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LG화학 제치고 ‘최대 이슈어’ 등극 [Deal Story]금리 한 발 물러서 1조600억 발행 결정…SK·KB·NH 인수수수료 '급증'
이지혜 기자공개 2020-02-11 16:33:10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0일 18: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LG화학을 제치고 단일회차 기준 최대 이슈어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1조 클럽' 가입을 망설인 것과 대비된다. 비록 실적은 후퇴했지만 업황 전망이 밝아 자신감을 보였다는 분석이다. 금리 절감효과를 최대한 누리고 투자자와 신뢰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후문도 나온다.대표주관업무를 맡은 KB증권, NH투자증권, SK증권도 적지 않은 수수료를 받는다. 특히 SK증권에 이목이 쏠린다. SK증권은 최근 SK E&S의 단독 대표주관 딜은 물론 SK하이닉스의 최대 이슈어 등극에도 조력자 노릇을 톡톡히 해내면서 중소형사로서 보기드문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1조 600억 발행 결정…‘슈퍼 사이클’ 자신감
10일 정정증권신고서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공모채 규모를 5000억원에서 1조600억원으로 증액 발행하기로 했다. 3년물을 1600억원에서 3400억원으로, 5년물은 2000억원에서 3600억원으로, 7년물은 600억원에서 1300억원으로, 10년물은 800억원에서 2300억원으로 증액발행된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LG화학, 포스코에 이어 1조클럽에 가입함과 동시에 단일회차 기준 최대 이슈어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그동안 단일회차 최대 이슈어는 LG화학의 1조원이었다. 뒤를 이어 포스코도 조단위 규모로 공모채를 찍었지만 1조원을 넘지는 않았다.
SK하이닉스의 행보는 지난해와 대비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5월 공모채를 발행할 때에도 최대 1조원 규모의 빅딜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나 최종 발행규모는 9800억원으로 결정했다. 업황이 나빠진 데다 실적이 안좋아질 가능성이 높아 ‘최대 이슈어’ 타이틀을 다는 데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비록 2019년에는 영업이익이 2018년보다 87%가량 줄었지만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영업이익이 급감했는데도 2조원 수준을 유지한 기업은 국내에서 보기 드물다”며 “앞으로 1~2년 안에 ‘슈퍼 사이클’이 도래할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금리 측면에서는 한 발 물러섰다. 실적이 크게 꺾인 상황에서도 장기물 조달에 나선 만큼 투자자와 소통을 강화한 행보라는 후문이다. 3년물과 5년물의 조달금리는 민평금리 수준에서 정해졌지만 7년물 금리는 민평금리 대비 +5bp에서 책정됐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를 배려하기 위해 조달금리가 민평금리보다 높아지는 것을 감수하고 증액발행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10년물의 조달금리는 -10bp로 정해졌다.
그럼에도 대부분 1%대에서 조달금리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한국자산평가 기준 SK하이닉스의 민평금리는 3년물 1.62%, 5년물 1.73%, 7년물 1.89%다. 10년물 금리만 2.3% 정도다.
◇인수수수료 대폭 증액…SK증권 최대 수혜
대표주관업무를 맡은 SK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도 의미있는 트랙레코드를 쌓았다는 평가다. 특히 SK증권이 눈에 띈다. SK증권은 SK하이닉스 딜에 앞서 올해 1월 SK E&S 공모채 대표주관 딜을 단독으로 수임해 ‘오버부킹’을 기록하며 저력을 보였다.
SK E&S는 신용평가사 한 곳에서 ‘부정적’ 아웃룩을 달고 있다. 이때문에 상대적으로 난이도 높은 딜로 평가받았지만 SK증권은 무리 없이 소화해냈다. 이번 SK하이닉스 딜을 포함해 SK증권이 중소형사로 보기 드문 경력을 쌓는 셈이다.
SK하이닉스의 증액 발행으로 SK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등이 받을 인수수수료도 대폭 늘었다. 5000억원 기준 인수수수료는 15억원이지만 1조600억원 기준으로 31억8000만원에 이른다. 대표주관사 및 인수단은 공모채 발행물량을 총액인수 방식으로 인수하며 인수수수료는 30bp다. 이는 업계 평균보다 10bp가량 높다.
SK증권는 SK하이닉스 공모채 발행물량 가운데 3750억원을 인수한다. 이는 공동대표주관사인 KB증권, NH투자증권보다 많은 물량이다. 이에 따라 인수수수료도 가장 많이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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