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 하림지주, 주주환원책 뒤에 숨은 '꼼수' 배당 축소로 전년보다 주주이익 줄어…오너일가는 명분·지배력 챙겨
정미형 기자공개 2020-02-20 09:19:52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8일 16시3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림그룹의 지주사 하림지주가 124만여주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 그동안 주주환원에 소극적이었던 하림그룹의 지주사로서 ‘주주 달래기’에 앞장서는 모습이지만, 배당 규모를 절반 가까이 줄여 그 의미가 무색해지고 있다. 일각에선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주주환원 정책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하림지주는 17일 자사주 124만2378주를 소각(감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보유 자사주 82만7521주에 더해 자사주 신탁에 의해 취득한 주식 41만4857주도 포함됐다. 금액으로 따지면 약 10억원어치다.
보통 시장에서 자사주 소각은 배당과 함께 가장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통한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유통주식수가 줄게 되고 그만큼 주식 가치가 높아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림지주 관계자는 “주식 소각을 위한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얼핏 보면 주주친화 정책의 일환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난해보다도 실제로 주주에게 돌아가는 이익은 줄었다. 자사주 소각에 나서긴 했지만 배당을 절반으로 줄인 탓이다.

하림지주는 자사주 소각과 함께 2019년도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2018년도 결산배당 보통주 1주당 100원과 비교하면 이는 전년보다 배당금이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현금배당성향도 2018년도 3.89%에서 2019년도 3.25%로 감소했다.
이번 배당 감소는 지난해 실적 부진에 따른 여파로 분석된다. 지난해 하림지주는 매출액 7조3486억원, 영업이익 303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0.1%, 14.5% 줄어든 수치다.
결국 올해 자사주 소각 10억원과 배당 38억원 등 주주환원에 사용된 자금은 모두 48억원 가량이다. 지난해 100원 배당으로 배당금 총액 76억원을 사용한 것보다도 28억원이나 적은 규모다. 자사주 소각이라는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도 ‘꼼수’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자사주 소각 이벤트로 하림 오너일가는 더 적은 금액으로 주주환원이라는 명분도 챙기면서 지배력도 높일 수 있게 됐다. 소각 이후 발행주식 수는 9234만1820주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지분율이 22.64%에서 22.94%로 0.3%포인트 늘게 된다. 2대, 3대 주주인 한국인베스트먼트와 올품도 각각 지분율 19.98%, 4.30%에서 20.25%, 4.36%로 소폭씩 증가할 예정이다.
한 하림지주 소액주주는 “지난해 배당으로 100원을 줬는데 올해는 50원 배당하고 그 나머지로 자사주를 소각하는 거나 다름없다”며 “오히려 배당금은 2017년도 180원에서 2018년도 100원, 2019년도 50원으로 점점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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