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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美 호텔' 인수 부담...신규투자 위축 7조 투자 여파...셀다운 우려속 자금운용한도 줄여

조세훈 기자공개 2020-02-19 11:02:37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8일 10: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약 7조원에 달하는 미국 내 최고급 호텔 15곳 인수를 앞둔 미래에셋그룹이 신규 부동산 투자를 급격히 줄이고 있다. 역대급 투자 규모로 주목을 받았지만, 정작 시장의 반응은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최근 해외 대체투자 미매각 사례가 빈번해진 만큼 소화불량을 우려해 선제적으로 신규 투자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9월 중국 안방보험과 체결한 미국 주요 도시 15개 호텔 인수 절차를 3월쯤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인수 과정에서 일부 호텔의 소유권 문제가 발생하면서 거래 완료 시기가 다소 지연됐지만, 현재 소유권 정상화 절차가 막바지 단계에 와있다. 최종 인수가 다가오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달 투자설명서(IM) 초안을 만들어 일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태핑(사전 수요조사)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해외 부동산 미매각 사례가 빈번해진 데다, 이번 미국 호텔 인수의 가격 메리트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자본시장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 측에서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인수했다는 점을 어필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선뜻 동의하지 않고 있다"며 "추후 실사 등을 통해 더 알아봐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그룹 측은 이런 분위기를 고려해 최근 부동산 부분의 북(Book·자금운용한도)을 크게 줄이며 신규 투자를 자제하고 있다. 셀다운(인수 후 재매각) 미매각을 우려해 선제적 조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호텔 인수 자금은 그룹 계열사가 분할해 책임지는 구조다. 미래에셋대우가 에쿼티(자기자본) 1조8000억원을 책임지고, 미래에셋생명보험(5000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1900억원) 등이 이번 투자에 참여한다.

문제는 셀다운 물량을 제때 소화하지 못하면 그룹 전체적으로 거액의 자기자본이 묶이게 돼 새로운 투자 검토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이다. 미래에셋그룹은 이러한 리스크가 부각되자 지난해 말부터 부동산 관련 투자를 줄여왔으며, 올해부터는 북이 크게 줄어 사실상 신규 투자의 길이 막혔다. 각 부서마다 남은 셀다운 물량을 시급히 정리하라는 주문도 내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 측이 미국 호텔 인수를 앞두고 북을 크게 줄였다"며 "국내 부동산은 사실상 신규 투자가 막혔으며 해외 대체투자도 크게 위축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더욱이 미래에셋대우는 프랑스 파리 마중가 타워(1조830억원)를 비롯한 해외 부동산 자산과 인프라 펀드 일부 자산 등에 미매각 물량이 남아 있다. 때문에 유망한 투자처를 발굴하더라도 당장 투자하기 어려워 이번 미국 호텔 인수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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