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 구조조정]운휴 들어가는 플라이강원, 中노선 영향은코로나19 여파로 中취항 지연 가능성…"조건 충족 문제 없다"
유수진 기자공개 2020-02-18 08:05:46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7일 15: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규 항공사 플라이강원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영향으로 노선 조정에 돌입하면서 하반기 예정대로 중국 취항을 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중국은 업계 후발주자인 플라이강원이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좁히고 시장에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 하루 빨리 비행기를 띄워야 하는 목표 지역이다.플라이강원은 지난해 출범 전부터 주요 취항지로 중국 남방지역을 낙점했다. 인구밀도와 소득수준이 높아 한국으로 여행을 올 만한 현지인 수요가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노선 개설을 위해선 1000회 이상의 이착륙 경험과 운수권 등이 필요해 당장 취항을 하지는 못했다. 대신 이 조건들의 충족이 예상되던 올 하반기로 취항 계획을 잡았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플라이강원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국제선 노선의 운항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거나 감편하기로 결정했다. 여행 심리 위축으로 탑승률이 급감함에 따라 어느정도 수요가 회복될 때까지 비행기 투입을 멈추기로 한 것이다. 현재 플라이강원은 B737-800 기종 3대로 양양-제주, 양양-타이베이 등 2개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일단 양양-타이베이 운항을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28일까지 약 한 달간 중단한다. 지난해 12월 말 취항 이래 2개월도 채 되지 않아 운항을 멈추는 셈이다. 필리핀 클락은 오는 21일 예정대로 신규취항하되 3월까진 기존 스케줄의 약 25~30% 가량만 비행기를 띄우기로 했다. 마찬가지로 이달 중 신규취항 예정이던 대만 타이중은 아예 노선 개설 시기를 한 달가량 늦춘다. 하계 시즌이 시작되는 다음달 29일 첫 취항할 방침이다.
이번 결정으로 당초 계획했던 중국 취항 일정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플라이강원은 오는 7월 중국노선 취항을 목표로 그동안 국내·국제선 노선을 운영해왔다. 현재 운항 중인 노선들이 단순히 매출 확대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밑거름이란 의미다. 보유 노선을 성실히 운영해 이착륙 횟수를 채워야 궁극적 목표인 중국노선 취항이 가능하다.
사실 플라이강원은 지난해 출범 전부터 중국노선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아왔다. 특히 닝보와 충칭 등 중국 남방지역 도시들을 주요 취항지로 눈여겨봤다. B737-800 기종으로 갈 수 있는 6시간 이내 도시 중 인구가 많고 여가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지역이라는 이유에서다. 인바운드 전문 항공사로서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오겠다고 자신한 플라이강원은 노선 개설시 현지인들의 여행 수요를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여겼다.
실제로 주원석 플라이강원 대표는 지난해 9월 1호기 도입 당시 "중국노선은 1000회의 이착륙 기록이 필요해 부득불 내년 7월을 취항 목표로 세웠다"며 "내년 3월까지 국내선과 대만, 베트남에 부지런히 항공기를 띄워 조건을 채운 후 중국 민항총국에 노선 개설을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내선과 일부 동남아 노선은 출범 초기에 매출을 올리기 위한 리허설"이라며 중국 진출을 위한 과정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이후 11월과 12월 잇따라 신규노선을 취항하며 이착륙 횟수 조건을 채워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19 사태를 만나 일부 노선 운휴에 들어가며 조건 충족 시점이 늦어지게 됐다.
플라이강원은 일시적으로 운항을 중단하지만 상반기 내 1000회의 이착륙 경험을 충족하는 데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거라는 입장이다. 특히 최근 국토부에 중국 운수권을 신청한 만큼 차근차근 중국노선 개선을 준비해 가겠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플라이강원 관계자는 “운휴와 감편으로 당분간 기재 가동률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면서도 “하반기 예정인 중국노선 취항을 위한 1000회 조건 충족은 문제가 없을 걸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요한건 중국 운수권을 받아야 된다는 것”이라며 “위해와 연태 등 운수권이 필요없는 산둥반도 지역과 운수권이 필요한 지역 모두에 대한 취항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항공업계에서는 플라이강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업황 악화로 이미 탑승률이 저조한 상황에서 중국 취항까지 늦어질 경우 생존 전략을 찾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거란 이유에서다. 국토부에 따르면 플라이강원의 지난 달 국제선 탑승률은 50.1%, 국내선은 57.44%에 그쳤다. 사실상 비행기의 절반을 비워둔 채 운항했다는 의미다.
지금과 같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불가피하게 중국 취항 일정이 뒤로 밀리게 될 수도 있다. 기존에 중국노선을 운항하던 항공사조차 앞다퉈 운휴에 들어가 재개 시기가 불투명한 상태기 때문이다. 시장에 진입한지 얼마 되지 않아 기초 체력이 약한 플라이강원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른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이번 코로나 사태로 항공사들이 중국노선에 다시 비행기를 띄우더라도 여객수요가 돌아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플라이강원의 중국노선 계획에 영향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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