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2월 13일 10: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바이오 업계가 유전자·세포치료제를 파이프라인으로 보유한 업체에 주목하고 있다. 만성, 난치성 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전자와 세포치료제가 차세대 바의오의약품 시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올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는 바이오 업체 가운데 세포치료제를 개발 중인 SCM생명과학, 박셀바이오 등이 높은 인기를 체감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물론 트렌디한 파이프라인 자체가 바이오 기업의 가치로 직결되진 않는다. 파이프라인의 연구개발(R&D)이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는지가 중요하다. 바이오 업계 투자자들은 핵심 파이프라인의 R&D 진척도를 잣대로 삼아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생의약품 '유전자·세포치료제' 뜨거운 관심 확인

더벨이 진행한 제약바이오 마켓 설문 조사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재생의약품인 유전자·세포치료제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바이오 기업의 파이프라인 가운데 투자 가치가 높다고 생각하는 분야가 어디인가'라는 질문에 "유전자&세포치료제"라고 답한 응답자가 26%로 집계됐다.

희귀의약품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유전자치료제는 생성이 안되는 단백질의 발현을 유도하는 게 특징이다. 국내에서는 대표적으로 헬릭스미스가 유전자치료제 개발 업체로 꼽힌다. 핵심 파이프라인은 당뇨병성 신경병증 유전자치료제인 'VM202'다. 지난해 첫 번째 임상 3상을 마쳤으나 플라시보군과 혼용 등의 이유로 최종 결론 도출을 연기했다.


세포치료제는 인체의 다양한 세포를 체외에서 배양, 증식, 선별 등을 통해 조작해 만드는 바이오의약품이다. IPO 공모를 앞두고 있는 SCM생명과학은 줄기세포 가운데 성체줄기세포(중간엽줄기세포), 유도만능줄기세포를 활용해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 중증 급성 췌장염, 아토피피부염, 간경변 등의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관계사를 통해서는 수지상세포를 이용한 면역 항암 백신 세포치료제, CAR-CIK를 통한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치료제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최근 면역세포 가운데 자연살해세포인 CAR-NK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IPO를 추진하고 있는 업체 중 박셀바이오가 간세포암종을 치료할 수 있는 'Vax-NK'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코스닥 상장사 중에는 엔케이맥스가 NK세포치료제 개발에 나선 상태다. 엔케이맥스는 자체 개발한 '슈퍼NK 면역세포치료제'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자가세포치료제(Autologous), 동종세포치료제(Allogenic), CAR-NK까지 확장할 수 있다.

이 밖에 응답자의 높은 관심을 받은 파이프라인은 이중항체 항암 신약(15%), 정밀의학 기반 표적 치료제(13%), 면역항암제(14%) 등이 있었다. 기타 의견으로는 뇌질환치료제, 노화치료제 등이 제시되기도 했다.

◇바이오 투심 제고 핵심 요소 'R&D 진척도'

바이오 업계 관계자들은 연구개발(R&D) 중인 과제의 진척도가 기업가치 평가의 핵심 요소라고 입을 모았다.


설문 조사 결과 '바이오 기업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팩터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36%의 참여자가 '핵심 파이프라인의 R&D 진척도'를 선택했다. 이어 '보유 기술의 혁신성 또는 성장 가능성'이 32%의 지지를 받았다.

응답자의 18%가 '경영진의 이력이나 평판'을 지목한 점도 눈여겨 볼 만하다. 바이오 기업의 R&D 성패는 결국 임상시험, 바이오의약품 생산 등에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인적자원'에 좌우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더벨은 2020년 바이오 투자 시장을 전망하기 위해 바이오 산업 전문가 집단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2월 5일~10일)를 진행했다. 벤처캐피탈·운용사 등의 바이오 투자 심사역, 바이오업체들의 주요 임원 등 총 46명이 설문 대상이었다. 응답자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일부 항목의 경우 복수 선택 또는 서술 방식을 허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