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2월 21일 10: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행동주의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KCGI가 20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그동안 언론이 가진 궁금증과 오해를 해소하고 공평한 취재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100여명의 내·외신 취재진이 간담회 시작 수 시간 전부터 진을 쳤다. 10시가 되자 강성부 KCGI 대표와 김신배 사내이사 후보자 두 명이 무대 위에 올랐다.그러나 새로운 것은 없었다. 강성부 대표는 그동안 본인이 소신으로 이야기해온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대한 내용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불합리한 지배구조가 한국 기업의 가치를 떨어뜨린다는 평소 자신의 생각을 약 20여분간의 시간을 할애하며 재차 강조했다.
강 대표가 이후 더 많은 시간을 이용해 강조하고 나선 내용은 조원태 회장 측의 경영실패에 대한 비판이었다. 상당수 내용은 그동안 KCGI가 보도자료와 언론보도를 통해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내용이었고, 한진그룹의 부채비율과 대한항공의 낮은 수익성 등이 수치와 그래프로 화면에 펼쳐졌다. 강 대표의 발표가 예상보다 길어지자 KCGI 직원은 수 차례 단상 옆에서 시간이 초과됐다는 신호를 전달하기에 바빴다.
‘존재하되 드러내지 않는다“는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의 철학을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으로 실현하겠다는 내용도 공감대를 이끌어내기 어려웠다. 예정시간을 30분이나 넘겨 종료된 이날 간담회에서 강 대표는 혼자 1시간이 훌쩍 넘는 시간을 사용했다. 정작 사내이사 후보인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에게는 불과 20여분의 시간이 주어졌을 뿐이다. 이날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인물이 강 대표 본인이라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
새로울 것 없는 내용을 일방적으로 반복한 이날의 기자간담회는 그저 강 대표의 입장만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오히려 강 대표 본인이 나서기보다는 이사진 후보자들을 전면에 내세워 경영계획을 발표했다면, ‘식상하다’는 세간의 시선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불통'이라는 키워드로 공격해온 강 대표와 KCGI의 소통능력도 세련돼 보이지 않는다. 간담회 일정을 만 하루도 남기지 않은 채 기자들에게 급하게 공지하고 간담회 시간 대부분을 일방적인 발표에만 할애하는 모습은 소통의 의지에 물음표를 던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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