후 공모' 전략은 IPO 추진 비용보다 유상증자 비용이 현격히 낮기 때문에 경제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상장사 지위를 갖춘 기업만 취할 수 있는 선택이다.
가령 서울바이오시스는 2월 IPO를 통해 최소 130억원을 모집하려고 한다. 그런데 이 중 발행제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6%가량된다. 반면 일반적으로 유상증자의 발행제비용은 IPO의 절반 수중이다.
최근 유상증자를 단행한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 공모액 대비 1% 미만의 비용만 지불하기도 했다. 4075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발행제비용은 0.7%(28억원)에 불과했다.
또다른 시장 관계자는 "공모 규모가 적은 탓에 투자자들 사이에서 청약 경쟁은 치열할 것"이라며 "공모주 완판은 물론 IPO 흥행까지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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